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금 왜 깎나" 고령층 술렁…초유의 상황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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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민연금 年 8만원씩 오를때
50대는 年 50만원 추가 납부
국민연금 보험료 9 →13%…세대별 차등인상
정부 연금개혁 추진계획 확정
젊을수록 천천히 인상…소득대체율 40→42%
자동조정장치 도입…기금고갈 최대 32년 늦춰
50대는 年 50만원 추가 납부
국민연금 보험료 9 →13%…세대별 차등인상
정부 연금개혁 추진계획 확정
젊을수록 천천히 인상…소득대체율 40→42%
자동조정장치 도입…기금고갈 최대 32년 늦춰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 최혁 기자
정부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은 40%에서 42%로 높이는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안을 내놨다. 보험료율 인상 속도는 세대별로 차등화하고,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 보장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재정·인구 여건에 따라 연금액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자동조정장치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현재 2056년으로 예상되는 기금 고갈 시점을 2088년까지 최대 32년 늦춘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4일 ‘2024년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정부는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공론화 논의 내용 등을 고려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혁안은 큰 틀에서 더 내고 더 받는 안이다. ‘내는 돈’인 보험료율은 1996년 이후 26년간 유지돼온 현행 9%에서 13%로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받는 돈’을 좌우하는 명목소득대체율은 40%에서 42%로 상향 조정한다. 2007년 연금개혁으로 60%였던 소득대체율은 2028년까지 40%로 단계적으로 낮아지는데, 올해 소득대체율인 42% 선에서 인하를 중단하는 것이다.
정부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에 해외·대체투자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장기 운용수익률을 현재 4.5%에서 5.5%로 1%포인트 높이면 2056년으로 예고된 기금 고갈 시점을 2072년으로 16년 늦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자동조정장치까지 도입하면 기금 고갈 시점을 최대 32년 늦출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료율 인상 속도는 20대는 연간 0.25%포인트, 30대는 0.33%포인트, 40대는 0.5%포인트, 50대는 1%포인트 오르는 식으로 차등화했다.
정부 개혁안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은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화는 ‘세대 갈라치기’, 자동조정장치 도입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국회가 연금특위 등 연금개혁 논의 구조를 마련하는 대로 정부안을 국회에 보고하고 협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세대간 공정성 담은 최초안
20대 0.25%P씩 16년간 인상…50대는 1%P씩 4년간 올려
“모든 세대가 제도의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20대 0.25%P씩 16년간 인상…50대는 1%P씩 4년간 올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열린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서 연금개혁 정부안의 방향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부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대신 소득대체율도 40%에서 42%로 높인다. 세대 간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 자동조정장치 도입, 지급 보장 명문화 등을 통해 국민연금 제도 신뢰를 제고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 부담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모수개혁 넘어 구조개혁 ‘첫 시도’
복지부에 따르면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국민연금기금은 2041년 1882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56년 완전히 고갈된다. 작년 말 기준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2236조원과 맞먹는 기금이 15년 만에 사라지는 셈이다.
정부는 이번 연금개혁안의 3대 원칙을 ‘지속 가능성 제고’, ‘세대 간 공정성’ 그리고 ‘노후 소득 보장’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보험료율을 높이는 모수개혁과 최소 1%포인트 이상의 기금수익률 제고,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결합해 현행 2056년으로 예고된 기금 고갈 시점을 최대 2088년까지 32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기금 규모는 2063년 5000조원 수준까지 늘어난다.
정부가 보험료율을 13%로 묶으면서도 상당한 재정 안정 효과를 제시한 것은 자동조정장치 도입 덕분이다. 정부는 이르면 2036년부터 가입자 감소율, 기대여명 증가율 등을 매년 국민연금 인상률에 반영할 방침이다. 가입자 감소 속도가 빠를수록, 수급자들의 기대여명이 길어질수록 인상률을 낮춰 기금의 지출 증가 속도를 늦춘다는 의미다. 2036년은 보험료율 인상 등 모수개혁이 이뤄진다는 가정하에 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을 넘어서 적자로 돌아서는 시점이다. 역대 정부에서 연금개혁이 논의됐지만 가입자만이 아니라 수급자까지 개혁의 부담을 나눠지는 구조개혁을 제시한 것은 이번 정부가 처음이다.
세대 간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 역시 이번 개혁안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전체 보험료율 인상폭인 4%포인트를 20대는 0.25%포인트씩 16년, 30대는 0.33%포인트씩 12년, 40대는 0.5%포인트씩 8년, 50대는 1%포인트씩 4년에 걸쳐 인상한다. 2022년 연령대별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새로운 제도가 적용된 첫해 월평균 415만원을 받는 50대 가입자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49만8000원 추가 납부한다. 소득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첫해를 포함해 총 4년 동안 보험료가 매년 49만8000원씩 증가한다. 반면 20대월평균소득 255만원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매년 7만6500원씩 총 16년 동안 오르게 된다. 현재 59세인 국민연금 의무가입연령 상한을 64세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연금 깎인다” 기성세대 저항 넘어야
정부가 역대 처음으로 모수개혁을 넘어 구조개혁까지 망라한 연금개혁안을 내놨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안은 모수개혁만 보면 ‘더 내고 더 받는’ 안이지만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고령층의 연금 인상폭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대 간 보험료 차등에 대한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안에 따르면 보험료율 인상이 시작되는 시점의 나이를 기준으로 보험료가 인상된다. 예를 들어 2025년부터 보험료율이 인상될 경우 그해 50세인 1975년생은 매년 1%포인트씩 올라 2028년이면 보험료율이 13%로 높아진다. 불과 한 살 어린 1976년생은 0.5%포인트씩 보험료율이 인상돼 2033년에야 13%에 도달한다. 한 살 차이로 보험료 부담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빼면 기금 고갈 연장 효과는 16년에 불과하다”며 “정부안이 통과돼도 2088년이면 기금이 고갈된다는 것은 이번 개혁만으로 지속 가능성이 완전히 달성된 것은 아니란 의미”라고 지적했다.
황정환/설지연/허세민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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