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히타치 어떻게 부활했나" 삼성, 日기업 다시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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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가 미래사업기획단을 중심으로 위기 극복에 성공한 일본 기업들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성장부터 쇠퇴까지 전 주기를 경험한 일본 산업 분석을 통해 최근 불거진 반도체 위기론 타파와 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이 ‘일본 전기電機산업의 쇠퇴와 부활’을 주제로 일본의 전자기기 산업 기업 중 사업구조 개편 및 재기에 성공한 사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게임이나 음악·영화 등의 소프트 사업으로 전환한 소니그룹이나 사업구조 개편으로 부활을 이룬 히타치 제작소 등이 주요 분석 대상이다. 이들은 2010년 전후로 파산 전망이 제기될 정도로 뼈저린 위기를 겪었지만 구조조정과 사업구조 재편 등을 통해 극적으로 부활한 기업들이다. 매출은 삼성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성장 분야에 자금을 투입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주가 향방을 바꿨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이재용 회장 직속으로 신설한 조직으로 삼성전자를 넘어 삼성그룹의 10년 미래 먹거리를 찾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06년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지시로 출범한 신사업추진팀, 2009년 이를 확대·개편한 신사업추진단과 비슷한 성격의 조직으로 평가된다. 미래사업기획단이 새로운 사업 영역이나 아이템을 제시하면 삼성전자의 연관 사업부나 계열사가 구체적으로 사업을 이행하는 구조다.
미래사업기획단의 이번 연구 초점은 삼성전자에 적합한 신사업과 수익 고도화 방안을 찾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미래사업기획단에는 그룹의 각 부문 에이스급 직원들과 함께 외부에서의 사업 창출 경험자들이 모여 있다”며 “110개에 이르는 일본 기업의 고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분석해 삼성이 전개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으로는 중국 기업의 부상과 이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들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자산업 강자지만 10년 이상 반도체와 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를 핵심으로 하는 사업구조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이 4개 부문은 모두 중국 기업의 공세로 서서히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닛케이는 삼성의 전직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이 선대회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 선대회장은 2000년대 후반 “일본을 넘어섰다”고 자랑하는 간부들에 “왜 일본의 저력을 보지 않느냐. 우리도 사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꾸짖었다. 닛케이는 “삼성 사내에서 이 선대회장의 경고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일본 전자 기업들의 협력도 활발하다. 삼성전자가 현재 요코하마시에 짓고 있는 3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연구소는 연내 완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소는 후공정 위주의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amp;D과 시제품 생산을 맡게 된다. 시제품 개발 과정에서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와의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서울경제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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