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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공제 100만원" "그럼, 난 1000만원"···받고 더블로식 감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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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0회 작성일 24-07-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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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정부 세법 개정안 발표 앞두고
여야·정부, 상속세 이어 결혼 분야 확대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6주년 제헌절 기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6주년 제헌절 기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다음주 정부의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여야와 정부의 감세 경쟁이 반도체 지원, 상속세 감면에 이어 ‘결혼 세액공제’ 분야로까지 확대됐다. 정부가 100만원 규모의 결혼 특별세액공제 신설을 검토하자 야당이 공제액 300만원을 제시하고 여당은 1000만원 공제로 맞받았다. 여·야·정이 효과가 불분명한 정책에 대해 ‘받고 더블로’ 식의 감세 포퓰리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연봉이 8800만원 이하이거나 종합소득이 7300만원 이하인 신혼 부부에게 300만원의 특별세액공제를 해주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안 의원은 “혼인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조세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저출생 대책으로 신혼부부에게 100만~200만원 세액을 공제해주는 방안을 올해 세법 개정안에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19일 “100만원 규모의 결혼 특별세액공제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발표가 나온 지 약 한 달 만에 정부안보다 세액공제 규모를 더 늘린 법안을 민주당이 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안보다 공제액이 더 큰 법안을 내놨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결혼하면 1000만원을 소득에서 빼주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근로소득이 있는 신혼부부나 자녀가 결혼한 부모들이 공제 대상이다.

여야와 정부는 출생률 제고를 제도 도입의 주요 근거로 들었지만, 결혼비용을 깎아준다고 해서 출생률이 오르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소득세 감면 방식의 저출생 지원책은 효과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20~30대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아 내야 할 소득세가 낮거나 없기 때문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혼 세액공제가 결혼식 비용 절감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곧바로 출산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세액공제 중심의 저출생 대책에서 소득세를 내지 않는 저소득층이 배제된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2004년에도 연봉 2500만원 이하의 신혼부부들에게 100만원 규모의 결혼 세액공제를 시행했다가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5년 만에 종료한 바 있다.

여야와 정부의 감세 경쟁은 반도체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K칩스법’에서도 반복됐다. 정부는 지난 5월 발표한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했는데, 반도체산업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 방안은 담지 않았다. 그러자 민주당은 정부안보다 지원폭을 늘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10%포인트 올린 ‘K칩스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세액공제 지원기간을 10년 더 늘리는 ‘스트롱 K칩스법’을 발의했다.

여야는 상속세 감세 폭을 두고도 경쟁하고 있다. 정부는 상속세 일괄공제액을 현행 5억원에서 7억~8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민주당에서는 공제액을 10억원으로 올리는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상속세 기초공제 및 일괄공제 금액을 각각 2억원에서 5억원,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높이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사회경제국 협동사무처장은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와 거대 양당은 ‘받고 더블로’ 방식의 감세 포퓰리즘에 매몰돼 세수 부족을 초래하고 재정 역할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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