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아워홈 인수…세 개의 산을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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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의 꿈은 언제나 이뤄지나
한화그룹이 범LG 계열로 국내 2위 단체급식 업체인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재계가 시끌시끌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인수전을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인수 과정이 마냥 순탄하게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아워홈 오너 남매간 갈등이 워낙 심각해 지분 인수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는 데다 김동선 부사장 측 자금력이 취약하다는 점도 변수다.


한화, 아워홈 인수 추진
삼남 김동선 부사장 진두지휘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인수 대상은 故 구자학 아워홈 선대회장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약 57.84%다. 아워홈 기업가치로 1조5000억원지분 100% 기준이 거론되는 만큼 인수 자금은 86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아워홈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인 故 구자학 회장이 창업한 회사다. 구자학 회장은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 독립해 아워홈을 설립했다.
한화는 최근 아워홈 실사를 끝내고 머지않아 아워홈에 대한 최종 거래 조건을 확정 짓겠다는 목표다. IB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은 이미 한화와 지분 인수 가격 등을 명시한 주식거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구지은 전 부회장, 구명진 전 이사와의 논의만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67%, 구명진 전 이사는 19.6% 지분을 보유했다.
한화의 아워홈 인수는 과연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까. 인수 과정에서 복병이 될 만한 변수가 적잖다.
첫째 우선매수청구권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은 주당 6만5000원에 아워홈 주식을 한화에 매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도 주당 6만5000원 또는 그 이상 가격으로 한화보다 먼저 지분을 인수할 권리를 갖게 된다. 아워홈 정관에 따라 주주가 회사 주식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먼저 주식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기회를 줘야 한다. 만약 구지은 전 부회장이나 구명진 전 이사가 주식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면 한화보다 먼저 구본성 전 부회장, 구미현 회장의 주식을 매수할 권리가 있다는 의미다. 만약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면 한화의 아워홈 인수는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한화는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의 우선매수권 행사 기회가 소멸됐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아워홈은 2024년 9월 구지은 전 부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공동매각에 대한 의향을 묻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의견 제시 기간으로 한 달을 줬다. 이에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은 실사 과정 참여권 보장과 가격 산정의 적합성을 따지기 위한 정보를 공유해달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아워홈 측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 한 달 기간 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므로 권리가 소멸됐다고 본다. 하지만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은 아워홈의 일방적인 통보였던 만큼 여전히 우선매수권 권리가 유효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혹여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가 아워홈 지분을 끝까지 매각하지 않을 경우 한화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한화가 나머지 오너 일가 지분을 모두 사들인다 해도 구지은 전 부회장, 구명진 전 이사 지분 탓에 경영상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주요 경영 사항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사항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구지은 전 부회장 입장에서도 현재 지분20.67%만으로는 아워홈 주요 경영 사항에 관여하기가 녹록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 입장에서는 아워홈 지분 100% 확보가 목표인데 오너 남매간 경영권 갈등이 워낙 심했던 만큼 오너 일가 지분 모두를 사들이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둘째 인수 대금도 변수다.
IB업계에 따르면 한화 측은 아워홈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재무적투자자FI로 IMM크레딧솔루션을 확보했다. 한화 측이 제시한 아워홈 기업가치는 약 1조5000억원으로, IMM크레딧은 이 중 약 2000억~3000억원을 지원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다만 아워홈에 붙은 1조5000억원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가치에 적용하는 배수멀티플가 경쟁사 대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IB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주로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 배수를 적용한다. 주식 시장에서 시가총액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과 비슷한 역할이다.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이는 EBITDA로, 몇 년이 지나면 빚을 다 갚고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지표다.
