油化, 끝모를 불황…빅4 영업익 2년새 16분의 1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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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7곳, 회사채 2조 추진


그래픽=이철원
풍부한 원유가 무기인 중동 기업들은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Crude oil to Chemicals이란 신기술로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기업들은 원유를 정제해 나프타를 얻고 이를 다시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COTC는 이 과정을 건너뛰고 원유에서 에틸렌 등을 직접 생산할 수 있어, 생산 단가를 국내 기업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가 내년 울산에 대규모 단지 준공을 앞두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
반면 이 분야 우리 대표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하고 있다. 우리 석유화학 ‘빅4′ 기업으로 꼽히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은 2022년 영업이익이 연간 총 4조3468억원이었다. 그러나 2023년에는 2조4681억원, 지난해에는 2377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2년 새 약 16분의 1 수준이 된 것이다. 특히 석유화학은 매출만 수십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산업이라, 지금의 불황이 이 분야 계열사가 있는 국내 주요 대기업 전체를 흔드는 사안이 되고 있다.

그래픽=이철원
작년 12월 효성화학은 견실한 분야였던 특수가스 사업부를 그룹 내 또 다른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9200억원을 주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작년 3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만 2조8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그룹 차원에서 효성화학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사실상 계열사를 동원해 지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도 작년 말 롯데케미칼이 2조원 규모 회사채를 조기 상환해야 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그룹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금융권에 담보로 맡겼다. 렌터카 1위였던 롯데렌탈을 매각하는 등 그룹 차원의 구조 조정이 진행 중이다. LG화학 역시 친환경·첨단소재·바이오 부문 덕에 전체 영업이익 적자는 면하고 있지만, 석유화학 부문은 2023년에 이어 작년도 1000억원대 적자일 가능성이 크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의 우려 등을 반영해 작년 말 인사에서 이 분야 총책임자인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을 64년생 부사장에서 73년생 전무로 교체했다.
한화그룹과 DL그룹은 1999년 공동으로 여수에 만든 여천 NCC나프타 분해 시설가 고민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기업의 순자산 가치를 의미하는 자본 총계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것가 7467억원에 그쳤다. 2022년 말 1조1149억원에서 2년 새 33% 감소한 것이다. 두 그룹은 유상증자 등 자금 확충 방안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주도 구조조정 말고 답 없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개별 기업 대책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 많다. 핵심 설비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그간의 매몰비용을 감안해 어떤 기업도 자발적으로 먼저 사업 철수를 선언하거나 설비를 헐값에 매각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명예 연구원박사은 “사실상 개별 기업이 할 수 있는 구조조정은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라 “석유화학 산단에 대한 ‘차등 전기 요금제’ 등 현실적인 지원책과 유휴 설비 통합, 비효율 자산 매각 등 인수·합병Mamp;A을 포함한 정부 주도의 강력한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중국과 경쟁을 위해 중동, 일본 등 협력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공장이 매물로 나올 경우, 최근 이 산업에 적극적인 중동 기업이 운영 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해 매수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범용 사업에선 중동 기업들이 한국의 고도화된 기술에 관심이 있고, 고부가가치 소재에선 일본 기업과 협업해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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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국 기자 korejung@chosun.com 이정구 기자 jg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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