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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수십명 뽑아 로봇에 매일 7시간 인간 행동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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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0회 작성일 24-08-2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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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휴머노이드 개발 현장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 테슬라 직원이 사람의 움직임을 데이터로 만들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훈련시키고 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실제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게 만들어 제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테슬라 옵티머스 X옛 트위터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 테슬라 직원이 사람의 움직임을 데이터로 만들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훈련시키고 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실제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게 만들어 제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테슬라 옵티머스 X옛 트위터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연구소. 마치 훈련장을 방불케 하는 이곳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VR가상현실 기기와 ‘모션 캡처 슈트’를 착용한 채 서 있다. 이들은 허공에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 팔을 뻗고 접는 등 다양한 동작을 취했다. 사람들 옆에 한 대씩 놓여 있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사람의 동작을 똑같이 따라 하며 책상 위 실제 물건을 옮기는 작업을 수행한다. 바로 뒤 테슬라 연구자들은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로봇과 사람의 행동을 분석하고 있다. 이 장면은 최근 테슬라가 공개한 옵티머스 개발 과정 중 하나다. 옵티머스는 테슬라의 자동차 생산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더 실제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진짜 사람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테크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더 사람처럼 만들기 위한 기술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현장에 투입되는 로봇은 사람의 팔 모양을 본뜬 것이나,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기계의 형태였다. 일부 인간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선보였지만, 계단 오르기나 공중회전 등 보여주기식 기능을 갖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람의 행동 데이터를 대규모 수집해 자연스러운 행동을 학습시키고, 주변 사람이나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휴머노이드의 발전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였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8년 138억달러약 18조4000억원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게 시장조사 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의 전망이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헌혈하듯 AI에 데이터 제공


AI 모델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학습 데이터의 양이듯, 휴머노이드 로봇도 얼마나 인간의 행동 데이터를 학습하느냐가 중요하다. 테슬라는 최근 ‘데이터 수집 운영자’를 모집하기 위한 채용 공고를 냈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하루 7시간 이상 모션 캡처 슈트와 VR 기기를 착용하고 지정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실효성 있는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키는 옵티머스와 비슷한 170~180㎝여야 한다는 조건이 걸렸다. 시급은 25.25~48달러약 3만~6만원.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테슬라가 로봇을 훈련시키기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실제로 로봇을 공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수십만~수백만 시간 분량의 데이터가 학습돼야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사람에 가까워지기에는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헌혈을 하는 것처럼 수십명의 데이터 수집 인력을 별도로 뽑는 것이다.

테슬라가 작년 12월 옵티머스를 공개했을 때는 걷고 계란을 쥐는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5월 공개 때는 옵티머스가 물건을 보면서 분류하는 작업도 가능해졌다. 현재 진행 중인 것처럼 사람의 손가락 움직임까지 학습하게 되면, 실제 자동차 조립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머스크는 내년 옵티머스를 테슬라 공장에 투입하고, 2026년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사람의 손재주 따라잡아라

로봇 기업들이 최근 휴머노이드 개발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손’과 ‘두뇌’다. 미국의 로봇 전문 스타트업인 앱트로닉은 압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전기부품만으로 다섯 손가락을 제어하는 휴머노이드 ‘아폴로’를 개발했다. 전기 부품은 크기가 작아 로봇 손의 마디마디마다 적용할 수 있다. 그만큼 정교한 제어가 가능해 기계 조립 같은 복잡한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역할은 AI가 담당한다. 미국의 로봇 스타트업 피겨AI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해 휴머노이드에 탑재된 AI의 추론 성능을 기존 대비 3배 높였다. 실제 작업에서 로봇이 실시간으로 판단해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최근 BMW 자동차 생산 라인에 이 회사의 로봇 ‘피겨02′가 배치됐다.

생크추어리AI가 개발한 ‘피닉스’는 로봇의 시각·촉각 기능을 대폭 높였다. 덕분에 AI에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새로운 작업을 배울 때 기존 몇 주나 걸리던 시간이 하루 이내로 단축됐다. 로봇업체 1X는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를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훈련 없이 사람의 명령을 받는 등 상호작용을 위한 AI 개발이 주요 과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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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한 기자 jhy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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