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절이 못 먹겠네" 배추·마늘·고춧값 폭등에 금치 된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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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주재료 가격 고공행진
올해 김치 수입이 작년보다 6.9%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2일 서울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서 배추를 정리하는 상인. [뉴스1]
올여름 장마와 무더위가 계속되며 배추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상 기온으로 재배 면적이 해마다 줄고 있는 데다 최근 병해충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급량이 더 줄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수입량을 기록한 중국산 김치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평균 소매 가격은 1포기 6545원으로 전달보다 19% 올랐다. 보통 여름에 배추 가격이 오르는 편이지만 지난해보다 18.53%, 평년보다도 4.6% 높은 가격이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여름에는 주로 고랭지 배추가 시중에 나온다. 그런데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여름 배추 경작지는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지역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은 5242㏊로 1996년1만793㏊ 이후 연평균 2.9%씩 줄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강릉, 태백, 삼척 등에 선충 피해가 발생하며 단위 면적당 생산량마저 타격을 입었다.
김치의 또 다른 주재료인 고추, 마늘 등의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aT가 집계한 건고추 소매 가격은 600g당 1만8854원으로 평년보다 6.5% 올랐다. 깐마늘 소매 가격은 1kg에 1만272원으로 평년과는 비슷한 수준0.51% 인상이지만 지난해보다는 22.65% 올랐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며 김치 제조업체도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약 40%인 대상은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종가 맛김치’ 가격을 최대 12.3% 인상했다. 지난 2022년 11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1만3000원에 판매되던 900g짜리 포장김치 가격이 1만4600원으로 올랐다. 경쟁사인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의 경우 “가격 인상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자체도 급등했지만 재료 저장, 김치 제조, 유통 등 생산단계별 비용이 계속 상승 중”이라며 “가격 인상 요인은 쌓여있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인상 시기를 엿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산 배추 가격이 치솟으며 김치 수입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김치 수입 금액은 9847만 달러약 1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연간 김치 수입액이 가장 많았던 2022년 1~7월9649만 달러보다 많다. 한국에 수입된 김치는 대부분 중국산으로, 국산 김치보다 약 40% 저렴하다. 물가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난 식당, 외식업체 등에서 수입 김치 수요가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올여름 배춧값 인상 폭이 커지며 김치 수입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김치는 기본 식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의 체감 물가가 큰 폭으로 뛸 수 있다”며 “특히 배추 수급은 기후 문제와 맞물려 고랭지 재배 면적이 해마다 급감할 수 있는 만큼 수입 배추나 양배추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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