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피 시대 다시 오나?…관건은 금리인하·밸류업 그리고 美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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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코스피 2900선 바짝 다가서 3000 임박...시가총액은 역대 최고치
코스피 3000선 이상 전망 증권가 증가...지수 밴드 상단 3200선도 제시 "금투세 폐지·유예 여부가 영향 줄 것" 전문가 의견도 나와 삼천피 시대 섣부른 낙관 경계 목소리도...美 대선 등 불확실성 여전해 11일 코스피가 2891.35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장중 한때 2896까지 오르며 2900선에도 바짝 다가섰다. 그러다보니 지난 2021년 7월 6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점 3305.21까지는 아니더라도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연내 금리인하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 안착 등 국내 증시 환경 변화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의 지속적 유입이 있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유예 여부와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현재 코스피가 상승장을 유지하는 이유는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규모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외국인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국내 증시로 급격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차 퍼지고 있다"며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되는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75%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도 "6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연준의 금리인하가 한층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2%대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온 미국 소비자물가는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진단했다. 한화투자증권 최규호 연구원 역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9월 인하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며 "5~6월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하반기 두 차례 인하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권혁중 경제평론가는 전날11일 YTN 뉴스UP과의 대담에서 미국 물가지표가 연준의 목표치에 부합해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낮출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목표치 2%에는 아직 다다르지 않았지만 물가상승률이 둔화가 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시장에서 목격을 했다"면서 "아마 연준이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금리 상태로 계속 가다 보니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파월 의장이 움직일 것"이라면서 "사실상 파월 입장에서는 한 번 금리인하를 실기한 경험이 있어 이를 비판 받았기 때문에 늦지 않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 정부의 밸류업 성공 여부가 삼천피 시대 한몫할 듯 정부의 밸류업 세제지원 안 발표도 코스피시장 상승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배당소득에 대해 세제해택을 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밸류업 기업의 배당액 증가분에 대해 저율로 분리과세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의 경우 직전 3년 대비 5% 초과분 등 주주환원 증가금액의 5%에 대해 법인세 세액공제 혜택을 줘 배당을 확대한 기업 주주의 세稅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밸류업 기대감이 재부각되면서 금융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간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평가받아 왔던 KB금융은 연일 52주 신고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여부가 코스피 3000 돌파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개인 주식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의 정의정 대표는 "코스피가 이전까지 3000까지 간 경험이 있어 올해 충분히 3000선을 뚫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변수는 금투세로, 폐지되거나 유예로 가닥을 잡을 시 순식간에 오를 가능성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가 다시 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 코스피지수 밴드 상단을 3000선 이상으로 제시한 증권사도 많다. 최근 대신증권·BNK투자증권 등이 코스피 상단을 3200까지 높였고, 삼성증권·메리츠증권도 315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하나증권은 3100선까지, 그리고 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은 3000선을 예상했다. 이렇듯 증권가는 한국 증시가 뒤늦게나마 글로벌 증시 랠리에 동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증시 상승 모멘텀Momentum·계기, 정부의 밸류업Value-up·기업가치 개선 노력, 그리고 우리 기업들의 실적 호전Profit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MVP 상승세란 해석이다.
하지만 삼천피 시대에 대한 섣부른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한 실망감, 11월 미국 대선 향방, 기술주의 실적 여부 등 코스피 시장에 불확실성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유안타증권 김대석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와 금융 외 업종들은 7월 들어 대체로 상반기와 달라진 흐름을 보인다"며 "그간 증익에 대한 기대가 꾸준히 주가에 반영된 종목이나 업종에서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상반기 증시를 주도한 이익 모멘텀의 기울기가 점차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DB금융투자 강현기 연구원은 "올 상반기 글로벌 증시에서 주도주 역할을 한 엔비디아를 위시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일정 부분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게 적절하다"며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외국인들의 수급 강도가 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편"이라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 역시 "오는 8~9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경우 변동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매수 강도는 상반기만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승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하반기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란 분석인 셈이다. 올 상반기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3조28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한 외국인의 코스피 내 지분율도 연초 32.72%에서 최근 36% 수준까지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이 같은 순매수 규모는 1998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과는 반대로 국내 투자자들개미들의 매도세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도 증시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붓는 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미들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원 가량의 주식을 매도했다. 즉 외국인과 기관들과는 달리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에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상당수의 개미군단이 국내 증시 자금을 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증시로 방향을 튼 셈이다. 향후 상승장에서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다만 삼천피 시대가 다시 열린다면, 국내 증시를 떠났던 개미군단이 돌아올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투자자예탁금·머니마켓펀드·자산관리계좌CMA 등 주식시장에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는 단기 부동자금은 역대 최대인 3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증권사에는 최근 코스피가 3000선에 육박하는 등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자 보유 종목을 서둘러 처분하기보다는 좀 더 지켜보겠다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총액 사상 최대2364조원를 기록 중인 한국 증시가 과연 3년 전처럼 삼천피지수 3000 시대를 다시 열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조정을 받게 될 런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국이익 우선주의를 주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국내 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일 KB증권 김상훈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전례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국내 증시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임시절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한국 증시가 매우 부진했는데 이것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삼천피 전망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삼천피 관련 모든 시나리오는 현행 바이든 정부가 이어진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졌다"며 "구체적인 방향성과 수치는 8월에 나올 민주·공화당의 공약집을 확인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일보 / 허헌 기자 hh@jose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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