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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국 가계 빚 부담 "여전해"…상환 부담·증가 속도 세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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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2회 작성일 24-07-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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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우리 가계 부채가 좀 줄어드나 했더니 증가세가 다시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빚 갚는 부담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죠?

<기자>

한국의 가계 지난해를 기준으로 연간 1천만 원을 번다고 하면 그중에 142만 원은 오로지 부채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들어가고 있는 걸로 집계됐습니다.

너무 적게 잡은 거 아니냐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빚이 전혀 없는 집까지 모두 합쳐서 우리 전체 가계 평균을 본 숫자입니다.

국제결제은행 BIS가 주요국 17개 나라에 대해서 분기별로 이걸 집계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득 대비해서 해마다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는 부담 수준을 국제 비교해 볼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는 숫자인데요.

우리는 여전히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네 번째로 가계의 소득 대비 빚 갚는데 들어가는 돈의 규모가 큰 나라로 집계됐습니다.

지금 주요국 중에서 빚 갚느라 허리가 제일 휘고 있는 건 노르웨이 사람들이고요.

그다음이 근소한 차로 호주, 다음 캐나다, 그다음이 우리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독일 같은 나라들의 가계가 빚 갚는 부담의 2배에서 2.5배나 되는 수준입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가계가 소득에 비해서 너무 많이 받아놓은 빚을 갚느라 시중에 돈이 돌지 못하는 나라라는 점을 많이 꼽는데요.

이번 집계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됩니다.

<앵커>

빚 규모도 이렇게 큰데 빚 갚는 부담이 커지는 속도도 빠른 편이죠.

<기자>

이것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빠릅니다.

지난해에도 소득 중에 빚 갚아나가는데 들어가는 돈의 비중이 0.8% 포인트 또 늘어났습니다.

우리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2021년만 해도 5위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계의 빚 갚는 부담이 빠르게 늘어나는 나라가 됐다가 지난해 좀 내려왔다 해도 4위인 겁니다.

BIS가 집계하는 17개국 중에서 7개 나라는요.

지난해에 국민들의 소득 대비해서 빚 갚는 부담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금리가 높아져 있는 상태기 때문에 빚을 더 이상 늘리지 않아도 소득 대비해서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는데 말입니다.

빚 부담이 줄어든 나라들은 그만큼 사람들이 가계빚을 충분히 줄여나갔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사실 우리도 빚을 좀 줄이는 모습이 나타나기는 했습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가계빚 규모 무려 14분기 3년 반 만에 GDP의 100%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계가 빚을 줄여나간 그 정도의 속도로는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봐야겠고요.

가계빚이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 최근에 포착되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이런 추세가 최근에 빨라지고 있어서 더 걱정이 되는 거잖아요. 수치를 보면 7월에 들어서만 주요 은행들의 가계 대출 규모가 2조 원 넘게 늘어났다고요.

<기자>

7월 이후로 겨우 나흘 동안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무려 2조 2천억 원 가까이 늘어난 걸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에도 5대 은행에서 가계대출이 한 달 동안 5조 3천억 원 넘게 늘어나서 거의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증가했는데요.

그보다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겁니다.

금리인하가 곧 시작될 거란 기대가 커지면서 시중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겠고요.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 DSR 정책 2단계가 9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그전에 빚을 받아두자는 움직임도 좀 있는 걸로 분석됩니다.

이 이유에서만이라면 부채 증가 속도가 이렇게 빠른 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도 있겠는데요.

최근에 증시나 부동산 같은 자산시장에 다시 달아오르는 모습이 좀 나타나고 있는 게 이런 대출증가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우리나라 가계빚 규모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최상위 수준입니다.

경제와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계빚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커지지 않도록 예의 주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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