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추 산 증인이 보는 대왕고래…"결국 결론은 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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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한양대 대우교수 인터뷰
전 한국석유공사 Eamp;P사업본부장 국내외 석유 탐사 현장을 30년 넘게 누빈 이승국63 한양대 에너지자원공학과 대우교수전 한국석유공사 Eamp;P본부장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분석 결과를 추가로 교차 검증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난센스’라고 선을 그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분석을 주도한 액트지오 대표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에 대해선 “심해 석유 탐사의 최고 적임자 중 하나”라며 전문성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 대우교수는 지난 2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왕고래의 유망성은 내가 참여했던 고래동해 가스전 프로젝트에 비해서도 결코 적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석유공사가 본격적으로 국내 대륙붕 시추에 착수한 1987년 공사에 입사해 31년을 근무한 국내 석유 시추의 ‘산 증인’이다. 돌고래·고래 프로젝트 등 국내 대륙붕 시추와 베트남, 이라크 등 해외 시추 현장을 경험했다. 공사에서 퇴임하기 직전인 2016~2018년에는 석유 개발·탐사를 총괄하는 Eamp;P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자신을 ‘시추장이’라고 소개한 그는 이번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유망성을 강조했다. 이 대우교수는 “지하의 석유 시스템이 시추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20%의 탐사 성공률을 가리킨다는 건 굉장히 높은 수치”라면서 “해외에서 탐사를 하면서도 20%라는 성공률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구조의 탐사 자원량이 35억~140억 배럴 사이로 넓게 예측된 데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있는 현 단계에서는 오히려 간격이 적다면 구조가 지나치게 작거나 평가가 잘못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구조 분석을 진행한 액트지오가 영세 업체여서 다른 기관이 교차 검증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석유 탐사·시추 업계에서 통용되지 않는 업무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 대우교수는 “평가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이 절차나 특이점을 검토하는 피어 리뷰peer review·동료 평가는 업계에서도 많이 진행하지만, 전체 데이터 패키지를 제2의 회사에 줘서 다시 분석을 맡기는 식의 검증은 난센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시추를 해야 한다는 결론은 동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브레우 박사에 대해선 학술적 전문성과 심해 유전 탐사 경험을 고루 갖춘 최적의 인선으로 평가했다. 심해 유전을 탐사하려면 심해 유전에 존재하는 ‘층서 트랩’ 구조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브레우 박사가 이를 연구하는 순차층서학의 대가라는 설명이다. 심해 유전인 가이아나 유전을 탐사한 점도 분석의 전문성을 더한다고 봤다. 그는 “아브레우 박사는 석유공사의 심해 탐사 경험 부족을 보완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심해 탐사가 메이저 석유 회사들의 전유물이다 보니 전문가 인력 풀pool이 협소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주 석유 회사 우드사이드 철수는 “평가가 미완결된 상태에서의 결정”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15년간 석유공사와 동해 일대를 탐사한 우드사이드는 지난해 ‘장래성이 없다’며 철수했다. 이 대우교수는 “제가 본부장 재임 시절 공동 탐사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우드사이드를 잘 안다”면서 “단언컨대 철수는 회사 합병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시추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우교수는 “첫 시추공의 시추 결과에 따라 뚫어야 할 시추공은 하나일 수도 여럿이 될 수도 있다”며 “국내 에너지 안보 지형에 대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일희일비하지 말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업적 결실을 거둔 동해 가스전도 한때는 ‘지원 중단’ 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1987년 시추를 시작한 ‘돌고래’ 프로젝트는 상업화에 실패했지만, 이어 착수한 ‘고래’에서 98년 다량의 가스가 발견돼 2004년 상업 생산으로 이어졌다. 그는 “당시 정부에서 이번에도 시추 결과가 좋지 않으면 향후 대륙붕 탐사 지원은 사실상 사라질 것이라고 통보해 온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시추 후 실제 가스를 뽑아 올리는 작업에서 게이지가 온종일 움직이지 않아 긴장한 순간도 있었다. 이 대우교수는 “국내 대륙붕 탐사가 운명을 다했구나 탄식했는데, 밤 9시가 되자 게이지가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고래-5까지 가서 성공하기도 전에 ‘죽다 살아난’ 동해 가스전의 탄생 비화”라고 덧붙였다. 이 대우교수는 석유·가스를 실제로 발견할 경우 탄소중립 실현에도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우리는 한동안 화석 에너지와 공존해야 하고, 오히려 석유·가스 발견이 국내 수소경제 경제성을 높여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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