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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 말고는 돈 빌릴 곳도 없어요"…4중고 사장님들 결국 가게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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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5회 작성일 24-07-0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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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대위변제 1조원 훌쩍
대출연체도 11조원 첫 돌파

내수 부진에 ‘알테쉬’ 공습
고금리에 빚더미 더 커져
소강공인 부실·폐업 현실화




서울 신림동에서 복사 업체를 운영하는 민 모 대표는 은행에서 빌린 돈이 총 6억원이다. 2022년까지 월 130만원 이자를 냈는데 지난해 초부터 매분기 0.3~0.5%포인트씩 금리가 오르더니 지금은 연 이자율이 4.8%가 돼 매달 250만원씩 이자를 갚고 있다. 민 대표는 “최근 1년 반 동안 매출은 절반이 됐는데 이자는 두 배가 됐다”며 “은행 빚을 갚을 방법이 없어 장사를 접지도 못하고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안양시 평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안 모씨는 “하루 12시간 직접 매장을 지키고 연 8% 넘는 금리로 받은 대출금으로 버텨왔지만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250만원이 넘는 상가 월세와 다른 고정비를 제외하면 안씨가 순수하게 손에 쥐는 돈은 한달 150만원도 안된다. 그는 “사채 외에는 더 이상 대출 받을 방법도 없다”며 “가게를 정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탄했다.

빚을 못갚고 폐업을 선택하는 소상공인이 급증하고 있다. 치솟은 금리는 떨어질 생각을 안하는데다 내수시장이 얼어붙어 매출마저 줄었기 때문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와 전기요금, 인건비, 임대료 인상에 더해 쿠팡과 ‘알테쉬’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테무·쉬인 같은 이커머스 업체로 인해 가격 경쟁이 치열해 진 것도 소상공인 매출 급감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이 올 들어 5월까지 소상공인 대출을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은 총 1조2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911억원에 비해 무려 74.10% 늘어난 수치다. 5월 말 기준 ‘대위변제건수’도 6만9955건으로 지난해 동기3만7538건의 두 배에 육박한다. 대위변제란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게 지역신보 같은 기관이 보증을 선 뒤 소상공인이 대출을 못갚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신 갚아주는 제도다.

사업자 대출 연체액도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자영업자의 연체액 합계액은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연체 규모다. 사업자대출 연체율 역시 1분기 1.66%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1.30%보다 껑충 뛰었다.

양 의원은 “소상공인의 경영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소상공인이 대출을 늘렸고 시간이 지나 원금상환 시기가 도래했지만 아직 빚을 갚을 여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폐업하는 소상공인 숫자도 증가세다. 올해 1~5월 폐업을 선택한 소기업·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 액수는 65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지급액5549억원보다 18% 증가했다.

소상공인은 현재 경제상황에 비해 금리가 너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소기업·소상공인 300개사와 중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고금리 부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고금리 장기화가 매우 부담된다’고 답했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57.0%가 ‘매우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소상공인의 수입은 갈수록 줄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2024년 1분기 소상공인 경영지표’를 보면 1분기 소상공인의 평균 매출액은 4317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7.7% 줄었고, 영업이익은 915만원으로 23.2%나 감소했다. 서울 정릉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 모씨는 “서민은 소득이 줄어들면 머리에 쓰는 비용부터 줄인다”며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도 매출이 30%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정씨는 “원리금을 월 60만원씩 내고 있는데 월 매출이 400만원도 안되는 상황이라 부담이 크다”며 “정책 대출 같은 정부 지원이 꼭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단체에서는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나섰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한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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