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해결 AI 내놓은 구글…노벨 화학상 이어 평화상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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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마인드 연구진 ‘하버마스’ 개발
2024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 왼쪽이 데미스 허사비스 CEO, 오른쪽이 존 점퍼 수석연구원. /로이터 연합뉴스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이 갈등 상황을 중재하는 AI를 개발해 인간보다 중재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이 밝힌 대로 AI가 실제 상황에서 인간 중재자를 뛰어넘는다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분쟁 상황에서 AI가 중재에 나서 극적인 평화를 이끌어 낼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에 딥마인드가 선보인 중재 AI ‘하버마스Habermas’는 합리적 토론이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이론으로 유명한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이름에서 착안해 명명했다고 한다.
연구진은 영국에서 모의 실험 참여자들을 모집해 6명씩 75개 그룹으로 나눈 뒤, 의견이 상반되는 주제에 대한 의견을 작성하도록 했다. 예컨대 ‘보편적 무상 보육을 제공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찬반 의견을 내도록 한 뒤, 각 그룹에서 한 명씩 뽑아 중재안을 작성하도록 했다. 같은 사안에 대해 AI 하버마스에게도 중재안을 내놓도록 시켰다.
각 그룹 대표자가 작성한 중재안과 AI가 내놓은 중재안을 모든 참가자들이 평가하도록 했더니, 참가자의 과반56%이 AI의 중재안을 더 선호했다. 연구진은 “외부 심사위원들도 명확성과 공정성 측면 등에서 AI 중재안이 인간의 중재안보다 낫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AI가 이긴 비결은 무엇일까. 분석 결과, AI는 각 소그룹에서 다수의 견해를 폭넓게 존중하면서도 소수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중재안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AI 중재가 그룹 내 분열을 완화했고, 의견이 공통된 입장으로 수렴되는 데도 도움을 줬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정년 연장, 최저임금 등 사회적 공론화 과정에 AI가 중재자로 나설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AI가 인간의 심도 있는 중재 역할을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AI 중재에 부정적인 이들은 “AI는 그룹 의견을 요약해 중재안을 생성하는 것일 뿐”이라며 “AI는 갈등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간 중재자보다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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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근 기자 topg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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