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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원·법원이 익숙해요"…관세청의 변호사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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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8회 작성일 24-07-1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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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사람들]

서울본부세관 심사2국 심사총괄2과 쟁송팀

"쟁송은 납세불복 행정심판부터 재판까지 가는 긴 과정"

"일선부서의 범죄혐의 적발부터 마지막 단계인 재판까지 승소 위해 철저히 준비"

"관세청 변호사라는 사명감으로 일해.. 패소 시 납세자 입장에서 되짚어보게 돼"

조세일보
◆…서울본부세관 심사2국 심사총괄2과 쟁송팀. 왼쪽부터 이준호, 변지아, 김보연, 이순옥, 김현정2팀장, 권종열1팀장, 박솔아 주무관.

#. 체납자 A씨는 외국환거래법을 위반가상자산 해외송금 허위 가장해 과태료 6억원을 부과받았으나 납부하지 않고, 체납 직전에 보유 중인 고급빌라의 지분 50%4억4000만원를 동거인에게 이전해 재산을 은닉했다. 이에 서울세관 쟁송팀은 즉각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나섰고 1심에서 승소해 사건을 종결시켰다.


관세청에도 송사쟁송를 다루는 부서가 있다. 쟁송팀은 관세 등 고액체납자들을 찾아내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받아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관세를 놓고 납세자와의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는데, 그 과정에서 행정소송 및 재판까지 이뤄진다. 그들은 쟁송 과정 속 서면작성을 위해 관련 판례를 살펴보고 논리를 탄탄히 세우는 과정을 거친다. 그럴 때는 마치 관세청을 대변하는 변호사가 된 듯한 사명감을 느끼기도 한다.

재판에서 패소했을 때는 납세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되새긴다. 이때는 일선 부서에 해당 내용을 공유하며, 관세행정이 납세자에게 과도한 측면이 있었는지 구성원들과 함께 되짚어보는 과정을 가진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쟁송팀은 제3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인드가 길러진다고 말한다.

다국적 기업이 점차 늘어나며 관세를 둘러싼 쟁점도 복잡해지고 있다. 관세청은 관세사 자격을 보유하거나, 법학석사 등 전문성을 갖춘 인원들을 쟁송팀에 기용해 이같은 쟁송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쟁송팀 권종열, 김현정 팀장과 이준호 주무관은 관세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최초 쟁송 이슈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재판까지 이어지는지, 조세일보는 서울세관 심사2국 심사총괄2과 쟁송1#x2027;2팀을 만나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쟁송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본부세관 쟁송팀은 납세자들이 서울세관 및 안양#x2027;천안#x2027;대전#x2027;속초#x2027;성남#x2027;파주 등 서울권역 세관을 대상으로 제기하는 심판청구, 소송 등 모든 불복에 대응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심판청구, 소송 등을 합쳐 약 100여건의 사건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관의 관세조사, 범칙조사, 통관 등 모든 분야에서 발생한 불복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세처분에 대한 불복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에 대한 대응 업무도 함께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울본부세관 관할 지역에는 다국적 기업이 많아 거래관계나 수입가격 결정방법 등의 사실관계가 복잡해 까다로운 사건이 많은 편입니다. 또한 근래에는 사건의 수가 늘어나고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어 각 사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쟁송팀을 두 개로 나눠, 쟁송사건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조세일보
◆…서울본부세관 심사2국 심사총괄2과 쟁송1팀. 왼쪽부터 이준호, 권종열팀장, 이순옥, 박솔아 주무관.

Q. 쟁송팀 내에서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쟁송사건이 접수되면 각 담당자팀원에게 사건이 배부됩니다. 각 담당자는 배정받은 사건에 대해 세관 처분의 적법성을 설명하고 이를 증명하는 내용의 서면을 작성합니다. 이후 조세심판원·법원에 출석해서 의견진술·변론에 참석하는 등 쟁송사건 대응에 필요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합니다. 작년의 경우 쟁송팀 전체를 기준으로 세종시에 위치한 조세심판원에 20회 이상 방문해 의견진술을 했고,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 등 법원에 60회 이상 출석해 변론했습니다. 팀장은 담당자와 함께 해당 사건을 수행하면서 사건 검토, 대응방향 결정, 피드백, 중요 쟁송사례 공유, 쟁송 관련 법무지원 등 쟁송 관련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요?

쟁송2팀 변지아 주무관 : 체납자는 구매대금을 해외로 송금하면서 물품 구매대금인 것처럼 가장해 세관에 허위증빙서류를 제출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고, 이에 따라 세관에서 4억원 가량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이를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체납자는 자신이 보유 중인 고급빌라의 지분의 50%를 동거인사실혼에게 이전해 재산을 은닉하는 수법으로 강제징수를 회피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서울세관 체납관리과에서 적발했고 체납관리과는 쟁송팀에 소송을 제기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쟁송팀은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체납자의 동거인을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해행위 취소소송은 체납자가 재산 압류를 회피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재산을 양도했을 때 채권자인 과세관청이 그 재산 양도 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으로, 체납자가 다른 사람 명의로 빼돌린 재산을 다시 체납자 명의로 원상회복시키는 소송입니다.

먼저 쟁송팀은 소송 과정에서 체납자의 은행#x2027;코인거래소 거래 내역 등을 법원을 통해 입수했습니다. 이후 체납자의 금융기관 거래내역 등 재산은닉 행위 패턴 분석을 통해 재산은닉 사실을 입증해 1심에서 승소했고, 체납자의 항고 없이 사건이 마무리됐습니다. 통상 납세자가 세관이 부과하는 관세 등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일반적인 사건과 달리, 이 사건은 세관이 먼저 소송을 제기해 납세자의 행위가 위법·부당한 행위임을 주장해야 하는 사건으로 생소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려웠습니다.

