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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흔들리는 교과서·학습지 시장…디지털교과서 개발 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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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9회 작성일 24-07-2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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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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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및 학습서적 출판업 매출 추이/그래픽=김지영

수년간 역성장해온 교과서 시장이 내년 인공지능AI디지털교과서 도입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기존 1·2위 교과서 업체들은 물론 후발업체들도 앞다퉈 AI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뛰어들면서 신규 시장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다만 교육부가 AI디지털교과서 구매 단가를 미리 고지하지 않아 치솟는 개발비를 보전할 수 있을 지는 두고봐야 한다.

27일 문화체육관광부 연도별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르면 교과서 및 학습서적 출판업 시장은 2017년 2조8290억원에서 연평균 0.6% 정도 감소해 2022년 2조697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학령인구6~17세가 582만명에서 537만명으로 약 8% 줄어든 탓이다. 학령인구는 감소세를 지속해 2033년에는 4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교과서 시장 축소로 업계는 사활


업계가 침체되는 교과서·학습지 시장의 탈출구를 AI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에서 찾는 이유다. 교육부는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의 수학·영어·정보코딩 교과에 AI디지털교과서를 우선 적용한 뒤 2028학년까지 전과목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과목의 경우 8월21일까지 AI디지털교과서를 제출, 교육부의 검정을 거친 뒤 오는 11월에 최종 도입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지면 교과서의 가격은 4000원~1만원대인데 반해 AI디지털교과서는 연간 사용료가 권당 5만~10만원으로 오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럴 경우 순식간에 과목 매출이 급상승할 수 있는 동시에 교과서 업체 순위까지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교과서 매출 상위업체는 미래엔, 천재교육, 비상교육 등이다. 미래엔은 지난해 초등 전과목 온라인 학습 플랫폼 미래엔초코를 출시했고, 천재교육은 2015년부터 초·중등 중심의 스마트러닝 밀크T를 선보여왔다. 비상교육은 AI 디지털선도학교에 학교 전용 AI 수학 솔루션 비상옥수수OK수학수업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부터 과목별 개발자를 채용하고 AI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통 학생들은 교과서 출판사의 문제집을 선호하기 때문에 교과서 시장은 학습지 시장과 직결된다. 주요 과목이 검정에서 탈락하면 매출 타격이 상당해 개발비를 아낄 때가 아니라는 분위기다.


학습지 기업도 진출..코스닥 상장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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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4일 오전 경북 포스코교육재단 포항제철초등학교 복도에서 선생님이 2학년들이 사용할 교과서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2024.3.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이에 교과서 후발주자인 아이스크림미디어, YBM, 대교 외에 학습지 강자인 웅진씽크빅 등도 AI디지털교과서로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스마트러닝 아이스크림홈런으로 유명한 아이스크림에듀의 관계사로, 2022년 초등학교 교과서 사업에 진출해 AI디지털교과서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8월 코스닥상장을 목표로 최근 증권신고서도 제출했다.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 787억원 중 AI 기술 고도화와 AI디지털교과서 개발에 275억원을, AI 교육 콘텐츠 개발에 185억원을, 검정교과서 개발에 250억원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러닝 사업이 취약했던 YBM은 이번 기회에 취학연령을 포섭하기 위해 전과목 AI디지털교과서를 개발 중이다. YBM은 외국어 외에도 자체 개발한 코딩능력시험인 COS를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교는 AI튜터가 국어와 영어, 수학 학습을 돕는 써밋을 운영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수학 AI디지털교과서를 통해 올해 처음 교과서 시장 문을 두드린다. 웅진씽크빅은 스마트러닝 웅진스마트올을 운영하고 있는 데다 AI연산 앱 매쓰피드를 전세계에 출시한 상태다. 매쓰피드는 170여개국에서 누적 다운로드가 300만을 넘겼다. 웅진씽크빅은 AI앱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수학을 시작으로 과목 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초등학교 교과서 시장은 국정에서 검정 체제로 전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장이 유동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교육부는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3~6학년의 수학과 사회, 과학 과목을 검정으로 변경했다. 초등 학습에 강점이 있는 아이스크림미디어, 대교 등이 교과서 시장에 진출한 것도 이때부터다.


교과서 단가 심사 이후 책정..수익성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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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사가 이끄는 교실혁명을 위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관련 제34차 함께차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7.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다만 기업들이 모두 개발비를 보전하고 수익을 낼 만큼 교과서 단가가 높게 책정될 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심사가 완료되는 8월 이후에 단가를 책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과서 구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비용을 억제한다는 입장이다.

최선정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최근 전교조,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9명과 가진 AI디지털교과서 토론회에서 "2028년 AI디지털교과서가 전면 도입된다면 최소 6143억원에서 최대 2조555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2022회계연도 결산 기준 교과서 지원사업이 468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 2.3배에서 최대 6.5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AI디지털교과서는 학생들이 디지털사회에 적응하고 맞춤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라며 "가이드라인 이상의 기술 투자로 개발비가 높아진다고 해서 이를 보전해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렇게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자 기업들은 선생님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먼저 나서고 있다. 교육부의 검정을 통과한다고 해도 실제 교과서를 선택하는 주체는 일선 학교이기 때문에, 교사가 사용하기에 익숙하고 학습적으로 유용하다는 점을 강조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천재교육은 최근 초등 교사를 상대로 교수학습지원서비스 T셀파를 통해 영상과 파워포인트, 게임 등 전과목 수업보충자료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웅진씽크빅은 AI교과서 대비 초등수학 교육법 무료강의, AI디지털교과서 개발 초등교사 패널 모집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 교과서 업체 관계자는 "교과서 시장은 출판사에서 교수학습자료를 얼마나 제공해 줄 수 있는지의 싸움"이라며 "교과서에 영화대본이 수록되면 출판사에서 영상까지 구매해 제공해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매 단가가 낮으면 규모의 경제를 노려야 하는데, 이 과정을 버틸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 신규업체들의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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