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K라면 주문에···농심, 수출 전용공장 짓는다 > 경제기사 | economics

[서울경제]

글로벌 K라면 열풍에 발맞춰 농심004370이 부산에 1918억 원을 들여 새로운 수출 전용 공장을 짓는다. 기존 공장의 생산라인 증설만으로는 글로벌 수요 확대에 더 이상 대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기존 5억 개에서 10억 개로 두 배로 늘어난다. 또 기존 해외 공장을 합쳐 연간 27억 개의 글로벌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

농심은 30일 이사회에서 2026년 상반기까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수출용 라면 공장을 완공하는 내용의 신규 시설 투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새 공장은 건면을 만들던 기존 녹산공장의 여유 부지에 들어선다. 연면적은 약 5만 1000㎡1만 5500평 규모다. 공장 설립에는 1918억 원이 투입되며 농심은 자금 확보를 위해 1385억 원 규모의 교환 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해당 금액은 이번 수출 전용 공장을 포함해 해외 사업 관련 신규 시설 투자에 아울러 사용할 방침이다.

2026년 새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5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부산공장에서 생산해오던 규모와 동일한 수준으로,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이 단번에 지금의 2배로 뛰어오른다. 이에 따라 농심은 기존 미국 법인10억 개과 중국 법인7억 개까지 합쳐 연간 27억 개의 글로벌 라면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 내수용 물량까지 더하면 연간 60억 개에 달한다.

농심은 기존 부산공장의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데 한계에 부딪히면서 연간 수출액이 3만 달러 선에서 정체된 상태다. 실제로 농심의 해외 매출은 2019년 8억 달러에서 2023년 13억 100만 달러까지 늘어났지만 수출이 아닌 미국과 중국에서의 현지 생산 확대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심은 당초 미국에 제3공장을 건설하려고 했으나 비용 문제 때문에 국내로 눈을 돌리게 됐다.

농심은 수출 기지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유럽·미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유럽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올 6월 프랑스 유통 업체인 르클레르와 까르푸에 주요 제품을 들였다. 하반기에는 독일 ‘리들’과 덴마크 ‘샐링그룹’ 등 대형 유통 업체를 공략할 계획이다. 컵라면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10월 가동을 앞둔 미국 제2공장 신규 라인은 기존 원형뿐만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인 사각 용기면도 생산이 가능하다.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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