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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범퍼 살짝 벗겨졌는데"…한방병원 가 침·부황부터 추나까지 받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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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6회 작성일 24-07-0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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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quot;범퍼 살짝 벗겨졌는데quot;…한방병원 가 침·부황부터 추나까지 받는 운전자

정차 대기 중 후미 추돌사고로 허리가 삐끗한 A씨가 지금까지 통원치료를 받은 일 수는 총 397일에 달한다. A씨가 이용한 수도권 소재 B 한방병원은 통원 때마다 한방 물리치료와 침술, 부항술 등을 해주고, 일 평균 5만원 이상의 비용을 청구했다. 뒷범퍼의 도색이 벗겨지는 수준 사고였지만 보험사는 A씨에게 치료비로만 2517만원을 지급했다. A씨는 현재까지 B한방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C씨는 진로변경 차량을 추돌하는 방법으로 고의로 자동차사고 20건을 일으켰다. 범행에는 C의 배우자와 자녀까지 가담했다. C씨는 동승한 배우자와 자녀까지 특정 한방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해 보험금 2억400만원을 편취했다가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에 덜미가 잡혔다.


한방병·의원에서 자동차보험이 과잉진료와 도덕적 해이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벼운 접촉사고로 경상을 입은 환자들은 양방병원을 방문해 엑스레이 정도만을 찍어 부상 정도를 확인한 뒤, 치료는 한방병원에서 받는 구조가 확산된 것이 이런 현상들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한방병·의원과 경상 ‘나이롱환자’들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차보험 한방진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1조 5000억원에 육박한다.

일부 한방병·의원에서는 사고 정도를 구별하지 않고, 일률적인 세트치료침술·부항·구술·약침·추나·온냉경락요법 등을 동시에 시행하는 방식를 시행해 진료비를 규모를 키운다. 경상 나이롱환자들은 한방 진료를 받으면 진료·입원 일수가 양방 대비 늘어나 교통사고 합의금을 지급하는 보험사를 상대로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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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차보험 한방 진료비는 2014년 2722억원에서 지난해 1조1488억원으로 10년 새 5.5배 늘었다. 차보험 한방 진료비는 지난 2020년 1조1238억원으로 처음 1조원이 넘은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에 육박하는 진료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약침과 물리요법은 2018년 821억원에서 2193억원으로 최근 5년새 2.7배 늘었고, 첩약도 같은기간 1843억원에서 2782억원으로 51% 증가했다. 2019년 4월부터 급여화가 적용된 추나요법도 2019년에는 700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934억원으로 진료비 청구 규모가 커졌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한방병·의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세트청구가 무분별하게 이뤄지면서 한방병원 진료비의 빠른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대형 손해보험사인 D사가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 한방병원 진료비 청구건을 분석한 결과 2014년까지만해도 17%에 불과했던 세트청구 비중은 지난해 73%까지 높아졌다.

최근들어서는 한방병·의원 내원·입원 교통사고 환자수가 양방 진료 숫자를 역전하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까지 기준 양방 병·의원 교통사고 환자수는 197만 429명으로 한방병·의원 132만 9836명 대비 64만명 가량 많았다. 하지만 2022년부터 한방 환자수가 양방 환자수를 추월했고, 지난해는 한방이 162만 8905명, 양방이 145만 265명으로 한방진료 환자수가 17만명 가량 많았다.

환자수 증가와 한방진료비 규모는 한방병원의 확장과도 관계가 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차보험을 청구하는 전체 의료기관양·한방 포함은 2018년 1만 9650개소에서 지난해 2만 594개소로 4.8% 늘었다. 같은기간 한방병원은 295개소에서 534개소로 81% 늘어났다. 지난해 연말 기준 신고된 한방병원은 총 559개소로 이 중 95.5%는 차사고 환자를 받아 진료비를 청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사고 환자들이 한방병원의 사업 규모를 키워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대형 손보D사가 국내 병원양·한방 전체에서 청구한 치료비 청구 금액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병원 중 8곳이 대형 프랜차이즈 한방병원이 차지했다. D보험사 관계자는 “경상환자들이 한방병원으로 몰리면서 교통사고 중상환자들의 치료를 맡는 대형병원이 청구하는 진료비 규모를 뛰어넘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보험사가 지급하는 향후치료비합의 후 치료에 들어갈 비용, 일종의 합의금는 교통사고 경상환자들의 발길을 한방병원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상환자와 보험사간 합의기간이 길어질 수록 1인당 치료비와 1인당 향후치료비가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이 2018년~2023년 종결된 사고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4주 이내 합의한 교통사고 건은 1인당 평균 치료비가 30만9043원, 평균 향후치료비는 60만9258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합의기간이 석달 가량 걸린14주 교통사고 건의 경우 1인당 평균 치료비는 101만7877원, 평균 향후 치료비는 97만8604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이용 환자들의 1인당 진료일수는 18.9일로 한방 미이용 환자 8.3일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통사고와 상해 유형의 변화, 의료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제도적 문제점과 보험회사, 일부 한방병·의원의 이해관계가 결합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경상환자에 대한 보편 타당한 보상 기준이 없다보니 과잉진료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송언석 의원은 “경미한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과잉진료와 치료는 결국,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초래한다”라면서 “정부는 교통사고 한방치료 환자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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