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최고가 행진 중…손님 끊긴 귀금속 매장 울상 [데일리안이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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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 금 한 돈 20만원 초중반, 현재는 45만2000원…2배 정도 뛰어
최근 금값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귀금속점을 찾는 손님의 수도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불안한 국제경제 정세 등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6일 데일리안은 우리나라의 대표 귀금속 거래시장인 종로 귀금속거리를 찾았다. 이곳에서 실제 이뤄지는 매매가를 집계하는 민간 업체인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금 한 돈3.75g 가격은 살 때 기준 45만2000원, 팔 때 기준 40만2000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 기준 20만원 초중반대였던 것과 비교해 보면 5년 사이 약 2배가 뛰었다.
금 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도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23일 전장 대비 29.60달러1.18% 오른 온스oz당 2546.30달러에 마감했고 지난 20일에는 2570.4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종로 귀금속거리에 있는 매장 대부분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이었지만 손님보다 매장 종업원의 수가 더 많을 정도로 한산했다. 연일 금값이 오르면서 결혼식 예물, 돌반지 선물, 기업 포상 등의 용도로 금을 많이 구입했던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탓이다.
귀금속거리 내 대형 귀금속 상가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정모53씨는 "월요일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최근 손님이 눈에 띄게 줄긴 했다. 금값이 오른 게 원인이 아닐까 싶다"며 "금값 때문인지 요즘에는 돌반지로 한 돈이 아닌 반 돈도 많이 한다. 커플링을 맞추러 오는 젊은 연인들도 많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15년간 귀금속거리에서 매장을 운영해 온 박모57씨는 "하루가 다르게 금값이 오르다 보니 금을 사러 오는 사람의 수도 줄었지만 팔러 오는 사람의 수도 확연하게 줄었다. 작년의 절반 수준인 것 같다"며 "요즘 같은 경우에는 하루 종일 문을 열고 있어도 손님 한 팀 받기도 어렵다. 그나마 한 팀이 와도 높은 금값에 깜짝 놀라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다반사다"라고 말했다.
금반지를 구매하기 위해 종로 귀금속거리를 찾았다는 최모35씨는 급격하게 오른 금값에 놀라기도 했다. 최 씨는 "2년 전쯤 조카 돌반지를 샀을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금값이 너무 올랐다"며 "금반지 선물을 하기 위해 오랜만에 이곳을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금액이 비싸 놀랐다. 계획했던 예산보다 1.5배 이상은 더 쓸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금은 실물자산이다. 금은 장기간에 걸쳐 투자했을 때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실제로 금값 통계 추이를 봐도 매년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인해 투자로 금을 선호하는 영향이 금 시세에 반영돼 금값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5년 사이 금값이 급격하게 오른 원인으로는 인플레이션과 국제경제 환경을 꼽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구매력이 떨어질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은 금 같은 안전자산에 많이 몰린다"며 "미국경제가 침체냐 아니냐의 여부가 국제경제에 큰 쇼크를 주면서 지난 두 달 사이 금값이 많이 올랐다. 이 밖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황 등도 금값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경제가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잡히면서 금값도 지금보다는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있기 때문에 금값이 코로나 이전의 가격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다시 경제가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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