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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내리고 180km 항해한 중국 선박…케이블 절단의 비밀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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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4-12-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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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살롱] 조상근 카이스트 국가미래전략 정책연구소 연구교수
닻 내리고 180km 항해한 중국 선박…케이블 절단의 비밀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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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내리고 180km 항해한 중국 선박, 이유는?

한지연 기자 : 지난달 일이죠. 중국 화물선이 닻을 내려서 180km를 가는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유럽을 연결하는 데이터 해저 케이블을 절단하는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것도 2개씩이나. 이게 중국 선원들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사주를 받아서 저지른 사보타주, 파괴 공작이다. 이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조상근 교수 : 이 배의 이름이 이펑 3호잖아요. 러시아산 비료를 싣고 오면서 했단 말이에요. 엄청나게 긴 거리를 닻을 내리고 갔단 말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게 뭐냐면 지그재그로 갔어요. 바닷가에서 사시는 분들 알겠지만 해저 면을 정확하게 모르면 닻을 내리게 되면 조금만 끌고 가면 끊겨 버려요. 근데 여기는 정확하게 어느 지점부터 어디까지 평평하고 이런 해저 지형을 잘 알기 때문에 지그재그 기동이 가능한 거거든요. 중국 배가 지그재그 기동을 했다는 건 러시아로부터 해저면에 관련된 정보를 받아서 했던 부분이 있고, 정확하게 해저에 있는 케이블의 위치를 알았다는 것도 있습니다.

권위주의 국가는 안쪽에서 정보, 물자, 무기 등을 상호 교환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전쟁을 봤을 때 내가 직접 하지 않아도 동조선상에 있는 국가가 대리로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그런 걸 봤을 때 이게 나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이펑 3호가 가로 32m, 세로 225m예요. 엄청나게 큰 대형 화물선이고 11월 15일 출발해서 고의로 닻을 내려서 160km를 지그재그로 운항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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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앞쪽에 고틀란드 섬하고 리투아니아하고 연결돼 있는 218km의 해저 케이블이 절단됐고, 핀란드 헬싱키에서 독일로 연결된 1,200km에 있는 해저 케이블이 절단됐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정확한 해저 지형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불가능한 거고요. 대응도 잘했던 것 같아요. 둘러싸고 있는 나토NATO 회원국들이 닻을 내린 상태에서 가는 거를 식별한 거잖아요. 나토 입장에서도 러시아 영토 쪽으로 진입하는 발트해를 지나가는 중국 화물선에 관련돼서는 현재 어느 정도의 감시망을 갖추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씀이겠어요. 지금 당장 생긴 게 아니고요. 예전부터 그런 것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죠. 그런 것을 우려하고 또 나토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이 하이브리드 전의 성격이라는 것을 규정하고, 지금부터 준비를 해나가고 있는 것이죠.

해저 케이블이란?

한지연 기자 : 이 해저 케이블이 데이터 케이블이고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라고 알려져 있는데, 정확히 해저 케이블이라는 게 어떤 건지?

조상근 교수 : 해저 케이블이 세 가지 종류가 있어요.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이 있고, 전력을 공급하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가 여기 있는데, 앞에 섬이 하나 있어요. 풍력 발전을 하면 전기를 받아야 되잖아요. 그때 전력선을 깔거든요. 이게 하나가 있고. 또 천연가스라든가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을 받는 것들이 있어요. 이런 세 가지 종류가 지금 다 전 세계적으로 되어 있고.

중요한 건 전 세계 인터넷망이라든가 통신망의 90% 이상이 다 해저망으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대륙 간 대륙, 국가 간 국가, 섬과 국가 간의 대부분이 이런 케이블로 돼 있다는 거예요. 기술력이 아직까지는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야 비로소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새롭게 뜬 우주 기술이 있잖아요. 스타링크 같은 저궤도 군집형의 위성이 이제야 비로소 나왔기 때문에, 당분간 해저 케이블이 우리의 삶을 영위해주는 주요 수단으로 사용되는 거고.

권위주의 국가가 이것을 안 거예요. 그러면 예를 들어서 유럽 같은 경우 EU라는 공동체잖아요. 그럼 국가 간, 대륙 간에 있는 케이블을 딱 잘라버렸다. 네트워크. 데이터를 왔다 갔다 하는 거. 그럼 뭐가 마비가 될까요?

한지연 기자 : 경제?