아워홈의 지난해 EBITDA는 약 1577억원이다. 아워홈의 기업가치가 1조5000억원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약 11배의 멀티플이 적용돼야 한다. 그러나 이를 경쟁사에 적용되는 멀티플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대표 경쟁사인 현대그린푸드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EBITDA 대비 6배 높은 4800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신세계푸드와 CJ프레시웨이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멀티플은 1~2배에 불과하다. 만약 아워홈에 멀티플 6배를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약 9500억원, 2배를 적용하면 약 3200억원으로, 한화가 평가한 기업가치와 차이가 크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아워홈의 기업가치 1조5000억원은 다소 높게 평가됐다는 판단”이라며 “IMM이 프라이빗에쿼티PE가 아닌 사모대출 전문회사인 크레딧솔루션을 통해 투자 부담 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이유도 몸값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EV/EBITDA라는 같은 기준을 놓고 경쟁사와 비교하면 아워홈에 적용되는 멀티플이 크게 높은 수준”이라며 “아워홈과 실적 규모가 비슷한 현대그린푸드의 최근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밑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인수 주체가 사모펀드 같은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니라는 점과 Mamp;A 특성을 고려하면 한화가 1조5000억원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경영권 지분에 대한 Mamp;A는 지분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는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평가받는 기업가치의 20~30% 수준이 일반적이다. 즉, 아워홈에 현대그린푸드의 EV/EBITDA 6배를 적용한 기업가치 약 95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000억~3000억원을 더하면 약 1조3000억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한화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고려해 2000억원 정도는 더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투자 후 5~10년 사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평가한다”며 “반면 회수 부담이 없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위해 인수하는 전략적투자자SI의 경우 FI보다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이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규모 급식을 할 만한 사업장을 여럿 갖고 있다”며 “계열사 간 거래캡티브가 확대되면 그만큼 실적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한화가 어떻게 자금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인수 주체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지난 3분기 기준 보유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약 1294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모대출 전문회사 IMM크레딧솔루션이 약 2000억~3000억원을 지원할 경우, 나머지 자금은 한화그룹 내 보유 현금을 활용하고 금융권에서 인수금융을 일으켜 조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워홈 기업가치를 1조5000억원으로 평가한다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지분 가치만 합산해도 약 9000억원에 이른다. IMM크레딧솔루션에서 조달할 2000억~3000억원을 제외해도 5000억~6000억원에 이르는 현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 중이기는 하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외식 사업 시너지 “글쎄”
급식업 성장성 높지 않아
셋째 한화가 아워홈 인수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도 변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입장에서는 아워홈 인수에 성공할 경우 그동안 중단했던 단체급식 사업 재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9년 호텔, 리조트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큰 외식 브랜드 사업을 제외하고 위탁급식푸디스트, 식자재 유통소후레쉬 사업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위탁급식 사업에서 철수하나 싶었지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 한화푸드테크가 최근 급식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한화가 단체급식 사업에 다시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이 과정에서 아워홈 인수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체급식 사업을 해온 아워홈은 최근 실적이 날개를 달았다. 아워홈의 2023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942억원에 달했다. 매출도 같은 기간 8% 늘어난 1조9834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현금 창출력이 높다는 점은 김동선 부사장 입장에서 군침을 흘릴 만한 대목이다.
다만 한화가 아워홈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일으킬 시너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는다. 현재 한화가 기대하는 만큼 시너지를 일으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부정적인 전망의 근거로 단체급식 산업의 성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거론된다. 한국급식학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단체급식 시장 규모는 약 16조원으로 추정된다. 2018년 이후 시장 규모가 정체된 상황이다.
또한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아워홈을 비롯해 현대그린푸드·삼성웰스토리·CJ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 기업이 80% 이상을 점유하는 과점 시장이다. 이들 모두 탄탄한 모기업이 버티고 있어 점유율 확장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단체급식 사업은 대기업들이 오랜 기간 맡아온 사실상 전통 영역의 산업인데 한화 입장에서 기존 호텔, 리조트 사업과 특별히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포인트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차라리 중소 호텔, 리조트 업체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다만 한화가 단체급식 수주에 용이한 계열사를 두루 갖췄다는 점은 긍정적인 포인트다. 한화가 주력하는 우주항공, 방산, 에너지 사업장 등 단체급식 수요가 꽤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 한화가 아워홈 인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범LG가인 아워홈이 기존 급식 물량을 지켜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아워홈의 LG 계열사 급식사업장이 시장에 공개입찰로 풀려 경쟁사로 넘어갈 경우, 기존보다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아워홈이 담당하는 LG, LS, GS, LX 등 범LG가 물량은 약 110곳 정도로 추정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범LG가에서 기존 아워홈에 주던 수주를 한화에 내주기 꺼리는 눈치”라며 “한화가 아워홈을 인수할 경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중요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그리는 푸드테크 사업과의 시너지는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푸드테크 사업을 펼치면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로봇 파스타 레스토랑 ‘파스타X’를 선보인 데 이어,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하고 경기 성남시에 대규모 연구·개발Ramp;D센터를 열었다. 한화로보틱스가 갖춘 푸드테크 기술력을 아워홈에 적용하는 그림도 고려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한화로보틱스는 CJ프레시웨이와 푸드 서비스 산업에 로봇·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2호 2025.01.08~2025.0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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