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알토란 같은 전기차,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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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전기차 타기 쉽지 않은 시대다. 이달초 화재사고 이후 전기차를 몰고 주차장에 들어가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위축에 이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공교롭게도 완성차 회사들이 보급형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내놓는 시점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도 애가 타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전동화 흐름은 이어진다. 예상보다 늦든 빠르든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가 향후 이동수단의 주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세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은 접근성이 뛰어난 전기차를 양산하는 데 집중한다. 납득할만한 가격과 상품성을 갖춘 전기차가 많아져야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선택지를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귀여운 디자인, 알찬 상품성을 갖춘 경형 SUV 캐스퍼에 전기차가추가됐다. 몸집을 살짝 키워 공간활용성을 높이고, 전기차 특유의 가속성능과 경제성을 접목했다. 실 구매가격을 2000만원대로 억제,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알토란 같은 상품성을 갖춘 캐스퍼 일렉트릭을 경기도 일산과 파주시 일대에서 시승했다.
◇ 차급 제약 뛰어넘은 넉넉한 실내공간
경형 SUV란 범주에서 벗어나 널찍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길이와 너비를 각각 230㎜와 15㎜씩 늘렸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180㎜나 연장했다. 뒷좌석 무릎 공간이 내연기관보다 무릎 하나 이상 추가됐을 정도다.
트렁크 용량은 280ℓ로 내연기관차보다 47ℓ 늘었다. 뒷좌석을 앞으로 최대한 밀면 351ℓ까지 확보된다. 러기지 스크린도 다양한 포지션에 대응, 짐을 싣기 한층 편해졌다.
영리한 설계가 돋보인다.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배치하면서 실내 바닥이 살짝 높아졌다. 자칫 불편할 수 있는데, 뒷좌석을 80㎜ 정도 뒤로 밀었다. 덕분에 시트 포지션이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뒷좌석은 5:5 분할폴딩되고, 앞뒤로 어느 정도 움직일 수도 있다. 탑승객의 성향에 따라 이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1열 공간도 여유롭다. 변속장치를 레버식에서 버튼식으로 바꾼 덕분이다.
1열과 2열 시트 모두 완전히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차박에 최적화된 구조다. 좌석을 모두 접고 위에 에어매트를 설치하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에서도 에어매트는 커스터마이징 상품으로 인기가 높았는데, 전기차에서도 선택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1열 구성이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디지털 클러스터는 4.2인치에서 10.25인치로 커졌고, 내비게이션 화면도 8인치에서 10.25인치로 확장했다. 마감에 블랙 하이글로시 소재와 LED 조명을 적극 활용, 한급 위 차들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상품성을 갖췄다.
차 외부로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들이 다채롭다. 구형 USB와 C타입은 물론 220V 전원도 이용 가능하다. 넉넉한 용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적극 활용하는 V2L기능을 극대화했다. 공급전력이 3.5㎾로 캠핑 등 다양한 환경에서 전자기기를 큰 제약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쉽고 편안한 운전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49㎾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15인치 타이어 기준 주행가능거리는 315㎞, 에너지효율은 복합 ㎾h당 5.6㎞다. 고속화도로 위주의 편도 약 40㎞ 구간에서 트립컴퓨터 상 표시되는 효율은 ㎾h당 6㎞대를 어렵잖게 유지할 수 있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고속주행에 불리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수준이다.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13마력84.5㎾, 최대토크 15.0㎏f·m147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인상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아담한 차체를 경쾌하게 움직이는 데 모자람 없는 수준이다. 오히려 초반 토크가 강력한 전기모터의 특성 상 제원표 내 수치 이상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초기형 전기차보다 움직임이 세련됐다. 초반에 힘을 왈칵 쏟아내는 게 아니라 마치 내연기관처럼 차근차근 속도를 높여가는 덕목을 갖췄다. 덕분에 2열에서도 큰 불편 없이 앉아있을 수 있었다. 운전 피로도 생각보다 적었다.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되면서 차의 움직임도 점차 자연스러워지는 느낌이다.
경차를 벗어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작고 아담한 차다. 주차가 쉽고, 핸들링 반응도 즉각적이다. 공차 무게가 내연기관보다 300㎏이나 더 무겁지만, 전반적인 움직임은 오히려 더 가뿐하다. 운전경력이 짧아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작아도 SUV다. 세단보다 높고, 그만큼 내부로 들어오는 풍절음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외부 소음을 억제하는 실력이 상당하다. 한급 위의 전기차들보다 조용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최근 유행인 소형 SUV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고속도로 제한 속도까지 몰아붙여도 옆사람과 대화하거나 음악을 듣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서스펜션 세팅이 인상적이다. 전기차는 무거운만큼 승차감이 다소 딱딱한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은 과속 방지턱을 넘거나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구간을 지날 때도 통통 튀지 않고 충격을 잘 잡아줬다. 소형차라는 제약에서 최적화에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졌다.
세제혜택 후 가격이 2990만원이다. 거주지역에 따라 2000만원대 초중반에 구매 가능하다. 하이브리드는 물론 가솔린차와 같은 선상에 놓고 고민할 가격대다. 선호도 높은 편의·안전품목도 충실히 갖췄다. 초반 악재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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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문 기자 yom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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