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해외여행 많이 떠나는 이유?…주인공 의식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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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와 김경일 아주대 교수가 1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1.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심리학적으로 행복의 크기는 강도가 아니라 빈도에 있다고 합니다. 엄청난 행복 한번보다 소소하고 작은 행복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 행복의 비결인 셈이죠. 여행으로 치자면 100점짜리 여행 한번 하는 것보다 10점짜리 여행 10번을 하는 것이 만족감이 높고 더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셈입니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장수영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면서 전세계에 보복여행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 주요 관광지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을 정도로 여행객이 넘쳐난다. 여행에 특히 열정적인 곳이 한국이다. 한국 여행객은 엔데믹 이후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심리학과 여행 전문가에게 올해 여행 트렌드와 주요 특징을 물어봤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에서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와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와 만나 2025년 을사년을 맞아 한국인 여행객의 해외여행 유형을 분석해 보았다.
올해 역시 우리나라 여행객들은 해외여행을 많이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인 여행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의 68%는 2025년 1월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며 그중 37%는 연간 여행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답했다. 연초부터 미리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유로는 기대할 것이 필요해서47%, 삶을 바꾸고 싶어서31%를 꼽았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교수가 1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1.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해외여행 떠나는 이유 "회피성 아냐"…그렇다면?
우리가 해외여행을 많이 떠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바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회피, 탈출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두 전문가는 예상 밖의 분석을 내놨다.
▶제시카 민=고환율에도 여전히 해외여행 수요가 높은 것은 한국인들이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욕구가 높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에서 본 여행지에 가고 싶은 욕구를 들 수 있다. 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늘어난 항공 공급량 등 상황적으로도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해외여행 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경일 교수=다른 각도로 풀이하면 한국 사람들이 주체성과 주인공 의식이 높은 편이라는 이유를 들 수 있다. 내가 세상의 최고다 하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싫어한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내가 가는 곳마다 비가 내린다, 내가 비를 몰고 다닌다고 표현할 때가 있지 않나. 사실 정말 내가 가는 곳마다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물리적으로 규모가 작은 나라에서도 주체성과 주인공 의식이 강하면 해외에 나가 뭔가를 보고 오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주체성과 주인공 의식이 강할수록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궁금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상당히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의 모습. 2024.11.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최대 7일 연차…한국 특유의 휴가 패턴은?
직장인들이 휴가를 여름과 겨울에 우르르 떠났다면 점차 개개인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도래하면서 계절 상관 없이 자유롭게 떠나고 있다.
▶김경일 교수=재미있는 포인트인데 한국인은 주체성과 주인공 의식이 강하지만,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해 혼자 떠나는 여행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고독한 주인공이 아닌,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 사람들은 비슷한 시기에 다 휴가를 떠나는 도미노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2010년쯤 한국 사람들의 휴가 시기가 비슷한 것에 대한 논문이 발표됐다. 물론, 최근엔 개인차가 심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많이 없어졌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일수록 같은 일수의 연차를 가지고도 분산되는 패턴이 보인다. 이런 조직의 장점은 조직의 여행 빈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다고 한다. 일 년에 100점짜리 여행 한 번 가는 사람보다 10점짜리 여행 10번 가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물론 100점짜리 여행을 10번 가면 좋겠지만 이는 쉬운 일은 아니다. 보편적인 99.9%의 사람들의 경우는 이러하다. 또, 연차를 사용할 때 갈등이 적고 직원의 만족도가 높은 경우 재직기간도 긴 회사들이 있다.
▶제시카 민=자유여행이 더 많이 활성화되는 것 같다. 스카이스캐너를 애용하며 자유여행을 찾는 여행객분들의 검색을 보면 다양성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여름휴가와 겨울휴가, 이렇게 나누어졌다면, 현재는 예전처럼 뚜렷하게 패턴이 나눠지지 않는 것 같다. 일종의 변화를 겪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한국인 여행객들이 주체성을 찾아 자신만의 여행을 찾아간다는 말씀처럼 자유여행에 대한 트렌드가 워낙 커지다 보니 문화도 그렇게 바뀌지 않을까 싶다.
불안한 작년…올해는 여행 빈도↑, 휴식 선호
연말 극도로 혼란했던 정치상황과 안타까운 참사 등 여행 시장에 악재가 끊이질 않은 가운데 두 전문가는 새로운 해외여행 유형이 생겨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김경일 교수=인지 심리학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전 상태가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많은 분이 불안했던 것 같다. 이는 고통과는 다르다. 고통스러운 사람은 큰 행복을 원하지만, 불안했던 사람은 여러 번 행복해지길 원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여행을 한 번 갈 때 크고 길게 가는 것보단 여행의 빈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 본다.
▶제시카 민=비슷한 맥락으로 스카이스캐너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휴식을 찾는 여행을 많이 떠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나만의 휴식을 찾고 자신만의 경험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전반적인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5개국 다녀오기와 같은 여행 방식이 유행했다면 이제는 내가 여행지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지금 하는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고, 동시에 휴식이 되는 것이다.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전문가가 1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1.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최고 아닌 나를 위한 적당한 여행 즐겨라
마지막으로 두 전문가는 여행에서조차 바삐 움직이는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애정 어린 여행 조언을 전했다.
▶김경일 교수=한국인들은 여행을 가면 너무 많은 것을 해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체험에 집중하기보다 목표를 달성하려는 여행을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목적지나 행선지를 정하기보단, 여정 그 자체를 즐기라고 조언한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은 가장이라는 말을 쓰는 것을 멈추는 것이다. 가장 싼 여행, 가장 좋은 여행 등을 사용하다 보면 토너먼트에서 우승자가 되느냐, 못 되느냐와 같이 되어버린다. 적당히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여행이 가장 균형 잡힌 좋은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온순한 단어들을 여행과 함께 많이 쓰시기를 바란다. 이번 여행에서 적당히 좋은 곳은 어디일까와 같이 말이다.
▶제시카 민=스카이스캐너는 매년 여행 트렌드를 발표하는데 올해는 개인의 경험에 집중하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 취미를 찾아가는 여행이 될 수도 있고 내게 필요한 휴식을 추구하는 여행이 될 수 있다. 앞서, 김 교수님이 말씀한 것처럼 내가 주체가 되어 내가 원하는, 필요한 것들을 찾는 여행을 하길 바란다. 나의 경우 별을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겨울이 끝나기 전에 태양활동 극대기인 올해와 같이 천체 활동이 활발한 최적기에 천체여행을 떠나본다든지.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 여행을 찾아가고 그것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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