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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도 못갚는 지방 中企·자영업자들…전북·제주銀 연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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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0회 작성일 24-07-0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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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올들어 전국 곳곳 줄도산 공포
제주 숙박 휴·폐업 1년 새 40배
상반기 중소건설사 16곳 부도
대전·천안 대형마트도 문 닫아

얼어붙은 경기, 지방銀 부실로
전북銀 대출 연체율 1.57% 달해
제주銀 부실 대출 작년 두 배

이자도 못갚는 지방 中企·자영업자들…전북·제주銀 연체 눈덩이


강원 원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가게를 접기로 했다. 매출이 점점 쪼그라들어 번 돈으로 이자도 갚기 힘든 상황에 놓인 탓이다. 제주도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던 B씨는 올초 문을 닫았다. 그는 “코로나보다 무서운 고금리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대출 이자도 제때 갚지 못하는 지방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이 여파로 서민 금융 방파제 역할을 해온 지방은행마저 흔들리고 있다. 특히 강원, 제주,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지방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커졌다. 금융권에선 지방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들의 매출 감소와 연체율 상승세는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 지방 곳곳 폐업 공포
지방 곳곳이 줄폐업 공포에 휩싸였다. 제주도는 올 들어 휴·폐업에 들어간 숙박시설만 248곳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6곳과 비교하면 1년 새 40배 폭증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부담에 엔저 직격탄으로 관광객 발길마저 끊기면서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지방 유통업체들도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 적자에 허덕이던 홈플러스 서대전점은 결국 이달 폐업을 택했다. 지난 4월에는 이마트 천안 펜타포트점이 문을 닫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파산한 중소 건설사도 부지기수다. 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16곳이다.

제조업 기반의 지방 중소기업들도 경기 침체로 공장 가동률 하락과 고금리 여파 등에 시달리다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다. 지방 중소기업들이 밀집한 부산·울산 지역의 현장 체감경기는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제조업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77.3으로 떨어졌다. 올해 5월 중소제조업의 평균 가동률도 70.3%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 부실 부메랑 맞은 지방은행
얼어붙은 지방 경기는 지방은행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 중소기업 대출 건전성은 악화일로다.

기업은행이 내준 전체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규모는 3조4391억원1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작년 말 대비 한 분기 만에 부실채권이 2500억원이나 늘었다. 지방은행들의 중소기업 연체 대출 잔액 역시 2년 새 3345억원에서 8719억원으로 161% 폭증했다.

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에게 내준 대출은 더 심각하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숙박·음식점 업종 연체율은 2.16%로 급등했다. 제조업1.0%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지역별로 제주, 전북, 강원, 충청 등의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전북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1분기 기준 1.57%에 달했다. 작년 말 1.09%에서 한 분기 만에 0.47%포인트 치솟았다.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통틀어 가장 높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 평균 연체율0.2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제주은행의 부실채권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제주은행의 올 1분기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25%로 작년 같은 기간0.66% 대비 두 배가량 높아졌다. 가계대출 연체 잔액251억원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 잔액288억원 모두 역대 최고치로 불어났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가 가장 많은 지역인 강원도 연체율은 2.60%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선 지방은행의 연체율 상승 추세가 올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은 채무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채무 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밀접 업종과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방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재원/양지윤/원종환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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