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고용 예상 밑돌아…충격 없었지만 침체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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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농업 일자리 14만2000명 증가… 예상보다 2만3000명 적어
3년 넘게 이어진 고물가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미국 경제에 경착륙 경보등이 켜졌다. 미국 경제가 둔화와 침체의 갈림길에 서있는 것을 보여주는 고용·제조업 지표가 연달아 나오며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폭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침체 우려 잠재우지 못한 8월 고용
미 노동부는 8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보다 14만2000명 늘어났다고 6일 밝혔다. 전월 증가 폭8만9000명보다는 늘었지만, 전문가 추정치16만5000명를 밑돌았다. 8월 실업률은 4.2%로, 전월4.3%보다 소폭 떨어졌다. 8월 미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폭을 가늠하는 데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8월 수치가 7월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발표된 주요 지표들은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를 키웠다. 5일 미국 고용정보업체 ADP가 내놓은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8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달보다 9만9000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14만4000명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 조사에서 신규 일자리가 10만명을 밑돈 것은 작년 9월8만9000명 이후 처음이다. 2021년 5월, 97만8000명에 달했던 수치가 확 떨어진 것이다. 항공기가 급격히 고도를 낮추면서 활주로에 착륙하듯 경기가 갑자기 냉각하며 주가가 폭락하고 실업이 급증하는 경착륙hard landing 우려가 커졌다.
이달 초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도 47.2로 예상치47.5를 밑돌았다. 이 수치는 매달 400개 이상의 미국 기업 구매·공급 담당 임원을 조사해 작성한다. 수치가 50을 밑돌면 경기가 위축됐다는 뜻인데, 지난 4월부터 다섯 달째 5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이 지표를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향후 고용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제조업 침체는 고용 감소를 낳고, 가계 소비 여력을 줄이며, 추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도 침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실시간 예측하는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 모델은 올해 3분기 성장률을 2.1%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 위축을 나타내는 지표가 연달아 나오자 한 달 전 예측치2.9%보다 대폭 떨어진 것이다.
미국 경착륙 우려는 세계 경제로 전염된다. 지난달 초 발표된 미국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일자리가 시장의 기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고 실업률이 4.3%로 튀어오르자, 미국발 침체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바 있다.
◇베이비컷이냐 빅컷이냐 갈림길
연준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50%로 상승했다. 전날40%보다 ‘빅컷’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CNBC에 “미 연준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 문제를 악화시켰다”며 연준이 이달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1일 발표될 미국 8월 소비자물가는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전월인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2021년 3월2.6% 이후 3년여 만에 2%대로 진입했다. 8월 물가가 2% 초중반대를 유지한다면 연준이 더 과감한 금리 인하 정책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중국이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로 고전하고 있고, 유로존의 경제 중추인 독일 또한 연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마저 불투명해지면 한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꺾이면 내수 부진 속에서도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 수출이 유지될까 걱정”이라며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고, 정부는 전면적인 내수 진작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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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
◇침체 우려 잠재우지 못한 8월 고용
미 노동부는 8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보다 14만2000명 늘어났다고 6일 밝혔다. 전월 증가 폭8만9000명보다는 늘었지만, 전문가 추정치16만5000명를 밑돌았다. 8월 실업률은 4.2%로, 전월4.3%보다 소폭 떨어졌다. 8월 미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폭을 가늠하는 데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8월 수치가 7월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발표된 주요 지표들은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를 키웠다. 5일 미국 고용정보업체 ADP가 내놓은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8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달보다 9만9000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14만4000명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 조사에서 신규 일자리가 10만명을 밑돈 것은 작년 9월8만9000명 이후 처음이다. 2021년 5월, 97만8000명에 달했던 수치가 확 떨어진 것이다. 항공기가 급격히 고도를 낮추면서 활주로에 착륙하듯 경기가 갑자기 냉각하며 주가가 폭락하고 실업이 급증하는 경착륙hard landing 우려가 커졌다.
그래픽=김하경
시장이 이 지표를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향후 고용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제조업 침체는 고용 감소를 낳고, 가계 소비 여력을 줄이며, 추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도 침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실시간 예측하는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 모델은 올해 3분기 성장률을 2.1%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 위축을 나타내는 지표가 연달아 나오자 한 달 전 예측치2.9%보다 대폭 떨어진 것이다.
미국 경착륙 우려는 세계 경제로 전염된다. 지난달 초 발표된 미국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일자리가 시장의 기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고 실업률이 4.3%로 튀어오르자, 미국발 침체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바 있다.
◇베이비컷이냐 빅컷이냐 갈림길
연준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50%로 상승했다. 전날40%보다 ‘빅컷’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CNBC에 “미 연준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 문제를 악화시켰다”며 연준이 이달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1일 발표될 미국 8월 소비자물가는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전월인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2021년 3월2.6% 이후 3년여 만에 2%대로 진입했다. 8월 물가가 2% 초중반대를 유지한다면 연준이 더 과감한 금리 인하 정책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중국이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로 고전하고 있고, 유로존의 경제 중추인 독일 또한 연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마저 불투명해지면 한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꺾이면 내수 부진 속에서도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 수출이 유지될까 걱정”이라며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고, 정부는 전면적인 내수 진작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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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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