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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에 들어서면 벽화를 비롯해 과거 여인숙 간판, 예술공간이 어루러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길은 짧지만, 과거와 현대의 어울림이 만들어 낸 여운은 길게 남는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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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 따뜻함이 익숙해진 계절. 건강 관리가 중요해졌지만, 운동을 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마련하기란 쉽지가 않다. 이럴 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게 여행이다. 최근 헬스투어리즘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헬스 투어리즘은 집을 떠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여행을 말한다. 건강관리, 심리적 안정, 건강 증진을 위해 특정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집 앞 동네 한 바퀴를 걸으며, 곳곳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소박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인천 동구 배다리 길은 남녀노소 함께하면 좋은 곳이다. 여행과 운동의 중간,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곳엔 즐거움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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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 길에 있는 빨래터카페. 과거 빨래터의 주춧돌이 발견, 그대로 복원해 카페를 만들었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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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러움 간직한 배다리
인천 동구 여행의 시작은 동인천역이다. 교통수단에 따라 다를 순 있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면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자차를 이용했다면 주차도 수월하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사연도 있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주변에 바다가 없지만, 과거엔 배가 다녔던 길이 있었다. 동인천역에서 5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배다리가 인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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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의 치킨집 촬영지였던 아울렛펜시는 영화 속 모습과 다르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영화 속 장면히 내려앉는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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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본인이 갯골을 메우고 하수도와 수문을 설치하면서 뱃길은 사라졌다. 배다리는 예스러움을 간직한 가게가 즐비하다. 헌책방거리를 비롯해 동내 한의원, 여인숙 건물이 그대로 있다. 제 역할을 하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특유의 예스러움은 1980~1990년 후반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근 고층 아파트를 배경으로 우묵하게 자리 잡은 지형적 특성상 과거와 현대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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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입구에 만날 수 있는 관광안내센터는 손만두집이기도 하다. 출출한 배를 채우기에 좋고,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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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배다리 일대는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쓰인다. 배다리 입구에는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치킨인가.의 명대사를 남긴 극한직업의 치킨집이 떡하니 있다. 수원왕갈비치킨이란 간판은 사라졌지만, 지금 있는 아울렛펜시 간판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영화 속 장면이 내려앉는다. 이만하면 되었다. 된 것이다라는 대사와 함께 공유가 김고은을 기다렸던 한미서점.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인 이곳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여전하다. 남몰래 감춰둔 첫사랑에 잠기는 이들도 있고, 새롭게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도 찾는다. 별다를 게 없어 보였던 길이지만,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 골목의 매력은 차고 넘친다. 열혈사제2의 배경은 부산이지만, 배다리에서 촬영을 한 장면도 있다고 하니 이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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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서점은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배다리 헌책방골목에 위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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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에는 복합문화공간인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이 있다. 여인숙 간판이 보이는 작은 골목길의 중간에 위치한 곳으로, 지금은 사진전이 진행 중이다. 규모가 작지만, 옛 건물에서 즐기는 현대적 예술 감성의 묘한 어울림이 인상적이다. 규모가 워낙 작고, 골목길도 짧아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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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의 성냥박물관에는 지금 볼 수 없는 성냥을 비롯해 성냥만드는 과정을 관람할 수 있다. 성냥갑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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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명물인 성냥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긴다. 겉모습은 화려하지 않지만, 옛 시절 성냥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했던 이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성냥이 한국에 들어와 만들어지던 초창기 공장의 역사와 관련 자료를 볼 수 있고, 성냥갑 만들기 등 체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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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스탬프투어 하다보면 1980년대 골목을 걷고 난 듯 한 느낌을 받게 된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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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는 배다리길을 중심으로 스탬프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특정 구간이나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도장을 찍는 관광 프로그램으로 참여자들은 성냥마을박물관에서 쿠폰북을 받아 배다리 성냥마을박물관,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 스페이스 빔, 인천창영초등학교, 배다리 아트스테이, 여선교사기숙사 중 5곳을 방문해 스탬프를 모아 오면 커피 쿠폰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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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학교인 인천창영초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문구점은 옛 모습 그대로의 정겨움을 품고 있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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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 살린 지역주 만들기 꿀주당
배다리 인근에는 꿀주당이 있다. 꿀주당은 전통주 양조장인 동시에 전통주 복합문화공간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 사업 주민사업체로 선정,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꿀주당에서는 직접 막걸리를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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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꿀주당은 지난 10월 29일 금곡동에 새로운 양조장을 개소, 지역 관광 활성화에 나섰다. 김찬진 인천 동구청장오른쪽과 나윤경 대표가운데. 사진제공=인천 동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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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주당에 들어서면 술작가 나윤경 대표가 방문객을 반긴다. 막걸리 만들기 체험을 위해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위생이다. 위생 외에 아무런 준비물은 없다. 깨끗이 손을 씻고, 손 소독을 마치면 모든 준비 끝. 꿀주당에 미리 준비된 고두밥과 누룩을 비롯한 모든 재료를 잘 섞어 버무리기만 하면 된다. 이제부터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체험 키트를 품에 안고 꿀주당을 나선 뒤 빠르면 2주 후부터 직접 만든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대신 집에 가져간 술은 2~3일 동안 중간에 나무젓가락으로 섞어주며 산소 공급을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은 폭탄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게 나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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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도진은 조선 후기 서구의 함선을 감시하기 위해 군대가 주둔 하던 곳이다. 지금은 과거 훈련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공원을 구성해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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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산책 화도진, 만석회수 해안산책로
배다리를 둘러보고 막걸리 빚기 체험 등을 했다면 헌책방거리, 인천양조장, 창영초등학교, 북감리회 여선교사 기숙사 등을 둘러보며 역사를 느끼는 것도 좋다. 구간이 길지 않고, 사진과 함께 예전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어 좋은 추억 여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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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회수 해안산책로는 날씨만 춥지 않다면 한참을 걷고 또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바다와 가까이 갈 수 있는 독특한 모양의 다리 등도 많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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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여유롭게 인천 동구의 전반적인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화도진과 만석회수 해안산책로로 발길을 옮겨보자. 화도진은 조선 후기 자주 나타나는 서구의 함선을 감시하기 위해 군대가 주둔하던 곳이다. 예스러운 건물과 잘 정비된 공원이 인상적이다. 규모가 크지 않아 30분 정도면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만석회수 해안산책로로 발길을 옮긴다. 시간을 잘 맞춰 노을이 질 무렵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신 지금 날씨엔 두툼한 옷을 챙기는 게 필수다. 노을과 바다가 만들어 낸 풍경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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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회수 산책의 백미는 해질 #xfffd;#xfffd; 노을을 감상하는 것이다. 바다와 함께 주변 자연 경관이 만들어 낸 풍경이 아름답다. 사진=김세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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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만 춥지 않다면 해안산책로를 따라 한참을 걷고 또 걸을 수 있는 곳이 만석회수 해안산책로다. 바다 바람과 주변 자연 풍경이 만들어 낸 분위기가 예술이다. 날씨가 쌀쌀한 겨울엔 잠깐 방문, 노을 풍경을 사진으로 촬영한 뒤 간직하는 게 만석회수 해안산책로를 즐기는 팁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