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68회에도 암 못 찾은 한의사 무죄…양·한방, 날 세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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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대법원 "초음파 기기 사용, 환자에게 안전"
발끈한 의협 "전문성·숙련도 없으면 무용지물" 반면 한의사들은 내친김에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해 건강보험을 서둘러 적용하고, 엑스레이X-ray도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합법화 영역을 넓히려는 기세다. 양·한방 거센 충돌이 예고되는 배경이다. 20일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과 관련한 소송이 완전히 종결돼 환영한다"며 "사법부의 정의로운 법리와 판결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한의사의 모든 현대 의료기기에 대한 자유로운 활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전날19일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협 한방특위는 "앞으로 면허 범위를 벗어난 한의사들의 의료행위가 범람하고,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 상황을 초래한 원인 제공자는 단연코 대법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여성 A씨가 한의사 B씨를 고소하면서 출발했다. A씨는 서울대병원에서 자궁내막증식증으로 진단받은 후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자 2010년 3월, 자궁·난소 치료 전문이라는 인터넷 광고를 보고 해당 한의원을 찾아갔다. 그 한의원에서 A씨는 2012년 6월까지 2년간 초음파 검사를 68회 받으며 한약을 지어 먹었다. 이후 2012년 7월 산부인과를 찾아간 A씨는 초음파 검사에서 "덩어리가 보이므로 큰 병원에 가보라"는 소견을 들었고,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고 자궁내막암 2기로 진단받았다. A씨가 처음 진단받은 자궁내막증식증은 생리주기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화해야 할 자궁내막이 지속적인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의 자극으로 자궁내막이 과다하게 증식하는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식증을 방치하면 자궁내막 세포가 기형적으로 변해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세포 상태에 따라 약물요법이나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A씨는 한방에만 의존했고, 결국 자궁내막암이 2기까지 진행해서야 뒤늦게 후회했다. 하지만 검사가 불복해 재상고를 제기했고, 지난 18일 대법원 제2부는 18일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관련 재상고심 선고에서 상고 이유 부적격으로 상고기각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연장전에서 한의사의 승리로 확정되면서 한의사들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합법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대법원은 초음파 진단기기가 방사선을 방출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는 이유로 한의사의 해당 기기 사용이 보건위생상 치명적인 위해가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의협 한방특위는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의 가장 큰 위해는 전문성과 숙련도를 갖추지 못한 자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오진과 치료 기회의 상실"이라며 "기氣·음양·오행에 근거한 한의학은 과학에서 출발한 의학과 근본부터 다른, 별개의 학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처럼 수십 회 초음파 검사를 하고도 이를 발견하지 못해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것이 자명하다"며 "대법원의 잘못된 판단을 강력히 규탄하며, 앞으로 이러한 일들로 인해 더 큰 피해가 양산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의협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난 만큼 건강보험 적용을 서두르자는 분위기다. 또 한의협은 "최근 뇌파계와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측정기까지 한의사가 사용해도 된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는 만큼, 의료기관 내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엑스레이·CT 등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를 포함하지 않아 사실상 한의사가 엑스레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법령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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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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