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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미스터 엔도 오락가락…환율 전망의 교훈 [매일 돈이 보이는 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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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6회 작성일 24-07-0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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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상승 속도가 무섭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60엔대가 무너졌다. 외환시장에도 군중심리가 작용한다. 떨어질땐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하락을 예측한다. 오를 땐 그 반대다. 최근 엔화 환율이 빠르게 오르자 환율이 추가적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달러당 원화 환율도 덩달아 오르면서 14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아시아권 환율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차관이 “달러당 엔화 환율이 6개월내 13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시장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전망을, 그것도 최고의 엔화 환율 전문가가 언급했다는 점에서 일단 주목을 받는다. 그의 말대로 엔화 환율은 130엔까지 떨어질까. 그의 전망을 검증해본다.

천하의 미스터 엔도 오락가락…환율 전망의 교훈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6월28일 세계경제연구원IGE 주최로 열린 국제금융콘퍼런스에 참석해 향후 엔화 전망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콘퍼런스의 주제는 ‘글로벌 지정학적 분열과 산업 대전환을 넘어 : 아시아의 새로운 금융허브, 서울의 비전’이었다. 하지만 이날 달러당 엔화 환율이 161엔을 넘어서며 1986년 12월 이후 3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참석자들의 관심은 엔화의 향방에 집중됐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이 1995년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국장으로 부임할 당시 엔화 환율은 80엔대였다. 하지만 그는 국제금융국장 시절부터 일본의 외환정책을 총괄하면서 엔화 환율을 끌어올렸다. 그가 대장성 차관으로 재직할 당시인 1998년에는 엔화 환율이 140엔대까지 올랐다. 당시 그는 외환시장에서 ‘미스터 엔’으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금까지도 그의 카리스마와 전문성을 능가하는 환율 전문가는 아시아권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이론과 현실에서 외환시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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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일본경제 회복세, 미국 경기는 침체 가능성에 베팅
사카키바라는 엔화 전망과 관련해 “미국 일본의 경제상황을 감안할때 엔화는 곧 강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화가 강세가 되면 환율은 떨어진다. 그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을 놓고 볼 때 달러당 엔화 환율은 130~140엔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엔화 환율 160엔보다 20엔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 급등세와는 전혀 상반된 발언이다. 그의 말은 일본과 미국의 경제상황과 관련이 깊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뒤집어 보면 일본경제는 향후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미국 경기는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일본의 외환정책과 관련한 언급도 했다. 그는 향후 일본 정부가 엔화 환율의 추가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엔화 환율이 계속 오르면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은 여럿 있다.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1조1382억 달러로 세계 최고다. 일본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이 국채를 팔아 달러를 확보한 다음 달러를 외환 시장에 풀면 달러 값은 하락하고 엔화 값은 올라 엔화 환율은 떨어진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린다면 역시 달러 가치 하락요인이 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1~2회 정도 미국의 금리인하를 점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엔화 강세 요인이 된다.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고 미국과의 금리차를 줄여 환율 안정을 꾀하기 위해 정책 금리를 올리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은 엔화 환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카키바라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엔화 값이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엔-달러 환율 160엔 전망 넉달후 “130엔 수준으로 내려갈 것”
하지만 과거 그의 발언을 보면 조금 다른 생각을 갖게도 만든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의 엔화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부터 계속됐다. 2023년 7월 그는 “2024년 엔-달러 환율은 160엔 수준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엔-달러 환율은 140엔을 넘나들던 때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족집게 같은 발언이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전망을 바꿨다. 2023년 11월 엔-달러 환율은 150엔대를 오르내렸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당시 “현재 엔화가치는 최저수준”이라며 “엔화는 조만간 강세로 돌아서 2024년 여름쯤 달러당 130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3년 7월 이후 4개월 사이에 엔화에 대한 전망을 180도 바꾼 것이다. 하지만 이 전망은 틀렸다. 그가 언급한 2024년 여름인 6월말 엔화 환율은 160엔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2024년 3월에도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에 달러당 엔화 환율은 13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반복했고 2024년 6월에도 이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본 중앙은행이 2024년 3월 단기 기준금리를 올리는 조치를 단행했고, 추가적인 긴축 정책을 펼 것임을 예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갈수록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종전 일본 당국이 엔화 환율이 150엔을 넘으면 시장개입을 통해 환율을 하향 안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본 당국의 개입과 긴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엔화 환율은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넘쳐나 ... 지금은 환율을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할 때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사카키바라 전 차관의 행보를 보면 몇 가지 시사점이 있다. 먼저 환율을 전망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절감케한다. 실제 일본의 엔화 환율 정책을 수년간 담당했고 경제이론에도 정통한 사카키바라 전 차관조차도 엔화 환율을 제대로 전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그만큼 환율에 미치는 변수가 많고 이 변수들은 시시각각 바뀐다. 특히 요즘처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시기가 없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 등 경제적 변수도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 영국 일본 등의 선거와 같은 정치이슈들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제는 물론 정치 외교에서도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기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의 환율 전망을 믿고 투자를 하는 것은 거의 도박에 가깝다. 환율은 항상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공격보다는 방어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다. 미래 환율 수치에 대한 전망보다 그런 전망을 하게 되는 현실적인 근거에 더 주목하는 것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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