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청약 경쟁률에 자신감"…청담르엘도 사이버 견본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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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가고 한동안 뜸했던 사이버 견본주택이 다시 청약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으로 큰 시세 차익이 기대되거나 청약 대기자들이 많은 사업장 위주로 사이버 견본주택을 채택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나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정비사업장에서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할 경우 적어도 수십억원의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는 장점도 기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청담르엘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의 사이버 견본주택을 공개하고 오는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에 돌입한다. 실물 견본주택은 짓지 않았다. 가상현실VR로는 전용면적 84㎡A 1곳을 구현했다.
한강과 맞닿아 있는 청담르엘은 9호선 청담역과도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지하 4층, 지상 15~35층 9개동, 1261가구의 대단지 아파트이기도 하다.
조합원수882명가 많아 일반 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59~84㎡ 149가구에 불과하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7209만원으로 전용 84㎡ 기준으로 22억~25억원대다.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당첨 시 당장 1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실거주 의무가 없어 추후에 전세를 놓아 잔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해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공급된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도 청담르엘처럼 사이버 견본주택만 운영했다. 후분양 아파트로 총 641가구 중 292가구가 일반에 공급됐다. 역시 분양가상한제 적용돼 당첨 시 10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됐다.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526.6대1에 달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지어지는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한양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사이버 견본주택만 공개했다. 215가구의 소규모 단지여서 일반 분양 물량 역시 45가구에 불과했다. 당시 청약자 2만2235명이 몰려 1순위 평균 경쟁률 494.11 대 1을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5월에 전주 에코시티에 분양한 ‘에코시티 더샵 4차신규 택지 개발’와 금호건설이 지난 3월 경기 성남시에 공급한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도 실물 견본주택이 없었다. 두 단지의 일반 분양 물량은 354가구, 74가구였다. 특히 에코시티 더샵 4차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였다.
◇실물 견본주택 차리지 않는 이유는 청약 자신감?
보통 청약자들은 실물 견본주택을 선호한다. 주택 구입은 인생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소비인데 우리나라는 선분양 아파트가 많다보니 청약을 하면서 실물 견본주택을 방문하려 한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실물 견본주택을 지어 상담 직원을 두고 청약을 유도한다. 사업장 중에서는 상품권부터 명품백까지 각종 이벤트로 고객 몰이를 하고, 견본주택 개관 후 내방객 규모를 관심의 척도로 여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부 사업장들이 사이버 견본주택을 선택하는 이유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청약경쟁률이 높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해당 사업장들은 대개 공통적으로 아파트의 입지나 가격면에서 기대감이 커서 청약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작용한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40.66대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비교하면 2022년 10.25대1, 지난해 56.93대 1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사이버 견본주택만 연다는 건 강남권처럼 청약이 잘될 것으로 기대될 때이고, 지방에서도 일부 기대되는 단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견본주택을 짓는다"며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되지 않으면 최근 아파트 분양 물량은 잘 소진되지 않아 실물 견본주택으로 집객 후 분양하는 게 당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강남권만 봐도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 청약 기대감이 크니 굳이 비용을 들여 견본주택을 짓지 않아도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견본주택에 굳이 비용을 쓰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청약자들이 굳이 견본주택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의 경우 조합원 물량 비중이 크다 보니 비용 대비 효율화 측면에서 실익이 떨어져 굳이 실물 견본주택을 짓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실물 견본주택을 짓는 데 적어도 10억원 이상의 높은 비용이 투입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물량은 조합원을 제외하면 일반 분양이 적은 편이다"라며 "실물 견본주택을 짓기에는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판단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합에서도 시공사와 도급비를 협의하며 이 비용을 도급액에 포함시키는데 조합이 견본주택을 짓지 않겠다고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며 "특히 강남에서는 사이버 견본주택을 선호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06년 처음 도입된 사이버 견본주택
사이버 견본주택은 도입된지 20년 가까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청약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진 않다. 정부는 지난 2006년 경기 성남 판교 신도시 분양 시 분양가 인하를 유도하고 견본주택의 줄서기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했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 의무화로 민간 분양 시장에 확산됐다.
급기야 2009년 공공 주택 분양 시에는 실물 견본주택 설치 및 운영을 전면 금지하게 이르렀다. 그러나 선분양이 대부분인 현실을 반영해 주택 정보와 하자 문제 등을 고려해 지난 2013년 다시 공공주택에 견본주택 제도를 개선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합을 금지하다보니 사이버 견본주택이 다시 부상했다. 여기에 VR이나 증강현실AR과 같은 기술 발달의 영향도 한 몫 했다.
다만 이 역시 정보 전달이나 접근성 면에서 한계는 있다. 따라서 당시 건설사들은 실물 견본주택을 운영하되 사전예약제로 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취하기도 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VR로 인포데스크까지 구현하기도 했다"면서 "그 당시에도 사이버 견본주택이 비난을 받았던 이유는 우리나라가 선분양으로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큰 돈을 들여 주택을 매수하는데 실물도 보지 않고 계약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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