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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폭증에…빅테크서 터져나온 넷제로 회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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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1회 작성일 24-07-04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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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MS 등 탄소배출 되레 늘어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구글의 탄소 배출량이 최근 3년 만에 6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2030년까지 넷제로net zero·탄소 중립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인공지능AI을 훈련시키고 데이터를 처리할 때 쓰이는 전력량이 폭증하면서 탄소 배출량이 오히려 늘고 있는 것이다. 구글뿐만 아니다. 2020년 전후로 가장 앞장서서 ‘넷제로’ 목표를 제시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들의 탄소 배출량도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넷제로’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미국의 빅테크들이 이미지 제고와 투자 유치를 위해 ‘넷제로’를 밝혔지만, ‘AI 경쟁’이라는 현실적 이익이 눈앞에 나타나자 입장을 바꾼 것”이라며 “넷제로 목표를 폐기하지는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달성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AI 현실적 이익 앞에 넷제로 후퇴


2일 구글이 발표한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배출한 온실가스는 1430만t으로 1년 전1260만t보다 13.5% 증가했다. 3년 전인 2020년860만t과 비교하면 66.3% 늘었다. 주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훈련하는 데이터센터 전기 소비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구글은 “2030년까지 넷제로탄소 중립를 달성한다는 기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구글 스스로 공개적으로 넷제로에 대한 회의론을 밝힌 것이다.

다른 빅테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MS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3년 전1190만t보다 29.1% 늘어난 1536만t에 달했다. 메타 역시 2019년 629만t, 2020년 856만t, 2021년 1016만t으로 매년 200만t씩 증가하다, 2022년에는 1401만t으로 불어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의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총소비전력량이 2026년 1000TWh테라와트시 이상으로 2022년보다 두 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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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량 축소 의혹까지

AI 산업이 본격적으로 개막하기 전, 탄소 배출 저감에 앞장서던 빅테크들이 당황한 기색도 엿보인다. 구글은 환경 보고서에서 탄소 배출에 미친 AI의 영향에 대해 “추세가 포착되지 않는다” “구별이 의미가 없다”며 향후 전망도 제시하지 못했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관리가 핵심 역량인 구글이 이를 모를 수 없다”며 “수치를 축소하고 은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공개한 아마존에 대해선 ‘배출량 축소’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연합 기구인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는 “소매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모든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해야 하지만, 아마존은 자체 제작 브랜드 제품만 추적한다”고 했다.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다른 회사 제품의 탄소 배출량은 포함시키지 않아, 총 배출량을 줄였다는 것이다.

AI 산업에 대응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4월 블랙록이 발간한 ‘전환 시나리오 보고서’에 따르면,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대 중반까지 매년 4조달러약 5562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클 데니스 블랙록 아시아태평양본부 대표는 “기존 예상치인 연간 2조달러의 두 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구글은 대만에 1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예정이고, 아마존은 미국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 공급 계약을 진행 중이다. 허은녕 서울대 교수는 “기업들은 투자 유치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넷제로 목표를 밝혔지만 사실상 선언적인 의미로 볼수 있다”며 “최근 AI 개발이 속도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단기적으로는 목표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제로Net-Zero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뺀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말한다. 탄소 중립이라고도 한다. 세계 각국과 기업에서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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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기자 jinho@chosun.com 유지한 기자 jhy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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