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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상승, 하한가 한번에 반납한 고려아연…"승자의 저주도 결국 주주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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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4-10-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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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경영권 분쟁이 최고 테마주", 급락 소나기 못피해 발만 동동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영권 분쟁이 주식시장을 혼란에 빠지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영권을 뺏고 지키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며 며칠 만에 주가가 2~3배 급등하고 조그마한 악재에도 하한가를 맞는 경영권 분쟁 테마주를 만들고 있다. 당국의 경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급등을 노리고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어 사회적 비용만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18.60%24만2000원 급등해 15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던 고려아연이 하한가를 기록해 108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불과 하루 만에 29.94% 하락했지만 MBK연합이 공개매수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달 12일 주가55만6000원와 비교하면 한 달 반 만에 여전히 2배 넘는 수준이다.


주가는 공개매수 기간 동안 70만~80만원 선을 유지했지만 지난 2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개매수 종료 후 113만원을 돌파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이 장내에서 지분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표 대결을 위해 유통주식 물량까지 줄어들어 급등세를 부추겼다.

하지만 장중 고려아연이 주당 67만원예정발행가액에 373만주를 유상증자한다고 공시하며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3거래일간 오른 가격 폭보다 하루 만에 하락한 가격 폭이 더 크다는 점에서 뒤늦게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13일 MBK연합이 고려아연 지분 공개 매수를 시작한 이후 한 달 반 동안 개인투자자는 3조3940억원어치를 매수했다. MBK연합의 공개매수 공표 전 개인의 고려아연 매수는 연초 이후 기준 3분의 1 수준인 1조2260억원이었다.

경영권 분쟁이 개인투자자들의 투기판이 된 사례는 최근 들어 잦아지고 있다.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에서 경영권 분쟁은 가장 확실한 주가 상승 재료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임종훈 형제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원하는 ‘3자연합’ 간 힘겨루기가 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다. 3자연합은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모친 송영숙 회장, 누이 임주현 부회장, 그리고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장중 24% 이상 상승하며 장중 5만2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한미사이언스와 자회사인 한미약품은 이사회 재편을 위해 각각 11월 28일, 12월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한다고 공시하자 한미사이언스는 24~25일 이틀간 20.7%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 7월 29일 3자연합 등장으로 갈등이 재점화하기 시작하자 개인투자자는 해당 일부터 이날까지 7030억원을 매수했다. 상반기 매수 규모와 비교하면 138% 급등한 수치다.

티웨이항공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대주주 예림당과 2대주주 대명소노그룹 간의 지분 경쟁이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5일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보통주 255만7274주11.87%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해 소노인터내셔널이 1.87%, 대명소노시즌이 10%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대명소노그룹이 가진 티웨이항공 지분은 26.77%까지 늘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분 보유목적에 대해 경영권 영향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기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회사는 총 80개로 지난해71개 대비 9곳 증가했다. 이 중 배우 이정재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인수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 래몽래인도 경영권 분쟁으로 지난여름 주가는 24% 이상 오른 바 있다.

자본시장업계는 인수합병Mamp;A 종료 뒤 승자의 저주를 우려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권 분쟁은 공격과 방어를 위해 자금, 인력 등을 끌어다 쓰다 보니 비용이 발생한다"며 "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돈을 썼다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에 따른 기업 간 공개 매수에 대해 "주가 인상에 따른 재무 부담과 사업안정성 훼손 우려는 결국 주주 몫으로 남는다"면서 "분쟁으로 인한 여러 문제는 거버넌스 관련 논쟁으로 자극될 수 있다. 변동성 확대에 따른 주의도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래픽허하영 기자
[그래픽=허하영 기자]


아주경제=최연재 기자 ch022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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