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섬유·나노섬유·탄소섬유…섬유는 첨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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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5G 통신 케이블엔 광섬유가, 이차전지엔 나노섬유가, 첨단 비행기엔 고기능 탄소섬유가 쓰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섬유’ 하면 옷 말고 IT, 배터리, 항공 같은 첨단산업을 떠올려주세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만난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 회장은 “섬유산업 육성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회장은 패션그룹형지의 창업자로, 지난해 8월 국내 섬유·패션산업 업종 32개 단체를 대표하는 섬산련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섬유산업은 모든 곳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기초 산업”이라며 “산업화 시기엔 ‘전통 산업’으로 우리 산업을 일으킬 ‘시드 머니’를 만드는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첨단 산업으로서 K제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할 차례”라고 했다.
◇K섬유패션, 해외 바이어 사로잡아
국내 섬유업계엔 최근 수년간 “불황의 끝이 안 보인다” “사양산업이다”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중국 저가 제품이 쏟아진 데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 경기 침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회장은 “업황이 최고일 때에 비하면 힘들 수도 있지만, 국내 섬유 업계는 계속된 혁신과 투자를 통해 발전해나가고 있다”며 “친환경, 고기능,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며 수출과 해외 진출도 늘려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 섬유산업의 강점으로 ‘순발력’을 꼽았다. 최 회장은 “섬유의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고객들의 요구 사항도 복잡해지고 있다”며 “수십 년간 쌓아온 장인 정신에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접목해 발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한국 섬유산업”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특히 직물업계는 ‘소재 성형의 귀재’로 불린다”고 했다. 같은 원단이라도 섞는 소재나 소재별 비율을 조금씩 달리해 기능을 향상시키면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중소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같은 폴리에스터 원단이라도 어떤 업체는 ‘울’ 같은 촉감으로 만들고 또 다른 업체는 ‘면’처럼 만든다”며 따라서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기업들은 어떤 어려운 요구 사항도 다 반영해준다’며 칭찬한다”고 했다.
이런 강점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21~23일 열린 국내 최대 섬유전시회인 ‘프리뷰 인 서울PIS’은 576사, 해외 바이어 1000여 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글로벌 불경기 속에서 주요 섬유 전시회인 상해인터텍스타일, 텍스월드인 뉴욕 등은 그 규모를 줄이고 있는데 한국은 도리어 늘린 것이다. 우리 섬유 기업들은 저가의 중국 범용 상품에 맞서 재활용 섬유, 자동차 타이어에 쓰이는 아라미드 등 산업용 고기능성 섬유, 디지털 정보기술을 섬유에 접목한 스마트 섬유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섬유패션K人 네트워킹 장소 만든다
최 회장은 1982년 서울 동대문시장 3.3㎡ 매장에서 의류 사업을 시작해 패션그룹형지를 일궈낸 ‘골수 패션 섬유인’이다. 그는 그간 섬유산업 내에서 교류나 협업이 적은 것이 아쉬웠다고 한다. 그는 “섬유패션업은 세계적으로 매년 5%씩 성장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의류학과, 신소재공학과 등에서 섬유업 종사자가 수천 명씩 배출된다”며 “그런데 다른 산업에 비해 전문 인력이나 기업인들을 양성하는 시스템이나 지원 사업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섬산련은 섬유센터 건물에 처음으로 섬유인들을 위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섬유패션업계 종사자들이 팝업스토어 같은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1층 로비에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하고, 2층에는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TexFa섬유패션 라운지’를 10월까지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중소·영세 제품의 홍보와 마케팅에 필요한 컨설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다음 달부터 ‘TexFa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해 매년 3000여 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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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은 기자 kkang@chosun.com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만난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 회장은 “섬유산업 육성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회장은 패션그룹형지의 창업자로, 지난해 8월 국내 섬유·패션산업 업종 32개 단체를 대표하는 섬산련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섬유산업은 모든 곳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기초 산업”이라며 “산업화 시기엔 ‘전통 산업’으로 우리 산업을 일으킬 ‘시드 머니’를 만드는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첨단 산업으로서 K제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할 차례”라고 했다.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연합회 사무실에서 못 쓰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리사이클링 섬유 가방을 소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옷 한 벌을 사더라도 환경을 생각하는 시대"라며 "기술력과 순발력을 앞세운 한국 섬유 제품은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라고 했다. /조인원 기자
국내 섬유업계엔 최근 수년간 “불황의 끝이 안 보인다” “사양산업이다”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중국 저가 제품이 쏟아진 데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 경기 침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회장은 “업황이 최고일 때에 비하면 힘들 수도 있지만, 국내 섬유 업계는 계속된 혁신과 투자를 통해 발전해나가고 있다”며 “친환경, 고기능,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며 수출과 해외 진출도 늘려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 섬유산업의 강점으로 ‘순발력’을 꼽았다. 최 회장은 “섬유의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고객들의 요구 사항도 복잡해지고 있다”며 “수십 년간 쌓아온 장인 정신에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접목해 발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한국 섬유산업”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특히 직물업계는 ‘소재 성형의 귀재’로 불린다”고 했다. 같은 원단이라도 섞는 소재나 소재별 비율을 조금씩 달리해 기능을 향상시키면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중소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같은 폴리에스터 원단이라도 어떤 업체는 ‘울’ 같은 촉감으로 만들고 또 다른 업체는 ‘면’처럼 만든다”며 따라서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기업들은 어떤 어려운 요구 사항도 다 반영해준다’며 칭찬한다”고 했다.
이런 강점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21~23일 열린 국내 최대 섬유전시회인 ‘프리뷰 인 서울PIS’은 576사, 해외 바이어 1000여 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글로벌 불경기 속에서 주요 섬유 전시회인 상해인터텍스타일, 텍스월드인 뉴욕 등은 그 규모를 줄이고 있는데 한국은 도리어 늘린 것이다. 우리 섬유 기업들은 저가의 중국 범용 상품에 맞서 재활용 섬유, 자동차 타이어에 쓰이는 아라미드 등 산업용 고기능성 섬유, 디지털 정보기술을 섬유에 접목한 스마트 섬유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섬유패션K人 네트워킹 장소 만든다
최 회장은 1982년 서울 동대문시장 3.3㎡ 매장에서 의류 사업을 시작해 패션그룹형지를 일궈낸 ‘골수 패션 섬유인’이다. 그는 그간 섬유산업 내에서 교류나 협업이 적은 것이 아쉬웠다고 한다. 그는 “섬유패션업은 세계적으로 매년 5%씩 성장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의류학과, 신소재공학과 등에서 섬유업 종사자가 수천 명씩 배출된다”며 “그런데 다른 산업에 비해 전문 인력이나 기업인들을 양성하는 시스템이나 지원 사업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섬산련은 섬유센터 건물에 처음으로 섬유인들을 위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섬유패션업계 종사자들이 팝업스토어 같은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1층 로비에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하고, 2층에는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TexFa섬유패션 라운지’를 10월까지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중소·영세 제품의 홍보와 마케팅에 필요한 컨설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다음 달부터 ‘TexFa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해 매년 3000여 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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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은 기자 k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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