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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빙수 3종, 매진 행렬 뚫고 먹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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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4-06-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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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에서 파는 ‘생망고빙수’. 박미향 기자



미향취향은?



음식문화와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자의 ‘지구인 취향 탐구 생활 백서’입니다. 먹고 마시고음식문화, 다니고여행, 머물고공간, 노는 흥 넘치는 현장을 발 빠르게 취재해 미식과 여행의 진정한 의미와 정보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지난 15일 오전 7시. 대전에 있는 빵집 ‘성심당’ 디시시DCC점에 긴 줄이 생겼다. 성심당의 명성은 이미 전국권이라서, 이른 아침에 빵을 사려는 이들로 생긴 줄이 신기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어지는 광경은 물음표투성이었다. 오전 9시에서 30여분 지나자, 줄이 사라졌다. 다시 30여분이 흐르자, 줄이 생겼다. 이 줄은 오전 11시30분쯤 되자, 또 사라졌다. 가게에 들어가 물었다. 종업원은 “‘망고시루케이크’ 때문이에요.”



최근 출시한 ‘망고시루케이크’는 오전 9시·11시와 오후 2시·4시 등 하루 네 번 판다. 생겼다가 없어지곤 했던 긴 줄은 나오는 시각을 염두에 둔 이들이 만든 것. ‘망고시루케이크’는 에스엔에스SNS을 타고 ‘대박행진’ 중이다. 성심당 성공에 큰 역할을 한 ‘튀김 소보루’ 못지않은 성과다. 넉넉한 양의 망고가 스펀지처럼 폭신한 빵 위아래에 가득 있는 ‘망고시루케이크’는 새큼달큼하다. 부드러운 식감이 혀를 사로잡는다. 나오자마자 30분도 안 돼 동나니, 고육지책으로 ‘망고시루케이크’와 맛이 유사한 ‘망고 미니컵케이크’도 판다. 사지 못한 이들에 대한 배려다.



‘망고시루케이크’와 맛이 유사한 미니 망고 컵케이크. 박미향 기자

사실 지금 성심당의 진짜 ‘대박’은 따로 있다. ‘빙수’다. 여름은 빙수의 계절이다. 고급 호텔들은 여름이 오기 전부터 ‘빙수 기획’을 한다. 그해 ‘빙수 장사’는 호텔의 위상과 관련이 있다. 더 화려하고, 더 비싼 빙수를 내는 이유다. 한 그릇에 15만원을 훌쩍 넘는 빙수를 내는 호텔이 수두룩하다. 식도락가도 기함할 가격이지만, 4~5명이 나눠 먹을 정도의 양이기에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성심당이 6000원짜리 팥빙수를 출시했다. 6000원짜리 성심당 팥빙수는 랜선을 타고 빠르게 알려졌고, 여행객들은 대전을 찾아야 할 이유 하나를 더 늘렸다.



지난 14일 오후 5시경 디시시점에 있는 성심당 브런치카페에 갔다. ‘성심당 빙수’를 맛보기 위해서였다. 자고로 맛난 빙수는 잘 간 얼음과 넉넉한 양의 팥, 연유 등이 어우러지며 화룡점정으로 올라간 떡이 대미를 장식하는 음식이다. 메뉴를 살펴봤다. ‘전설의 팥빙수’6000원, ‘순수빙수’8000원, ‘베리빙수’6000원, ‘논산빙수’인절미빙수·9000원, ‘생망고빙수’1만3000원 등이 있었다. 이날 대전 낮 최고 기온은 34도. 여러 메뉴 위에 글자 ‘솔드’SOLD·다 팔림가 찍혀 있었다.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아쉬운 대로 ‘전설의 팥빙수’와 ‘베리빙수’를 주문했다.



성심당에서 파는 ‘전설의 빙수’. 박미향 기자

성심당에서 파는 ‘전설의 빙수’. 박미향 기자

‘전설의 팥빙수’는 거칠게 간 얼음 위에 설탕 시럽에 재운 딸기와 떡, 생크림, 팥 등이 올라가 있었다. 생크림이 올라간 게 독특하다. ‘베리빙수’엔 알로에가 토핑이다. 둘 다 ‘물 얼음’이고, 연유는 들어가지 않는다. ‘순수빙수’는 ‘얼린 우유’를 갈아 만들었고, ‘생망고빙수’에는 연유가 들어간다. 다양한 재료가 완성한 변주는 또 다른 차별점이다.



