9월 주담대 다소 주춤…추가 규제·한은 기준금리가 향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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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폭이 8월에 견줘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2 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정부의 추가 대출 규제가 나올 수 있다. 결국 강화된 정책의 효과와 부동산시장 움직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18일 5대 은행케이비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농협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이들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보다 2조2천억원 늘었다. 8월 한달 동안 5대 은행의 주담대가 8조9천억원,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9조8천억원 증가했던 것을 생각하면 증가 폭 자체는 다소 주춤한 것이다. 한가위 연휴의 영향으로 9월의 영업일수가 8월보다 적은 점을 고려하면, 4∼8월에 5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던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9월엔 꺾일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다만 가계부채 급증세라는 큰 흐름이 잡혔을지는 10월 중 추이까지 살펴본 뒤에야 제대로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은행권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7월 이후 수차례 대출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각종 대출제한 방안을 쏟아낸 바 있다. 금융당국도 9월 스트레스디에스알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으로, 대출한도 제한 적용 범위를 기존 은행권 주담대에서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까지 확대했다. 연휴 효과가 사라진 10월 이후 추세적으로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셈이다.
아직 규제가 은행권만큼 강하지 않은 2금융권으로 주담대 증가세가 옮겨가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현실화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금융위 자료를 보면, 상호금융·보험·저축은행·여전사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7월까지만 해도 전달 대비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8월 중 증가로 돌아섰다. 은행권에서 주담대를 죄면서 신용대출이 증가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5일 기준으로는 전달 말보다 5천억원 가까이 늘기도 했다. 다만 12일 기준으로는 증가 폭이 1천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아직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한 “모든 선택지옵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김병환 금융위원장·9월6일면서 풍선효과 등 가계부채 추이를 신중히 지켜보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전체에서 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8월에 2금융권 가계대출이 플러스 반전했지만, 그간 2금융권이 몸집을 줄였던 걸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9월은 영업일이 적은 요인도 있기 때문에 10월 중에 정부의 관리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의 관건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세에 달려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8월 정부의 공급대책과 대출규제 영향으로 상승 폭이 둔화하던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달 9일 기준으로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서울과 수도권의 전셋값 상승 폭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월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수도권 집값 과열에 따른 금융안정 문제가 한은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대로 내려와 있는 상황이다.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대출 억제 정책의 효과를 상쇄해 다시 가계부채를 자극할 여지가 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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