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폭탄 논란의 중심 누진제…전력 451㎾h 이상 쓰면 2.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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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단계→3단계로 누진제 완화했지만…요금폭탄 논란은 계속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올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냉방기기 등의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각 가정에서 받아들 고지서에 찍힐 전기요금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용 가구당 평균 전력 사용량은 363kWh킬로와트시로, 이에 따른 전기요금은 6만3천610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 전력사용량 333kWh, 전기요금 5만6천90원보다 사용량은 9%, 전기요금은 13% 증가한 것이다.
한전의 이 같은 잠정 집계는 지난달 총 전력 사용량을 2천500만가구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1∼4인 등 가구원수별 평균 전력 사용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4인 가구의 지난달 평균 전력 사용량은 전체 가구 평균인 363kWh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기요금 증가분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전기를 많이 쓴 데 따라 요금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다만 쓴 것보다 더 많은 요금이 나오는 것은 한전이 적용하고 있는 전기요금 누진제의 영향이 크다.
정부는 폭염으로 인한 냉방비 폭탄 우려가 커진 2016년 100kWh 구간별 6단계로 구분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200kWh 단위 구간별 3단계로 개편했다.
[한국전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기요금 누진제는 춘추계·동계와 하계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여름 기준으로 보면 처음 300kWh까지1단계는 kWh당 전력량 요금이 120원이다.
이후 301∼450㎾h2단계 요금은 kWh당 214.6원, 451kWh 이상3단계은 307.3원으로 뛴다.
기본요금도 300kWh까지는 호당 910원, 301∼450㎾h는 1천600원, 451kWh 이상은 7천300원으로 오른다.
위로 갈수록 요금을 무겁게 매기는 것이다.
2020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총조사 기준으로 평균 427kWh의 전기를 쓴 4인 가구가 올해 9% 증가한 465.43kWh의 전기를 사용했다면 올해 8월에는 누진제가 적용돼 약 1만8천원 오른 9만8천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정부와 한전이 주택용 전기 소비자들의 요금 부담을 전반적으로 낮추기 위해 기존 6단계에서 3단계로 누진제를 완화했지만, 누진제를 둘러싼 요금 폭탄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평성을 문제 삼는 여론도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3월 한전에 제기된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누진제는 전기 사용자 간에 부담의 형평이 유지되는 가운데 전기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필요해 도입된 경우에 해당한다"며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7월 민사소송에서도 법원은 "누진제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한다"며 주택용 전력 소비자들의 누진제 소송을 기각했다.
지난해 전남대 배정환 교수 연구팀은 "2016년 누진제 완화와 2018년 누진 구간 확대로 냉방용 수요는 어느 정도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누진제 완화에도 큰 수요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연구 용역 결과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정치권에서는 전기요금 누진제가 물가와 가정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누진제 일부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여름철 폭염으로 정부가 7∼8월 하계 특별요금 구간을 적용 중이고 취약계층 전기료 등으로 약 7천억원을 지원 중이긴 하지만,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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