다음날 오전 10시. 다시 성심당 디시시점 브런치 카페를 찾았다. 가장 인기 있다는 ‘순수빙수’와 ‘생망고빙수’를 경험해보기 위해서였다. 어라! ‘순수빙수’는 다 팔려 먹어볼 수 없었다. ‘생망고빙수’는 빙수인지 망고샐러드인지 착각할 정도로 망고 양이 많았다. 숟가락으로 망고를 으깨면서 얼음 더미를 헤집었다. 얼음은 보드랍게 갈린 상태였다. 달곰새곰하고, 달보드름했다. 이가 얼얼할 정도로 찬 얼음에 새콤한 망고가 더해졌다. 가게 벽 여기저기에 ‘포장 빙수’란 글자가 붙어있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1970년대 성심당은 ‘포장 빙수’를 팔았다. 국내 최초로 빙수를 배달한 제과점이 성심당이다. 지금 ‘전설의 팥빙수’가 당시 팔던 ‘포장 빙수’다. 쭉 팔았던 빙수는 지난해 40돌을 맞아 ’전설의 빙수’란 이름이 생겼다.



성심당에서 파는 ‘베리빙수’. 박미향 기자

성심당에서 파는 ‘베리빙수’. 박미향 기자

그 시절엔 제과점 빙수가 단연 인기였다. 빵집의 여름 한철 대표 메뉴가 빙수다. 당시 서울 강남의 ‘뉴욕제과’가 판 ‘가래떡 빙수’은 유명했다.



이 땅에 ‘빙수’가 상륙한 때는 일제강점기다. 잘게 부순 얼음에 단팥을 올려 먹던 일본 음식이 전해진 것. 앞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그가 중국 베이징에서 접한 빙수제조법에 관한 기록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빙수 장수들은 손수레를 끌고 다니면서 장사했다. 하지만 우리만의 독특한 빙수, 우리의 솔영혼이 담긴 빙수의 시작은 1980년대 ‘말탑’의 탄생에서 찾을 수 있다. ‘밀탑’은 팥빙수에 가당연유를 넣어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창조했다. 연유는 우유를 진공 상태에서 여러 번 농축한 것이다. 1963년 서울우유가 국내에선 처음 만들었다. 밀탑은 빙수계의 원톱으로 자리 잡으면서 20년 넘게 승승장구했다. 1990년대엔 ‘기술발전’과 ‘재료 다양화’가 빙수의 특징이었다. 재질을 첨단화한 기계가 세상에 나왔고, 빙수에 들어가는 재료도 과일 등 다양해졌다. 2000년대가 되면 ‘빙수’는 카페로 진출한다. 활성화된 ‘카페 문화’와 결합한 것이다.



성심당에서 파는 ‘생망고빙수’. 박미향 기자

성심당 디시시점 앞 풍경. 박미향 기자

‘천연빙’과 ‘인조빙’이 있었던 때를 아시는가. 빙수는 토핑 재료도 중요하지만, 맛의 8할은 얼음 질이 결정한다. 과거 ‘눈꽃빙수’나 ‘대패빙수’처럼 얼음에 방점을 찍은 상품이 출시된 이유다. 얼음 깎는 방법이 다른 빙수들이었다. 냉장고가 보편화되기 전인 1970년대엔 ‘천연빙’로 빙수를 만들었다. 그걸 파는 이를 ‘얼음 장수’라고 했다. 그들을 겨울철 한강에서 얼음을 구했다. 얼음 저장고는 시원한 산 중턱에 있었다. 그 당시 한강에서 언 얼음을 높은 산자락까지 옮기는 일은 형무소 수감자들이 했다. 녹을까봐 밤에만 작업했다고 한다. 죄수들은 노고의 대가로 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 1960년대 초부터 ‘천연빙’ 채취가 금지된다. 대장균 등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고압 암모니아 가스로 얼린 ‘인조빙’이 등장했다.



어린이의 ‘놀 권리’를 주장했던 소파 방정환1899~1931은 아내가 ‘빙수 대장’이라고 놀릴 정도로 ‘빙수 마니아’였다. 직접 빙수를 만들어 친구들과 ‘많이 먹기 시합’도 했다. 그에게 빙수는 큰 기쁨이자, 친구들과 교감하는 매개 장치였다. 커다란 그릇 안에 숟가락 여러 개를 쑤셔 넣고 깔깔대며 찬 얼음을 넣는 풍경은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난다. 행복이 별것이겠는가.



알림 ‘박미향의 미향취향’은 이제 격주로 독자님을 찾아갑니다. 다음 게재일은 7월4일입니다.





대전/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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