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추리닝, 비싸도 인기 많아요"…구제 의류도 프리미엄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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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2030의 새로운 추구미, 슬로패션① - 구제의류 찾는 2030
[편집자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패션산업은 매년 1000억 벌에 달하는 의류를 생산한다. 이중 73%는 재고로 남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패션산업이 배출하는 탄소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에 달한다. 이러한 인식 속에 유행을 따르는 대신 친환경적으로 옷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경향인 슬로패션이 점차 주목받는다. 중고 구제 의류들은 값싼 프리미엄이 붙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으로 재탄생 중이다. MZ세대가 슬로패션을 소비하는 법, 친환경적 의류 소비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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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수입 구제의류 전문점 옴니피플갤러리에서 맨투맨 티셔츠를 살펴보는 고객의 모습/사진=조한송 기자 |
지난 18일 오전 샤넬·구찌 등 명품 매장이 들어선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외관부터 고급 패션 편집숍을 연상케하는 구제의류 매장이 들어서 있다. 이곳은 아메리칸 빈티지를 콘셉트로 1980~1990년대 유행했던 미국산 구제 의류들을 들여와 선보이는 편집숍이다.
해당 구제의류 매장의 주요 인기 아이템은 폴로와 리바이스의 옛 제품들이다. 매장을 둘러보면 기성 상품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기성품 구제 의류 이외에도 디자이너들이 구제 의류들에 그림을 그리거나 패턴을 다시 입힌 업사이클링 제품의 비중도 20~30%가량 된다. 매장 한켠에 비치된 추리닝 바지들은 맨투맨 티셔츠를 조합해 만들어진 것으로 바지 하단에 맨투맨의 주머니가 달린 것이 특징이었다. 구제 의류를 활용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을 만든 것이다. 그 옆에는 리바이스 청바지를 활용해 만든 작은 가방들이 놓였다.
구제 제품이지만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해당 추리닝 바지의 가격은 20만원에 달했다. 진주 등의 장식으로 리폼해 내놓은 리바이스 청자켓은 39만원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패턴, 그리고 단 하나뿐인 제품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찾는 고객이 많다고 한다. 수입 구제의류 전문점 옴니피플갤러리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한다"며 "주 상품들은 1980~1990년대 만들어진 것들인데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지금 만들어진 것과 원단이나 질감에서 차이가 있다보니 찾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만 이곳 매장 말고 아폴로, 빈티지덕 등 유명 구제의류숍 두 곳이 들어서 있다. 주 고객층인 20~30대 여성에게 이곳은 보물찾기 명소다.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서 열리는 주요 브랜드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에 들렀다가 구제의류숍 찾는 것이 주요 코스다.
패션회사 LF에서 자체 유튜브 LF랑 놀자와 인스타그램 9to6 채널을 운영중인 임형익 매니저와 박소연 매니저도 해당 매장을 즐겨찾는 고객중 한명이다. 매일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발견해 소개하는 것이 주 업무인 이들이지만 구제의류숍에는 매번 이들이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제품들이 넘쳐난다. 박 매니저는 "보물찾기 하는 느낌으로 일주일에 한 두번은 구제 의류숍을 방문한다"며 "구제 의류들을 구매함으로써 환경 보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설명했다.
중고 제품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구제 의류 전문점들도 변화중이다. 과거 동묘시장의 분위기를 떠올렸다면 착각이다. 프리미엄의 느낌을 강조하며 매장 인테리어에도 힘쓰고 고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힘쓰고 있다. 희소성과 프리미엄을 앞세운 구제의류 숍들은 기성복 브랜드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새옷만 팔던 주요 백화점도 구제 의류 모시기에 나섰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창고형 빈티지숍인 비바무역은 부산, 천안 등의 대형 백화점에서 임시 매장을 열었다. 팝업 행사에는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방문해 화제가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각자의 개성과 멋은 살리면서도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보니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고자 마련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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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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