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공사가 갑이죠"…천정부지 공사비에 강남 재건축도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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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부촌’ 방배7구역
두차례 유찰 후 재입찰
역세권 입지 뛰어나지만
“공사비 책정 낮아” 외면
두차례 유찰 후 재입찰
역세권 입지 뛰어나지만
“공사비 책정 낮아” 외면
두 차례 유찰된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이 재입찰 절차에 돌입했다. 건설업체들의 자금조달·공사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서울 핵심 입지의 재건축 사업지들도 시공사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7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세 번째 입찰 공고를 냈다. 조합은 21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후 28일까지 입찰참여 의향서를 받을 예정이다.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될 입찰은 오는 12월 9일에 마감된다.
방배7구역 사업은 1만 7549.8㎡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9층의 공동주택 6개 동, 316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체 공사비는 1772억 2500만원으로 3.3㎡평당 공사비는 약 980만 원에 달한다. 이는 신반포2차 재건축사업3.3㎡당 950만 원과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사업3.3㎡당 840만 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서울 방배동 일대는 문화·예술·교육·녹지 인프라가 갖춰진 전통적 부촌으로 평가받는다.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등 주요 예술 단체가 상주하는 예술의전당과 국립국악원이 인접해 문화 여건이 풍부하며 서울고, 상문고 등이 위치해 교육 환경도 우수하다. 청계산과 우면산 자락, 서리풀공원, 방배근린공원 등 녹지환경도 잘 갖춰져 있어 주거 여건이 쾌적하다.
방배7구역 사업지는 지하철 7호선 내방역과 2호선 방배역이 가까우며 서리풀터널을 통해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 그리고 교대역과 강남역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방배7구역은 단독주택과 다세대·다가구주택빌라 등 저층 주택가로 구성되어 있어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단독주택 재건축의 경우 노후도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안전진단을 거치지 않아도 돼 사업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앞서 4월과 6월에 진행된 입찰은 건설사들로부터 외면받았다. SK에코플랜트가 관심을 보였으나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방배7구역 재건축 사업을 통해 강남·서초권에 첫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고자 했던 호반건설도 끝내 입찰을 포기했다.
정비업계에선 방배7구역의 사업 규모가 작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316가구에 불과해 일반분양이 적어 건설사가 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선 조합이 공사비를 상향해 책정하지 않는 이상 이번 입찰도 앞선 두 번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방배7구역 조합은 앞선 두 번의 입찰 공고와 동일하게 공사비를 책정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방배 지역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사업인 만큼 마감재나 시공방식 등에 대한 조합의 눈높이가 상당할 것”이라며 “현재 공사비 수준으로는 시공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방배7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인건비와 자재비를 고려해 적정선에서 공사비를 책정한 것”이라며 “공사비는 동일하지만 일부 입찰 조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서울 핵심 입지의 정비사업이 추진되어도 건설업체들이 참여 여부를 놓고 숙고하는 분위기다. 입찰에 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유찰되거나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현행 도시정비법은 조합과 특정 건설사 간 유착을 막고자 경쟁 입찰을 2번 이상 시도하도록 하고 있다. 단독 입찰로 인한 유찰 상황이 2번 반복된 후에야 시공사와 조합이 따로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은 두 차례에 걸친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단독 입찰한 현대건설이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신반포27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수의계약 대상자인 SK에코플랜트를 시공자로 선정했다.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네 번째 시공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고금리·고물가는 여전하다”며 “자금조달·공사비 부담이 커진 건설사들은 서울 핵심지역 정비사업이라 해도 입찰엔 신중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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