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희망퇴직 바람, 30대도 짐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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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증가 등 맞물려 수요 늘어
은행들, 최대 31개월치 임금 지급
은행들, 최대 31개월치 임금 지급

국내 주요 은행들의 올해 희망퇴직자 수가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이익으로 퇴직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에 퇴직금 규모는 다소 축소됐지만, ‘인생 2막’ 설계를 서두르는 최근 경향과 ‘파이어족’조기 은퇴 희망자 증가로 신청자는 늘어나는 분위기다. 희망퇴직 대상이 4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으로까지 낮아진 것도 신청자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올해 희망퇴직자 541명을 확정했다. 지난해 234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5대 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농협은행은 391명이 회사를 떠났다. 전년 372명 대비 20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최근 희망퇴직 접수를 마무리한 국민은행도 지난해674명와 비슷하거나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접수 마무리 단계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분위기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는 은행들이 희망퇴직 조건을 퇴직자들에게 다소 불리하게 바꾸면서 희망퇴직자가 급감했다. 이자 장사로 번 돈으로 희망퇴직 조건을 좋게 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최대 기본급 35~36개월치를 지급하던 희망퇴직금 규모를 31개월로 낮췄다. 이에 희망퇴직 수요가 감소하면서 5대 은행 희망퇴직자1967명는 전년 대비 약 21% 축소됐다.
올해 희망퇴직 조건특별퇴직 임금도 지난해와 별반 다르진 않다. 다만 대상 범위가 확대되면서 신청자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은행도 특별퇴직 임금 외에 재취업지원금 등을 늘리는 식으로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있다. 당장 비용은 들지만 중장기적 판매관리비 절감과 세대교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통·폐합 관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은 영업점에서 입출금·계좌개설 등을 담당하는 직군을 따로 떼어내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리테일서비스RS’ 직군만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접수를 받으면서 신청 대상을 7년 6개월 이상 근무한 1986년생까지로 확대했다. 이전까지 신한은행은 직군 상관 없이 근속 연수 등을 기준지난해 기준 근속 15년 이상 1968년생까지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RS 직군 특성상 해당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내부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일반직 높은 연령대에만 열려있던 희망퇴직 문을 모든 직군으로 넓혀달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번 퇴직자 중 30대 RS 직군 직원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신청자 기준을 기존 1972년생까지에서 1974년생까지로 대상을 확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승진 적체가 심해진 데다 좋은 조건에 일찍 퇴직하자는 파이어족이 늘었다. 은행의 희망퇴직에 대한 비판도 많고 향후 상황 등을 고려하면 지금의 조건보다 더 나아지긴 어렵다는 판단에 ‘지금이 적기다’하고 나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대 은행의 1인당 평균 퇴직금은 5억4000만원이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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