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외면 받는데 비상금 바닥 보일라…돈 쓸 일 많은 HUG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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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HUG 주택도시기금 수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청약저축액은 감소하는 추세다. 메리트가 줄고 민간 대비 낮은 금리 등으로 인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민주택채권 역시 주택시장 거래 위축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주택도시기금 조성액은 최근 3년간 21조4764억원 감소했다. 반면 써야 할 곳은 많다. 시중 대비 낮은 금리로 인한 수요 쏠림 현상, 저출산 대응을 위한 신생아 특례 등 정책적인 요구가 맞물리면서 수요자 대출 증가로 기금의 총지출은 늘고 있다. 정부는 신생아특례대출 소득기준을 부부 합산 연 1억3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높인지 얼마 안 돼서 이를 더 완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출시된 지 다섯 달도 안 된 신생아특례는 소득요건이 벌써 세 차례 수정됐다. 올해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시장안정 및 주거복지향상 △분양주택 등 지원 △구입·전세자금 △임대주택지원융자 등에 105조4003억원을 지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택도시기금 비상금 역할을 하는 여유자금도 크게 줄었다. 2021년 49조원이었던 여유자금은 올해 3월 말 기준 13조9000억원까지 줄었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기금 여유자금이 한 자릿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국토부가 최근 1983년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청약통장 월 납입인정액을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기금 재원 확대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다. HUG 입장에서는 야당이 계속 밀고 있는 선구제 후회수를 골자로 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단 당장은 개정안 폐지로 피해자 보증금 선구제에 기금이 투입되는 것은 피했으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HUG의 기금 사용을 기반으로 한 주거복지 정책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 때문에 정부가 주먹구구식으로 주택기금 사용처를 계속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HUG는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미흡D등급을 받았다. 이 등급은 사실상 낙제점으로, 안전사고 등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경우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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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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