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포인트만 연간 840만원…삼전·SK 뺨치는 이 회사 어디 > 경제기사 | economics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경제기사 | economics

복지포인트만 연간 840만원…삼전·SK 뺨치는 이 회사 어디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50회 작성일 24-09-10 05:01

본문




임단협 테이블 단골 메뉴 ‘복포의 세계’

■ 경제
‘200만 복지포인트’. 지난 7월 결렬된 삼성전자 노동조합과 회사의 교섭에서 마지막 걸림돌은 복지포인트, 일명 ‘복포’였다. 당초 ‘무노동 무임금’을 파업 원칙으로 걸었던 노조가 막상 24일간 파업으로 월급이 쪼그라들자, 업무 복귀의 조건으로 회사 측에 복포 지급을 요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못 받은 월급 대신 복포, ‘꿩 대신 닭’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는 얘기다. 포스코·SK하이닉스·대한항공·삼성SDI 등의 노조 임금 협상 과정에도 복포 얘기가 나온다. 대기업 임단협 테이블에 단골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복포는 최근 과세 대상이냐 아니냐를 놓고도 논란이다. 근로소득세 대상이지만 월급임금은 아니라는 복포에 대해 알아보자.



IT·대기업들 현금성 복지…빗썸 840만원 가장 많아
복지포인트는 주로 대기업이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현금성 복지 혜택이다. 포인트를 쓸 수 있는 별도 쇼핑몰이 있지만 그 외에 오프라인 사용처도 무궁무진하다. 액수는 기업별로 천차만별.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72곳 회사의 연간 복지포인트 순위를 나열한 글이 화제였다. 가장 많은 곳은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사 ‘빗썸’으로, 항목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복포를 연간 840만원씩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삼성전자 직원들의 복지는 SK하이닉스와 자주 비교된다. 복포도 피해 갈 수 없다. 일명 수원갈빗집으로도 불리는 삼성전자는 임직원을 위한 복지포털 쇼핑몰블루베리에서 쓸 수 있는 100만 포인트를 매년 3월 지급한다. 창립기념일에 10만 포인트패밀리넷 사용를 추가로 준다. 창립기념일 휴무를 없앤 대신 복포로 바뀌었다. 반도체DS 부문은 ‘DS 여가 포인트’란 100만 포인트를 별도로 얹어줄 때도 있다. 업황이 좋을 때 보너스 대신 주는 식이다. 2019년·2020년·2022년에만 지급됐다.

‘이천쌀집’ SK하이닉스는 복포를 더 후하게 준다. 삼성전자의 배 수준. 기본 200만 포인트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별도로 식료품 구매사이트자연이랑 전용으로 30만 포인트를 지급하니, 총 230만원 상당. LG전자는 140만 포인트, 현대차는 100만 포인트를 준다. 현대차는 5일 이상 휴가 시 추가로 30만 포인트를 준다. 상·하반기 1회씩이다. 포스코는 129만 포인트를 제공한다.

같은 그룹이라도 계열사에 따라 복포 여부나 규모에 차이가 있다. 가령, SKT는 SK하이닉스보다 100만 포인트 더 많은 300만 포인트를 준다. 미혼이라면 300만 포인트를 또 추가해 600만원 상당이다. 어린이집, 가족 캠프 등 기혼 대상 복지 혜택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미혼 직원들이 역차별 받는다는 의견에 따라 미혼자 복포가 생겼다. SK이노베이션은 여행 사이트 여기어때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만 포인트를 지급한다. 네이버웹툰은 복지포인트를 1개당 100~120원 가치를 지니는 쿠키로 지급한다. 쿠키는 주로 웹툰과 웹소설 볼 때 쓰는데 미리 보기는 최소 1개에서 5, 6개를 사용한다. 매달 100개를 지급해 1년이면 쿠키가 1200개, 약 12만원 상당이다.


3단계 거치면 현금 전환 가능…모아놨다가 유럽 여행 가기도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제2의 월급 같은 복포, 알뜰하게 쓰는 비법은 무엇일까. 회사 복지몰에서 딱히 구매할 게 없는 이들은 복포→상품권→간편결제선불충전를 거쳐 현금으로 전환해 쓴다. 예를 들어, 회사가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복포로 10만원권 신세계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을 산 뒤 이 상품권을 다시 쓱페이SSG페이로 바꿔 시중 쇼핑몰에서 사용하거나, 혹은 쓱페이 포인트를 현금 전환해 자신의 은행계좌를 통해 출금하는 것이다. 명절에 10만 복포가 들어오면 전환 과정에서 수수료 5%5000원를 떼고라도 당장 현금으로 쥐는 게 낫다고 보는 이들이 이 방법을 택한다. 타 종류의 상품권도 L포인트롯데백화점나 H포인트현대백화점로 전환할 수 있지만, 쓱페이보다 절차가 번거롭다. 이런 경우에는 조금 더 발품을 팔아 상품권을 당근마켓이나 상품권거래소 등에서 매매해 현금으로 바꾼다.

