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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식용 농장, 정리하니 후련…가족들도 반겨"…전·폐업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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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3회 작성일 24-07-0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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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2월 6일 공포되면서 질서 있는 종식을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 2027년 법 시행을 앞두고 남은 과제는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뉴스1은 이제 첫발을 뗀 개 식용 금지 사회로의 연착륙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연속 보도한다.


quot;개식용 농장, 정리하니 후련…가족들도 반겨quot;…전·폐업은 어떻게?

대구 칠성시장 보신탕 판매점 모습.ⓒ News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10~20년 이상 해왔던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라고 한다면 누구나 당황스럽게 느껴질 것 같다. 그 어떤 누구에게나. 식용 개를 불법적으로 길렀든, 신고하면서 했든지 산업이 종식되고 다른 일을 해야 한다는 당혹감 때문에 농장주들은 이후 계획을 망설이고 있다. 대부분이 고령이고, 동물을 길렀던 사람들은 동물밖에 못 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수용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아마도 새로운 업종 전환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15년부터 변화를 위한 모델Models For Change 캠페인을 통해 개 농장주들의 전업을 유도하며 개농장 폐쇄를 지원해 온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한국 HSI의 이상경 팀장은 개 식용 종식 특별법 시행을 앞둔 농장주들의 고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1일 한국 HSI에 따르면, 변화를 위한 모델 캠페인은 지난해 3월 충남 아산시 소재 개농장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다. 지난 2월 개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되면서다. HSI는 총 18개의 개농장을 폐쇄하고 지원금을 통해 농장주의 전업 활동을 도왔다.

이 팀장에 따르면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만났던 대부분의 농장주는 개농장을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해 시작했으나 실제로는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미 줄어가는 개 식용에 대한 수요와 사회적 인식이 변화해가면서 직업적으로 떳떳하지 못하다는 농장주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 개농장을 폐쇄한 충남 아산시의 농장주 양 모 씨는 처음에는 소를 키우려 했으나 동네에 버려진 개들을 키우다 보니 농장을 운영하게 됐다. 양 씨는 "주위에서 우호적인 시선을 받지 못한데다, 스스로도 무슨 일을 한다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했다"면서 "좋은 기회로 농장을 정리하게 되니 마음이 후련하다. 가족들도 모두 잘한 결정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양 씨는 196마리의 개들을 HSI 측에 보낸 뒤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하는데 농장 부지를 활용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식용견 농장에서 도살을 앞둔 개들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구조된 식용견들은 치료를 받은 후 국내 입양을 기다릴 예정이다.ⓒ News1 이재명 기자




2018년 10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200여 마리의 개들을 기르고 있던 농장주 이 모 씨는 은퇴 후 약초 농사를 짓고 있다. 이 씨는 당시 "처음 농장을 시작할 때 주변 지인들이 식용견 농장이 은퇴 계획으로 좋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농장을 시작한 이래로 개고기 소비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거의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 되려 돈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농장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다"면서 "많은 식용견 농장주가 농장을 그만두고 싶어 할 것 같다. HSI 프로그램은 개를 살리는 것뿐 아니라 농장주들도 도와주기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5월 충남 홍성에서 70마리를 넘는 개들을 기르던 농장주 김 모 씨도 "몇 마리의 개를 키우다 보니 금세 20~30마리가 됐고, 돈벌이도 필요하고 해서 판매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농장으로 돈을 벌 수 없었고, 주변 압박이 심해서 더 이상 운영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HSI의 10번째 사례였던 경기 남양주시 농장주 김 모 씨는 현재 철거 업체를 운영 중이다. 김 씨 역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식용견 농장을 운영했었다. 김 씨는 "강아지를 좋아하는 어린 딸에게 식용견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 여러모로 보기 안 좋을 것 같았다"면서 "좋은 가정으로 개들이 입양을 가서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마음이 좋았다"고 밝혔다.

HSI 캠페인을 통해 업종 변경에 성공한 농장주들의 다수는 개농장을 폐쇄하고 싶었으나 수단과 방법을 찾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HSI의 철거 사례를 보면, 단체는 농장의 폐쇄를 지원하면서 개를 마리당 매입하는 활동을 넘어 개 사육을 위해 사용했던 장비 및 케이지 철거에 대한 지원까지 나서며 전업 및 폐업을 안정적으로 도왔다. 특히 농장주들은 HSI의 지원금을 토대로 살수트럭 사업을 운영하거나 철거업체를 운영하는 등 사업체로의 전업에도 성공했다.

총 5626곳으로 집계된 개 식용 업계 관계자들은 오는 8월 5일까지 전업·폐업 등에 관한 종식 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9월 개 식용 종식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앞선 HSI의 농장주 사례만 보더라도, 개 식용 산업의 완전하고 질서 있는 종식을 위해서는 점진적인 농장 폐쇄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동물단체에서는 농장 폐쇄로 인해 남게 되는 개들의 수 등을 고려할 때 안정적으로 조기 전·폐업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도 제기한다.

이 팀장은 "HSI의 캠페인을 통해 개 산업의 종식을 이와 같은 식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취지였으니 우리로서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면서 "농식품부와 유관 기관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전·폐업 지원을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장의 조율이 필요하다면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구 보신탕 골목 모습. 2024.1.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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