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서 후루룩 "효자가 따로 없네"…K라면, 수출 2조 시대 연다 > 경제기사 | economics

연간 라면 수출액 추이/그래픽=윤선정

지난해 K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연 수출 2조원 시대에 한 걸음 다가섰다. 라면업계는 미국 성장세가 가파른 점에 중점을 두고 해외 사업을 키우고 있다.

1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12억4845만달러한화 약 1조8100억원였다. 전년 대비 31.1% 증가한 규모로 사상 최대치다. 이는 수출만 포함한 것으로 라면기업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물량을 더하면 해외 사업 규모는 더욱 커진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의 신장세가 눈에 띈다. 미국 수출액은 2억1561만달러로 전년 대비 70.3% 급증했다. 네덜란드와 중국도 각각 50.1%, 20.9%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라면업계도 올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을 중심으로 K라면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은 상반기 준공을 앞둔 경남 밀양2공장으로 밀려드는 수요에 대응한다. 해외 매출 비중이 약 80%에 이르는데 이중 미주가 25%를 차지한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에 1838억원을 투입해 연간 최대 6억9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 6개를 갖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체 연간 생산능력을 종전 18억개에서 25억개로 늘린다.

중국에서는 해외 첫 생산 기지 구축에 나선다.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약 2014억원을 투자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공장은 미국과 유럽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수출국의 물량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미국에서 래퍼 카디비가 품귀 현상을 빚은 까르보불닭볶음면을 구해 먹는 틱톡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생일 선물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 소녀의 영상이 틱톡 조회수 1억회를 넘기는 등의 관심도 받았다. 이런 분위기는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등 현지 매체에 소개되며 미국 내 성장을 뒷받침했다.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약 280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3분기 매출만으로 전년 매출 약 16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농심은 신라면 툼바와 신라면 #xfffd;c얌을 내세워 공략을 가속화한다. 일단 해외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신라면 툼바의 입점처를 확대한다. 올 1분기 내로 호주와 일본, 중국, 유럽 등으로도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신라면 #xfffd;c얌은 2023년 농심이 태국 셰프와 협업해 현지에 출시한 제품이다. 신라면의 매운맛과 태국 #xfffd;c얌의 새콤한 조합이 인기를 끌었고 이를 판매하고 싶다는 세계 바이어들의 요청에 따라 수출국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오뚜기는 진라면과 보들보들 치즈라면이 주력 상품이다. 두 제품은 그동안 동남아시아를 주력 무대로 삼았으나 공략 지역을 미주로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한편 2023년 출시 60년을 맞은 한국 라면은 10년째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월에 전년 수출액 9억5000만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을 넘겼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무난하게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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