쟁송팀은 관련 국세청 사례 및 일반 민사소송 사례 등을 공부했습니다. 사건 변론에도 참석해 판사의 발언내용과 상대방 변호사가 하는 말을 놓치지 않고 이 사례에 접목해 대응했고, 그 결과 승소할 수 있어 매우 기뻤습니다. 만약 이 소송에서 세관이 패소했다면 원래 체납자 명의였던 해당 재산에 대한 서울세관조세채권자이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을 텐데, 우리가 승소함으로써 체납자가 마땅히 납부해야 하는 세금에 대해 강제징수 등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조세일보
◆…서울본부세관 심사2국 심사총괄2과 쟁송2팀. 오른쪽부터 김현정팀장, 김보연, 변지아 주무관.

Q.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사건이 있나요?

쟁송1팀 이순옥 주무관 : 보세판매장면세점을 운영하는 한 법인의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 지시해 출국장 면세점에서 고가 시계 등을 구입하고 해외로 반출한 후 다시 국내로 반입했는데, 세관에 해당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시내면세점을 관할하는 서울세관은 즉시 위원회를 개최해서 처분내용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세관은 관세법 제178조 제5조 제3항에 따라 면세점 이용자들의 피해를 우려해 해당 면세점에 영업정지를 하는 대신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면세점에서 대표이사의 행위는 면세점 업무와는 무관한 개인의 일탈행위이므로 이를 이유로 법인을 제재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쟁송팀은 세관의 과징금 부과처분이 관세법 제178조반입정지 등과 특허의 취소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적법한 처분이며, 엄격히 통제돼야 할 면세물품의 관리·유통체계가 내부자에 의해 무너진 결과, 국가가 상당한 액수의 과세 권한을 침해당했다는 등의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최종 3심까지 이어진 약 4년간의 법정공방 결과, 면세점 대표이사가 한 관세법령 위반행위에 대해 그 업무관련성을 불문하고 면세점을 운영하는 법인을 제재한 것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승소에 따른 변호사 선임비용을 상대방에게 전가해 국민의 세금도 아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 판결은 면세점 대표이사의 위법행위로 인해 면세점에 과징금을 부과한 최초 사례로, 각종 의무 및 책임의 중대성에 따라 그 사용인에 대해 보다 엄격한 감시·감독의무가 요구된다는 점이 확인되는 등 적법한 통관질서 확립에 있어 중요한 판례로 남게 됐습니다.
조세일보
◆…서울본부세관 권종열 쟁송1팀장가운데이 인터뷰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양 옆 이준호, 이순옥 주무관.

Q. 쟁송팀에서 일하며 힘들었던 순간이나 뿌듯한 점이 있다면?

권종열 쟁송1팀장 : 전에 반도체 제조업을 하고 있는 납세자가 보세공장과 연관한 가격선정 관련 불복청구를 하면서 그 이유와 입증자료를 무려 A4용지 500장 넘게 제출한 적이 있었습니다. 눈도 침침한데 분량이 너무 많아서 전체를 읽어보고 내용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김현정 쟁송2팀장 : 자녀에게 업무에 대해 설명해 줄 때가 있는데, 이 때문에 자녀는 엄마가 회사의 변호사인 줄 알고 있습니다. 또 쟁송과정에서 상대측 변호사들은 대형로펌 소속 분들이 많은데, 저 역시 스스로 사건에 임할 때 변호사라는 사명감을 갖고 일을 처리하게 됩니다. 그때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이순옥 주무관 : 쟁송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절, 확정판결이 끝난 후 납세자가 재심을 제기한 사건자유무역지역 관련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방청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처음으로 대법원에 갔는데 접하기 힘든 재심 사건이고, 또 결과가 국가 승소 판결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이준호 주무관 : 쟁송준비 시 관련 판례 등을 찾아서 서면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데, 재판 때 판사의 판결문에 제가 작성했던 서면내용이 판결근거로 들어가 있을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김보연 주무관 : 매번 다른 내용의 쟁송 사건에 대응하면서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편견 없이 좀 더 균형적인 시각으로 관세행정 업무를 바로 보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Q. 제3자의 입장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권종열 쟁송1팀장 : 쟁송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일선 조사부서에서 처리한 내용을 들여다보고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는지를 검토하게 됩니다. 그때는 내부자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확인하고 절차누락 등이 있다면 일선부서에 전달해 수정요청을 하곤합니다. 그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고충도 있습니다. 납세자와의 쟁송에서 지면 일선부서부터 쟁송팀까지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니,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려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세일보
◆…서울본부세관 김현정 쟁송2팀장가운데이 인터뷰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양 옆 이순옥좌, 변지아 주무관.

Q. 향후 계획 등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에는 납세자들이 세관을 상대로 제기하는 불복사건이 증가하는 추세고 그 내용도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관의 불복 대응이 어려워지고 시간도 오래 걸려 쟁송팀의 역할이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서울세관 쟁송팀은 위법한 방법으로 관세를 납부하지 않아 과세가 되었음에도 불복을 제기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대응해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납세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쟁송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쟁송팀은 세관이 소송에서 패소납세자 승소한 경우, 그 결과뿐만 아니라 원인을 파악해 분기마다 설명회 등을 통해 과세처분 담당부서에 널리 전파해 무리한 세금추징 등 동일한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이와 같이 위법·부당한 처분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납세자의 권익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조세일보
◆…서울본부세관 심사2국 심사총괄2과 쟁송팀

조세일보 / 임도영 기자 right@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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