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사들, 기내 무료 와이파이 도입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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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별화 수단으로 떠올라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 탑승객은 이르면 내년부터 기내 와이파이에 무료로 접속해 ‘흑백요리사’ 같은 스트리밍 영상을 볼 수 있다. 우주 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항공기 약 1000대에 차례로 탑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달 이런 내용을 발표하며 “지상에서처럼 초고속 인터넷으로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스트리밍, 온라인 게임·쇼핑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무료 기내 와이파이’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내 와이파이는 비행기 내부에서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00년대 들어 비행기에 안테나를 설치해 땅에서 지상 기지국 신호를 받거나 상공에서 인공위성 신호를 받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안테나·모뎀 같은 장치 설치에 많게는 수십억 원의 비용이 들어 도입 항공기가 적었고, 유료 서비스에 인터넷 속도도 느려 쓰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저궤도 위성을 기반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링크가 등장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장치 설치 비용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데이터 속도가 월등히 빨라지자 항공사들이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면 ‘승객 유치 효과’가 뛰어날 것이란 판단을 하는 것이다. 유튜브 등을 기내에서도 이용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항공 업계는 기내 와이파이 도입이 초기 단계로, 상대적으로 걸음마 수준이다.
◇하늘길 와이파이 전쟁
하와이안항공은 지난달부터 일부 기종 항공기에서 무료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탑승객들은 “이메일과 카톡은 물론, 넷플릭스까지 잘된다” “지금 비행기에서 이 글을 올리고 있다, 속도가 매우 빠르다”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어뉴질랜드는 올 연말부터 국내선을 중심으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할 예정이고, 에어프랑스도 내년 여름부터 순차적으로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보복 여행’ 수요가 커진 시점과 맞물려 항공사들의 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벌어진 덕이다.
이 항공사들은 대부분 스타링크와 계약을 맺었다. 현재 기내 와이파이는 크게 지상 기지국, 정지궤도 위성, 저궤도 위성을 쓰는 방식으로 나뉜다. 속도는 지상 기지국이 가장 느려 메시지나 이메일 전송 정도만 가능하다. 위성 방식 중엔 저궤도 위성이 정지궤도 위성보다 빠르고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도 짧다. 저궤도고도 500~1500㎞ 위성 자체가 정지궤도 위성보다 지구에서 가까워 신호를 주고받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제 비교해 보니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망에선 넷플릭스가 안 될 때도 있었고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반면 스타링크로는 유튜브·넷플릭스 동시 재생이나 줌 화상회의까지 가능했다”고 전했다.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
한국 항공사 중엔 와이파이 서비스 자체를 제공하는 곳이 많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처음 도입했고, 대한항공은 작년 6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지궤도 위성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장거리 무제한 이용 기준 3만원 정도를 받는다. LCC저비용 항공사 중에선 진에어가 올 초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카카오톡만 쓸 수 있을 정도 속도의 상품은 1시간씩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아직 국내에서 사업을 하지 않고 있어 이를 도입한 국내 항공사는 없다.
기내에서 인터넷 이용을 원하는 승객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와이파이 가능 기종에 탑승한 고객 중 적게는 10%, 많게는 20%까지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수요가 계속해서 늘 것으로 보고 앞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등도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무료화는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아직은 순차적으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단계로 무료화를 고민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와이파이Wi-Fi
무선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지상에선 공유기 등 무선 연결에 필요한 장비와 인프라가 촘촘히 설치돼 있기 때문에 와이파이 이용이 수월하지만, 기내에선 항공사가 별도 비용을 투자해 안테나 등 인공위성 신호와 연결될 수 있는 장치를 따로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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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 기자 betrue@chosun.com
/에어프랑스
하지만 최근 저궤도 위성을 기반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링크가 등장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장치 설치 비용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데이터 속도가 월등히 빨라지자 항공사들이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면 ‘승객 유치 효과’가 뛰어날 것이란 판단을 하는 것이다. 유튜브 등을 기내에서도 이용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항공 업계는 기내 와이파이 도입이 초기 단계로, 상대적으로 걸음마 수준이다.
◇하늘길 와이파이 전쟁
하와이안항공은 지난달부터 일부 기종 항공기에서 무료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탑승객들은 “이메일과 카톡은 물론, 넷플릭스까지 잘된다” “지금 비행기에서 이 글을 올리고 있다, 속도가 매우 빠르다”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어뉴질랜드는 올 연말부터 국내선을 중심으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할 예정이고, 에어프랑스도 내년 여름부터 순차적으로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보복 여행’ 수요가 커진 시점과 맞물려 항공사들의 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벌어진 덕이다.
이 항공사들은 대부분 스타링크와 계약을 맺었다. 현재 기내 와이파이는 크게 지상 기지국, 정지궤도 위성, 저궤도 위성을 쓰는 방식으로 나뉜다. 속도는 지상 기지국이 가장 느려 메시지나 이메일 전송 정도만 가능하다. 위성 방식 중엔 저궤도 위성이 정지궤도 위성보다 빠르고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도 짧다. 저궤도고도 500~1500㎞ 위성 자체가 정지궤도 위성보다 지구에서 가까워 신호를 주고받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제 비교해 보니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망에선 넷플릭스가 안 될 때도 있었고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반면 스타링크로는 유튜브·넷플릭스 동시 재생이나 줌 화상회의까지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래픽=백형선
한국 항공사 중엔 와이파이 서비스 자체를 제공하는 곳이 많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처음 도입했고, 대한항공은 작년 6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지궤도 위성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장거리 무제한 이용 기준 3만원 정도를 받는다. LCC저비용 항공사 중에선 진에어가 올 초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카카오톡만 쓸 수 있을 정도 속도의 상품은 1시간씩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아직 국내에서 사업을 하지 않고 있어 이를 도입한 국내 항공사는 없다.
기내에서 인터넷 이용을 원하는 승객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와이파이 가능 기종에 탑승한 고객 중 적게는 10%, 많게는 20%까지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수요가 계속해서 늘 것으로 보고 앞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등도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무료화는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아직은 순차적으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단계로 무료화를 고민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와이파이Wi-Fi
무선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지상에선 공유기 등 무선 연결에 필요한 장비와 인프라가 촘촘히 설치돼 있기 때문에 와이파이 이용이 수월하지만, 기내에선 항공사가 별도 비용을 투자해 안테나 등 인공위성 신호와 연결될 수 있는 장치를 따로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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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 기자 betru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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