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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우유팩 분리배출 엉망"…이래서 일본서 수입한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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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1회 작성일 24-07-0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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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하남경기=김성진 기자] 폐우유팩 집하장 가보니
고급펄프 사용, 재쓰임 많지만 국내 재활용률 고작 25%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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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의 폐우유팩 집하장에서 비닐봉투를 여니 파리떼가 솟아올랐다. 우유팩들이 아무렇게나 꾸겨져 있었다. 모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가져온 폐우유팩들이었다. 세척도, 정돈도 안된 우유팩은 보관 과정에 썩어 재활용하기도 전에 폐기되기 일쑤다./사진=김성진 기자.

오므려진 비닐봉투의 입구를 여니 불꽃놀이처럼 확 시커먼 파리떼가 솟아올랐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폐우유팩 집하장을 운영하는 이만재 대원리사이클링 대표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가져온 우유팩"이라 했다. 우유팩들은 제멋대로 꾸겨져 있었고 치즈에 가까운 시큼한 냄새가 났다. 이 대표는 우유팩 더미에서 쥐들이 새끼를 낳기도 한다고 했다.

30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우유팩의 재활용률은 24.7%다. 우유팩 3만8719톤을 소비했고 이중 9561톤만 재활용됐다. 우유팩은 북미와 북유럽의 고급 침엽수 펄프로 만든다. 우유팩으로 한번 사용한 후에도 질긴 강도가 유지돼 용처가 많은 재활용 소재다. 하지만 국내 우유팩은 분리수거율이 떨어지고 세척이 부실해 상당수가 택배박스의 원료인 골판지 원료로 쓰인다. 골판지는 온갖 종이를 섞어 만드는 대표적인 하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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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한 폐우유팩을 압축한 묶음. 제지공장에 운반해 휴지, 키친타올 등 위생용지를 만드는 데 재활용한다. 하지만 세척하지 않고 버려진 우유팩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중 20~30%는 도중에 썩거나 냄새가 심해 폐기해야 한다고 한다./사진=김성진 기자.

환경부 규정상 2022년부터 우유팩과 멸균팩은 종이와 별개로 분리배출하도록 됐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특히 소비가 많은 학교나 카페에서 조차 분리배출이 엉망이라는 평가다. 수거업체 관계자는 "우유팩의 80~90%가 세척되지 않고 버려진다"고 했다.

우유팩을 가장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은 화장지다. 같은 양으로 화장지를 만들 때 인쇄용지보다 부가가치가 1.5배 크다. 국내 화장지 원단업계는 화장지 원료인 펄프 자립도가 높은 중국, 인도 등 수입산 화장지와의 가격 경쟁을 위해 일본산 재활용 우유팩을 수입한다. 우유팩을 원료로 쓰면 화장지 원가의 20~30%를 낮출 수 있다. 일본은 수거가 잘돼 해상 운임료 등을 합쳐도 국내와 가격이 비슷하다. 일본은 학교에서 우유팩을 세척하고 가위로 오리는 교육이 철저하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우유팩의 분리배출과 세척을 일상화해 재활용을 활성화하고 공공구매라도 재활용 화장지를 우선 구매해 전체 재활용 시스템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남경기=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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