카드깡형은 복포와 연동된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청구된 금액을 복포로 차감해 내는 방법이다. 일명 ‘카드깡’과 유사하나, 회사가 허용 혹은 장려하는 방법이다. LG전자 직원 B씨30대·여는 “직원 패밀리 카드를 체크카드처럼 사용한 뒤, 그 복포 상당의 현금이 개인 계좌에 입금된다”고 했다. 임직원들이 현금영수증 등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복포 차감 후 현금을 지급하는 회사들도 있다. 유흥업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오프라인 사용처에서 쓸 수 있지만, 일부 회사는 사용처를 엄격하게 제한하기도 한다.


기업, 고정비용 아니라 선호 “임금 아닌데…” 과세 논란도
소비요정형도 있다. 지난해 입사한 삼성전자 직원 C씨20대·여는 올 3월 포인트가 들어오자마자 복지포털에서 고양이 위생용품·지갑·샴푸·캐리어 등을 쇼핑한 후 부모님 선물을 사는 데에도 90만 포인트 넘게 썼다. C씨는 “인터넷보다 저렴한 상품이 많고 배송도 무료”라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포인트가 이월돼 2년치 포인트를 모아 가전제품 등 목돈이 드는 쇼핑에 쓰기도 한다. 3월 복포가 지급되면 바로 품절되는 품목들로는 요기요·아웃백 등 외식 상품권이나 호텔 뷔페권, 다이슨·밀레 등 가전제품, 숙박·항공권 등이 꼽혔다. 가끔은 닌텐도위나 플레이스테이션 등이 입고되는데 바람처럼 사라진다고 한다.

상당수 직원은 복포를 여행이나 치과·피부과 등 병원에서 요긴하게 쓴다. 기업마다 치료 목적 병원비로 사용처를 국한하는 경우도 있지만, 미용 목적에 복포를 허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런 기업 인근의 피부과·헬스장 등은 ‘복지포인트 사용 가능 가맹점’이라는 홍보 문구를 대문짝만 하게 내건다. 복포를 모아놨다가 유럽 등 해외로 휴가 갈 때 한꺼번에 털어 쓰는 방식도 인기다.

기업은 왜 현금 100만원 대신 100만 복포를 주려는 걸까.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복지 혜택을 지급해 직원들의 자부심과 충성도를 높일 수 있으며, 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더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는 “연봉보다 복지 혜택을 늘렸을 때 직원들의 만족도나 성과가 올라간다면 그쪽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본 봉급은 한번 올리면 고정 비용이 돼 버리지만, 복지 비용은 변동 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복포는 왜 근로소득세 대상이 된 걸까? 대법원은 2019년 8월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복포를 선택적 복지로 보고 임금에도, 통상임금에도 포함될 수 없다고 봤다. 그 근거는 ▶근로 제공과 무관하게 매년 초 일괄 배정되며 ▶사용 용도가 제한되고 ▶양도가 어렵고 ▶취업 규칙 등에서 보수나 임금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 등이다.

기업들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임금이 아닌 복포에 근소세를 매겼으니, 그동안 원천징수해 간 세금을 돌려 달라”며 세무 당국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소송에서 기업들은 줄줄이 패했다. 법원이 ‘복포가 임금은 아니어도 근로소득에는 해당돼 과세하는 게 맞다’고 봤기 때문이다.

■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는 ‘기업’입니다. 기업은 시장과 정부의 한계에 도전하고 기술을 혁신하며 인류 역사와 함께 진화해 왔습니다. ‘기업’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더중플이 더 깊게 캐보겠습니다.

삼전 노조 “200만 복포 달라”…현금깡 된다는 제2의 월급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4907

영국 시골길 5분 달리자고…현대차가 수십억 쓴 까닭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6928

“연차요? 제가요? 왜 내요?” M세대 몰래 쉬는 ‘조용한 휴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8533

“전기차? 아직은 엔진차” 세계 1위, 토요타가 옳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1546

박해리·황수연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성형해서라도 이건 만들라…돈 버는 관상의 비밀
결혼 뒤 가출한 베트남 아내, 노래방서 잡히자 한 말
쌈은 배추보다 깻잎이다…혈당 잡는 최고 식품 셋
"탄고기는 암" 피한 한국인…발암물질 마신 이유
배우 사강, 남편 사별 후 "슬퍼할 겨를 없이 가장됐다"
"수리비 2200억? 폭파하자" 美 22층 빌딩 와르르
이강인, 또 열애설…두산家 5세와 파리 데이트
2억 신차를 "7천에 샀다"…연두색 번호판 피한 꼼수
김정일 죽자 "원수도 문상"…부조금 보낸 한국 대령
황재균 포착 술집, 헌팅포차였다…이혼설 재점화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해리.황수연 park.haelee@joongang.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958
어제
2,079
최대
3,806
전체
696,241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