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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따뜻함이 망해가던 美회사 살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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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회 작성일 24-10-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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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한국적 따뜻함이 망해가던 美회사 살렸죠quot;


"한국의 젊은 사람들이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걸 알고 있습니다. 과도한 사회적 긴장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좀 더 정 있는 사회로 돌아가야 합니다. 진짜 한국적인 것이 필요합니다."

하버드대와 동 대학 로스쿨 졸업,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앤드컴퍼니와 사모펀드에서 근무, 망해가던 의류 브랜드 애슐리스튜어트의 최고경영자CEO로 흑자 전환에 성공.


성공으로만 가득 찬 이력을 가진 제임스 리는 사실 인생 전반이 진짜를 찾는 여정이다.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황과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

제임스 리가 하버드대를 졸업했을 때 이민 1세대인 그의 부모님은 타향살이의 설움을 다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연봉이 낮은 고등학교 교사를 직업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그는 "하버드대에 다닌 것이 자랑스러웠지만 하버드가 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스쿨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제를 공부한 그는 보스턴의 한 사모펀드 회사에서 일하다 2013년 파산 위기에 몰린 기업 애슐리스튜어트의 경영을 맡았다. 원래는 투자자들에게 최대한 회사의 자산을 매각하고, 안전하게 파산 절차로 이끄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 정체성을 찾고 진짜를 찾게 됐다.

애슐리스튜어트는 흑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빅사이즈 의류 브랜드다. 사회적 주류를 위한 옷은 아니었다. 수십 년이 지나면서 본연의 색을 잃었다. 사세가 기울어진 회사답게 회계도 엉망이었다.

제임스 리는 일단 구성원들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 회계에 나오지 않는 애슐리스튜어트의 자산을 찾고자 했다. 그는 "회계장부상의 숫자가 모든 걸 보여주지 않는다. 그 너머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진짜는 숫자로만 나타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제임스 리가 주목한 건 친절 그리고 정이었다. 그는 "경제학의 기본 전제는 합리적 인간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사람들은 매우 감정적이다. 숫자로만 설명할 수 없다. 경제와 경영이 사회과학인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숫자 이상의 무언가를 찾았다. 그는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대했을 때 그들은 내게 정을 줬다"며 "내 어머니의 장례식에 매장 직원까지 찾아와 우리 가족을 위로하고 나를 존경해줬을 때의 감정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따뜻한 관계를 통해 2016년 애슐리스튜어트를 2000만달러 흑자 기업으로 만들었다.

제임스 리는 그의 성공이 한국다움에서 나왔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나를 보면 자신들보다 더 한국인 같다고 말한다. 아마도 부모님이 미국으로 넘어왔던 시점의 한국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한국인의 정, 한국 문화 같은 것들을 활용하면 향후 50년은 한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리는 사모펀드 업계에 대해서도 진짜를 추구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모펀드들은 투자한 후 이익을 내 다시 환수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며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공기금들이 최근 사모펀드에 회의감을 느끼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지금 방식으로 사모펀드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리는 미국에서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책 레드 헬리콥터의 저자다. 이 책은 아마존에서 경영 자서전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올해 말 번역본이 한국에 출간될 예정이다.

[최근도 기자 /사진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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