조상근 교수 : 금융망이 마비되는 거예요. 그래서 사회가 혼란해지죠. 근데 이거를 왜 하느냐. 제가 보기에는 러시아나 중국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거예요. 한번 끊어봤을 때 얘네가 어떤 조치를 하지? 어떤 반응을 하지? 근데 해저 케이블이 A라는 국가와 B라는 국가가 연결돼 있잖아요. 하나만 있는 게 아니에요. 우발 사항에 대비해서 여러 가지를 깔아 놓는데 여기 하나만 딱 잘리게 되면 다른 쪽으로 트래픽이 가중되죠. 그렇게 서버에 문제가 생기고 이게 무슨 일이야, 이런 식으로 되면 증시도 떨어지게 되고 사회가 혼란하겠죠. 그러면 이런 혼란을 야기했을 때 이 기간이 얼마 정도 갈까? 어떤 효과가 있지? 경제에서 일어났던 일이 사회, 인프라, 정치에 어떤 영향을 주지? 이런 것들을 살펴보고 있다는 거죠.

이게 나중에 하이브리드 전을 할 때 하나의 수단이자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쟁 초반기의 핵심적인 목적이고 목표고. 이번 것도 이런 것들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하고 있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어요.

현대전은 하이브리드로 펼쳐진다?

한지연 기자 : 하이브리드 전쟁이라고 하는데 정확히 이게 무슨 뜻이에요?

조상근 교수 :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작년에 일어났던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을 보면 사전에 물리적인 충돌을 먼저 안 했어요. 사이버전을 먼저 하고, 그다음에 전자전을 먼저 해요. 우리나라가 오물 풍선 때문에 지금 고통 겪고 있는데, 전자전에서도 GPS 교란 같은 것들을 해버려요. 사이버전과 GPS 교란을 하게 되면 군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혼란에 싸이게 되잖아요. 결국 국가 총력전 3요소인 국민, 정부, 군의 신뢰관계가 약해지는 거예요. 서로 책임론이 나오기 때문에. 상대국이 혼란하게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무력을 집어넣는 거예요.

해저 케이블 파손, 왜 지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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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 이렇게 되면 누가 했는지 금방 밝혀지잖아요. 근데 왜 하필 이 시기에 해저 케이블을 절단했다고 보세요?

조상근 교수 : 내년 1월 20일에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고, 지금처럼 전 세계 전쟁이나 분쟁에 관여하지 않겠다, 자국 우선주의로 가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취지에서 또 취임하기 이전이지만 트럼프가 활동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스라엘이라든가 하마스의 분쟁에서도 종전, 휴전의 조짐이 보이고 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그런 분위기가 보이고 있잖아요.

결국 힘의 모멘텀이 러시아 쪽으로 가고 있다는 거예요. 조금씩. 유리한 쪽으로. 그렇기 때문에 아까 말한 것처럼 이 나토 호수를 그냥 여기서 나토의 것으로 고착시켜 놓으면 안 되기 때문에 회색지대화 시켜 놓은 거예요. 우리 서해 5도 보시면 알겠잖아요. 북한이 계속 도발하게 되면 그 길을 분쟁 지역화 해놓고, 나중에 여차하면 자기 영토로 편입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놓는 거죠.

발트해도 전략적으로 지금뿐만 아니라 미래의 전략적 이점을 위해서 계속해서 회색 지대를 만들어 놓는 거예요. 트럼프 이슈 때문에 자기한테 모멘텀이 왔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지금 계속해서 건드리고 있는 건데 자기가 직접 안 하고 누구한테 시키죠. 중국 선박이 했잖아요. 회색 지대 처리한 거잖아요. 그런 방식으로 하는 거죠.

해저 케이블 파손, 러시아가 배후라면?

한지연 기자 : 아까 이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을 것이다. 그런 가능성을 지금 조사를 하고 있는데,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반대로 나토 국가들 간의 어떤 변화, 그러니까 오히려 경제적 측면에서 좀 더 끈끈한 협력을 불러온다거나 이런 반대 급부가 생겨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조상근 교수 : 당연한 거죠. 경제 안보 측면에서는 90% 이상이 해저 케이블에 의해 네트워크, 전력, 에너지 자원들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소행으로 명확하게 밝혀진다면, 물론 밝혀지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에 끈끈해지겠죠. 경제 안보라는 개념이 되는 건데.

그래서 발트해 주변에 있는 국가들 사이에서, 예를 들어서 발트해를 지키기 위해서 거기에 맞는 무기체계를 같이 협력해서 Ramp;D를 추진하거나, 새로운 무기체계를 도입해서 군비 경쟁이 강화될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EU라는 경제 공동체가 러시아라는 적에게 더 반감을 사게 하는 사건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나토가 결집하게 하는 것이 될 수도 있고요. 경제적인 측면에서 EU가 탈 러시아를 하면서 다른 나라와의 무역을 더 촉진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는데, 러시아 입장에서 이걸 모르고 했을까요? 알고 한 거죠. 계산하고 한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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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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