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흔들리는 건설사…은행권 건설업 대출 부실 어쩌나 > 경제기사 | economics

5대은행, 건설업 부실대출 비율/그래픽=김지영

NH농협은행의 건설사 대출 부실이 쌓이고 있다. 다른 주요 은행과 비교해 건설업 대출의 비중이 크고, 부실률도 높다. 특히 중소형 건설사의 자금난이 커지면서 부실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건설업 대출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66%로 1년 전과 비교해 0.87%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 된 여신으로 부실대출로 분류된다. 5조2493억원의 대출 중 1394억원이 3개월 이상 상환기일이 밀렸다.

농협은행의 건설업 대출 부실률은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전체 기업대출의 부실대출 비율은 0.70% 수준이다. 대출 규모가 가장 큰 업종인 서비스업·기타의 부실률0.38%과 비교하면 건설업 부실률이 7배가량 높다.


다른 주요 은행과 비교해도 농협은행 부실 비율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출 부실률은 △KB국민은행 1.55% △우리은행 1.48% △하나은행 1.07% △신한은행 0.93%이다. 부실 대출 규모도 농협은행이 가장 크다.

농협은행은 특수은행의 특성상 지방 영업망이 강한데, 대출 수요가 많은 지역 중소형 건설사들과 거래도 많다. 농협은행은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1000개 이상의 영업점포출장소 포함를 운영 중이다. 실제 농협은행의 기업대출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5대 은행 평균3.1%보다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에 대출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중소형 건설사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대출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능력 평가 58위의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도 지난 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농협은행의 신동아건설 직접 익스포저 규모는 233억원으로 주요 은행 중 가장 많다. 이어 △KB국민은행 74억원 △우리은행 24억원 △하나은행 10억원 순이다. 다만 영업 규모에 비해 익스포저 규모가 크지 않고, 대부분 담보 대출이라 손실액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농협은행의 설명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자금난이 전반적인 현상이어서 농협은행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건설업의 차입금평균 이자율은 4.53%로 1년 전과 비교해 0.57%P 상승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은 205.35%로 전년 동기보다 50.25%P 하락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는 대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부실이 발생하면 다른 업종에 비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0월 폐업한 건설사는 2104개로 이중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종합건설사도 394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부실대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이슈 차주와 부실기업 사후관리, 관심주의등급 기업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관리계획 등 정기 점검을 제도화해 부실 사전 예방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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