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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빵과 동전 혼동할 사람 있어?…한은 "십원빵 팔아도 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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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3회 작성일 24-08-3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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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리나라 화폐 도안은 지금까지는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었잖아요. 이 방침이 이제 바뀌는 건가요?

<기자>

지난해 이른바 여기 보시는 십원빵 논쟁 일었던 것 기억하시는 분들 있을 겁니다.

경주 명물로 떠올랐던 십원빵 국보 경주 불국사의 다보탑이 새겨 넣어진 10원짜리 모양으로 만든 빵이 몇 년 전부터 인기였습니다.


유명해지다 보니까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등장했는데, 그러자 한국은행이 제동을 걸었죠.

한국은행이 사전에 허용하지 않으면 화폐 디자인을 상업적으로 가져다 쓰는 건 안 된다는 화폐 도안 이용 기준을 들고 나왔던 겁니다.

설사 사전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영리 목적이라면 6개월 안에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십원빵을 만들던 업체들이 줄줄이 디자인을 바꿔야 했습니다.

한 십원빵 업체는 무상 활용을 허가하는 공공누리 포털에 조폐공사가 10원짜리 도안을 올려놨다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요.

공공누리 포털에서 화폐 도안이 삭제되고 한국은행이 법적 대응까지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결국 물러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빵 말고도 화폐 도안을 이용한 상품은 이렇게 많았던 것 같은데요.

<기자>

지금도 잠깐만 찾아봐도 이렇게 5만 원권 그대로 그려 넣은 이른바 돈방석이라든가 돈 모양으로 만든 케이크, 속옷 화폐 도안을 활용한 상품들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친절한 경제] 빵과 동전 혼동할 사람 있어?…한은


영세업자들에게 일일이 제동을 걸진 않고, 현실적으로 그러기도 힘들지만, 십원빵은 프랜차이즈까지 나온 지역 명물로 떠오르다 보니까 원래는 안 되는 거라고 한국은행이 나섰던 겁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정작 2년 전부터 경주의 십원빵을 본떠서 십엔빵이 등장했는데요.

일본 재무성은 그런 빵을 팔아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혀서 한국은행과 비교가 되기도 했습니다.

십엔과 똑같은 도안으로 빵을 만들더라도 그걸 진짜 십엔짜리로 혼동할 사람이 있겠느냐, 실제 돈으로 오인할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면 괜찮다는 취지였습니다.

결국 지난해 가을 국정감사에서 책상머리 행정이란 비판이 한국은행에 대해서 나오기도 했고요.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좀 더 유연하게 규정을 살펴보겠다고 대답한 바 있습니다.

이후 검토를 거쳐서 다음 달부터 영리 목적의 화폐 도안 이용을 허용하기로 하고 관련 기준을 다시 설정했습니다.

<앵커>

기준이 명확하기만 하면 따르면 되는 거겠죠. 화폐 도안을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은 뭡니까?

<기자>

원칙은 진짜 지폐와 혼동돼서는 안 되고, 화폐의 품위와 신뢰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 서라는 겁니다.

이를테면 음란성이나 폭력성을 띠는 부적절한 방식의 디자인에 활용할 수는 없다는 거죠.

화폐 모조품도 만들 수 있기는 한데요.

지폐는 실제 크기의 50% 이하 또는 200% 이상 되는 면적으로만, 동전은 75% 이하 또는 150% 이상 되는 크기로만 금속 외 제작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래야 실제 돈과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이런 기준을 지킨다고 하면 한국은행에게 물어보지 않고, 그냥 모조품을 만들어도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그러면 지금까지의 기준과 같이 한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요.

사전승인을 받았더라도 6개월 기한 내에서만 화폐 도안을 사용한 다음에 폐기해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또 하나 우리 화폐 속의 신사임당이나 이순신 장군 같은 인물을 별도로 분리해서 이용하거나 원래 모습과 다르게 변형해서 쓸 수는 없다고 정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미 화폐 속 인물들을 귀여운 느낌으로 캐릭터화한다든지 건전성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아무튼 변형은 시킨 상품들이 유통되고 있는데, 이런 건 안 된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서민경제를 활성화하고, 또 창의적인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기존의 기준을 완화한 거다.

그러니까 새 기준에서 화폐 도안이 건전하게 활용되는지 모니터링하고 부적절한 사용은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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