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5000만원을 어디서 구해요"…정부 믿었다가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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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잔금, 디딤돌 대출로 못 낸다
신축 아파트 후취 담보대출 제한
방 공제 적용으로 대출한도 급감
신축 아파트 후취 담보대출 제한
방 공제 적용으로 대출한도 급감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디딤돌 대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가계 대출을 규제하면서 저금리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까지 조이자 무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시중은행에 디딤돌 대출 취급 제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신축 입주 아파트에서 시행하는 후취 담보 대출을 제한하고 이른바 방 공제로 불리는 소액 임차 보증금 공제를 필수 적용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인 경우 최대 5억원 주택에 대해 2억5000만원, 신혼가구나 2자녀 이상 가구는 4억원까지 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은 최대 70%, 생애 최초 구입은 80%까지 적용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후취 담보 조건부 대출 제한으로 신규 아파트 등 미등기 아파트에 대한 대출이 막힌다. 생애최초 주택에 적용되는 LTV도 80%에서 70%로 낮아진다. 그간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소액 임차 보증금을 포함해 대출해 줬지만, 앞으로는 지역별 소액임차 보증금을 차감하면서 대출한도도 줄어들었다. 지역별로 서울 5500만원, 경기 4800만원, 광역시 2800만원, 기타 2500만원이 줄어든다.
시중 은행들은 오는 21일부터 이러한 내용을 반영해 대출을 취급할 예정이다. 디딤돌 대출받으려던 실수요자들도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디딤돌 대출로 잔금을 납부하려던 30대 김모씨는 "곧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디딤돌 대출이 안 나온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사전에 알려주지도 않다가 갑자기 대출을 막으면 실수요자는 어쩌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갑자기 대출을 막으면 잔금을 어떻게 내느냐", "갑작스레 대출 한도가 줄어 수천만원을 다른 대출로 마련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디딤돌 대출은 소득 기준 등이 제한된 서민 정책대출인 만큼, 실수요자들이 규제 강화에 즉각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열린 국회 국토위원회의 HUG 국정감사에서 유병태 HUG 사장에게 "방 공제를 필수로 진행하면 최소변제금을 제외하고 대출금액이 나가게 돼 현금이 없는 사람은 잔금을 구하지 못해 계약금을 날리게 된다"며 "유예기간도 없이 대출을 제한시켜서 정부를 믿은 사람들을 계약금을 날릴 위기로 몰아넣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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