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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송 중 숨진 시청역 중상자…가까운 상급종합병원 왜 패싱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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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4회 작성일 24-07-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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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박정렬 기자] 1초가 급한데…가까운 강북삼성은 패싱, 4배 먼 중앙의료원행
시청역 차량 인도 돌진 사고, 환자 이송 둘러싼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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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최소 13명 사상자가 발생,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24.7.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지난 1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시청역 차량 인도 돌진 사고로 9명이 사망, 6명이 부상당한 가운데, 사고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3차 병원상급종합병원인 강북삼성병원에 단 한 명의 피해자도 이송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단독 취재 결과, 강북삼성병원 의료진은 이날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 응급 진료에 비상 대기했지만 환자 이송은 이뤄지지 않았다.

3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A 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인 세종대로18길4차선 도로을 역주행했다. 해당 차량은 이후 BMW와 쏘나타를 차례로 추돌한 후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로 돌진해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그 후에도 100m쯤 이동하다가 건너편 시청역 12번 출구 쪽에 이르러서야 차량이 멈췄다. 이번 사고로 숨진 9명 모두 남성으로, 시청 직원 2명과 은행 직원 4명, 병원 용역업체 직원 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후 출동한 중부소방서가 현장에서 기록한 인명 피해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일천 6명, 중상자는 4명, 경상 3명이었다. 이 가운데 일천은 망자를 일컫는 무전 용어로, 그 자리에서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될 때 표기한다고 한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일천 6명을 제외하고 병원에 긴급 이송된 중상자 가운데 3명은 심폐소생술CPR을, 1명은 좌측 흉통을 호소했다. 심폐소생술을 처치 받은 부상자 3명 중 2명은 국립중앙의료원에, 1명은 세브란스병원에 이송됐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응급실 도착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고, 세브란스병원 측은 "D.O.ADead On Arrival도착 시 이미 사망였고, 고인은 장례식장에 모셨다"고 설명했다.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로 인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이들 모두 응급실 도착 전후에 사망했단 얘기다. 좌측 흉통을 호소한 중상자 1명사고차주 추정은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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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일 전날 서울 시청역 교차로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로 숨진 피해자들이 이송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희생자 유가족이 이동하고 있다. 2024.07.02.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여기서 짚어볼 게 구급대가 선택한 의료기관의 적절성 여부다. 사고 발생 지역에 위치한 시청역 12번 출구에서 서울대병원까지는 5.7㎞, 세브란스병원까지는 4.2㎞, 국립중앙의료원까지는 5.1㎞ 거리다. 이들 의료기관 모두 외상센터를 운영한다. 반면 사고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3차 병원인 강북삼성병원의 경우 1.6㎞에 불과하다. 외상센터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응급실을 갖추고 있다. 경상 환자 1명이 이송된 곳은 강북삼성병원보다 200m 더 먼 서울적십자병원1.8㎞이다. 부상자가 도착 시 이미 사망했다고 알려진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사고 지점과 세브란스병원 사이에 강북삼성병원이 위치해 있다.

이번 사고의 경우 현장 사망환자를 제외하고 심폐소생술을 받을 정도로 긴급했던 중상자 3명에겐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굳이 4배가량 더 먼 병원 외상센터까지 가야 했을까. 강북삼성병원 A 교수는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응급 환자가 찾아오고, 에크모 치료를 시행할 가능성을 대비해 야간 대기 근무했다"며 "환자가 왜 안 왔는지는 그 이유를 듣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에크모란,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해 피를 환자 몸에서 빼낸 후, 체외 산화 장치에서 산소를 피에 주입하면서 핏속 이산화탄소를 없애고 다시 몸속으로 돌려보내는 생명유지 장치다. 심정지 환자에게 주로 사용된다.

반면 소방 당국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북삼성병원은 외상환자, 특히 외상성 심정지 환자를 의료진이 없다며 잘 안 받아준다"며 "빅5 병원이나 고대 안암·구로병원처럼 중증외상의 최종치료센터가 있는 데로 우선적으로 외상환자를 보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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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지난밤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헌화를 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중상 1명·경상 3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2024.7.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하지만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립중앙의료원에 중증외상센터가 있는 건 맞지만, 사실상 기능이 전혀 없는 중증외상센터나 마찬가지"라며 "중증외상 환자를 못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형민 회장은 "사고 지점에서 거리상 제일 가까운 데는 강북삼성병원이 맞겠다"며 "심폐소생술 해야 하는 환자는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는 게 원칙"이라고도 했다.

이번 사고 현장에서 6명이 사망자로 분류됐고, 중상자 3명이 외상센터로 이송되는 도중 또는 이송 후 외상센터 내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형민 회장은 "원칙적으로는 119에서 구급대원이 사망 선언을 못 하게 돼 있다. 사망 선언은 의료인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외상환자 발생 시 관련 지침이 너무 많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119가 현장에서 어디로 이송해야 할지 판단하는 게 매우 어렵다. 중증 외상은 중증외상센터에 우선적으로 가되, 거리가 너무 멀면 가까운 외상센터에 먼저 가게 돼 있다"고 언급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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