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는 게 편, 증권사는 사자 편…매수 일색 기업 보고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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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는 게 편, 증권사는 사자 편…매수 일색 기업 보고서 왜?
올해 증권사들이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한 종목 보고서 대부분이 ‘매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매도’를 투자의견으로 명시한 것은 단 2건0.02% 뿐으로, 나머지 4건0.05%은 ‘비중축소’로 명시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매수 의견은 8891건 중 8177건91.97%로, 전체 보고서의 90%가 넘는 비중을 나타냈다. 이외 ‘중립’의견을 나타낸 보고서는 647건7.28%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해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 30곳 중 28곳93.3%은 매도 투자의견 보고서가 한 건도 없었다. 10대 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증권사 중 매도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 2곳6.6%이었다. 여기에 비중 축소 의견을 낸 유진투자증권까지 더해도 3곳10%에 불과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같은 기간 평균 10% 넘는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이 올해 제시한 투자 의견 중 ‘매도’는 16.7%를 차지했다. ‘매수’와 ‘보유’ 의견은 각각 48.2%, 35.2%였다. 이외에도 매도 의견 비중은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이 16.4%,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22.8%, 맥쿼리증권 9.1%, 노무라금융투자 15.6%, JP모건증권 13%을 차지하며, 국내 증권사에 비해 확연히 높은 비중을 보였다. 국내증권사가 ‘매수’의견에 편중된 기업 보고서를 발간하는 현실적인 원인 중 하나로 해당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 문제가 지목된다. 특히 국내 기업은 실적 예상치를 내는 곳이 거의 없어 직접 예상치를 산출해야 하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기업에 불리한 보고서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담당 회사에 대해 부정적 보고서를 낼 경우, 향후 회사가 소극적으로 정보 제공을 하는 등 기업 분석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매수 의견을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를 낮추기만 해도 해당 회사가 항의 전화를 걸어오는 사례, 부정적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의 전화를 아예 받지 않는 사례, 기업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등의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증권사의 비즈니스 모델도 ‘매도’ 의견 보고서 발간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소속 증권사의 영업부서가 자사 보고서를 기반으로 국내외 기관 투자자 등에게 영업활동을 펼치기 때문이다. 분석 대상인 ‘기업’이 증권사의 고객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증권사는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금융IB, 신용공여, 기업공개IPO 등의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리서치부서의 분리 독립, 보고서 제공 유료화, 애널리스트의 성과 평가 방식 개선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보고서 말단에 ‘해당 기업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다’라고는 하지만 넓게 볼 경우, 기업들은 결국 잠재적 고객이기 때문에 쓴소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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