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니코틴·과일향 포장한 전자담배…중독성 5~6배, 잇몸 더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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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담배? 끊긴 끊어야지." 흡연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 말이다. 몸에 좋지 않다는 걸 뻔히 알지만 난 괜찮겠지라는 자기 확신에, 참을 수 없는 욕구에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문제는 담배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졌고 흡연자들의 금연 의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금연정책도 이런 세태에 발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뉴스1이 국내 흡연 실태와 금연 정책을 돌아보고 흡연자를 금연의 길로 인도할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호주 멜버른의 한 매장에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가 진열돼 있다. 2023.05.02/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길거리에 나서면 흡연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피우고 있는 것은 대부분 국내법 상 담배가 아니다. 정부의 담배 규제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신종 담배는 규제와 법망을 피해 일상 속으로 침투하고 있다. 흡연자 10명 중 4명은 궐련형 담배와 전자담배를 동시에 피운다. 담배 회사들은 더 많은 흡연자를 만들기 위해 유사니코틴 담배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담배회사들은 전자담배에 과일향을 추가하고, 전자담배 기기에 캐릭터를 사용하면서 청소년들에게까지 검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신종 담배인 전자담배는 액상형과 궐련형으로 크게 나뉜다. 이 중 젊은 층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는 것은 액상형 담배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용액은 니코틴과 프로필렌글리콜PG, 베지터블 글리세린VG, 액상향료를 배합해서 만든다. 합성니코틴이 들어간 액상형 전자담배는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다. 담배사업법 제2조에 따르면 담배란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해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로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액상형 전자담배는 경고 그림이나 유해 문구 표기 관리 대상도 아니며, 담배소비세 등 부담금 또한 부과되지 않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정부의 지정을 받은 곳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담배와는 달리 온라인에서도 판매를 할 수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액상과 기기장치 모두 국내에 얼마나 많은 종류가 유통 및 판매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질병청에서 발간한 담배폐해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매장 한 곳에서 판매 중인 액상의 종류만 200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민경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는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는 법률적 제재나 안전성에 대한 검토 없이 사람들이 노출되고 있다"며 "담배류가 아닌 일반 공산품이나 일반 생활용품일 경우 유해성분이 들어있는 것을 검증도 없이 출시할 리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금연보조제?…"덜 해롭다는 근거 없다" 일부 전자담배 판매업체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인 것처럼 홍보하거나, 맛과 향을 첨가해 일반 담배가 아닌 것처럼 판매하고 있다. 담배 업체들은 "궐련형 담배보다 니코틴 등 유해성분 함량이 적어 덜 해롭다"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등의 마케팅으로 흡연을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담배가 궐련형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근거는 없다. 대한금연학회는 "장기적인 건강영향과 위해성, 그리고 개인이 아닌 인구 집단 수준의 위험성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자담배가 더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질병청 담배폐해보고서에 따르면 치주질환 유병률을 담배 비사용자와 비교했을 때 궐련형 담배 흡연자는 2.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자담배 사용자는 이보다 더 높은 2.3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궐련형 담배를 끊기 위해 전자담배를 피우던 흡연자들은 종종 궐련형 담배를 끊는 데는 성공하지만 전자담배에는 중독되거나, 궐련형 담배와 전자담배 모두 피우는 다중 흡연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평소에는 궐련형 담배를 피운다"며 "하지만 산을 오를 때는 라이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전자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실내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이 논란이 되었는데, 이처럼 실내에서는 전자담배를 피우고 외부에서는 궐련형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흔하다. 20대 대학원생 정 모 씨는 "술을 마시거나 친구들과의 외부 모임에서는 궐련형 담배를 피운다"며 "하지만 집에 혼자 있거나 실내에서 몰래 흡연할 때는 전자담배를 피운다"고 털어놓았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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