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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백화점, 3년째 새 점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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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0회 작성일 24-08-2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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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이커머스에 밀리는 등 위기
일러스트=박상훈

일러스트=박상훈

지난 18일 홈플러스 서대전점이 문을 닫았다. 오는 31일에는 홈플러스 안양점이 폐점한다. 이에 앞서 이마트 2곳과 홈플러스 2곳이 폐점했다. 상반기에 부산과 마산에서 백화점 두 곳도 문을 닫았다. 국내 대형 백화점과 3대 대형 마트는 2021년을 끝으로 단 한 개의 신규 점포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신규 점포 출점 계획은 제로0다.

수십 년 동안 신규 점포에 사활을 걸었던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몸집 키우기’가 중단됐다. 대신 실적이 부진한 매장을 폐점하거나 기존 매장을 재단장하는 방식 중에 택일擇一하는 모양새다. 이커머스의 공습으로 대표되는 소비 지형의 변화에 세 불리기가 아닌 기존 점포 효율화, 고급화 등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문 닫거나 고쳐 쓰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선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에게 계속해서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체질 개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상훈

그래픽=박상훈

◇몸집 키우기 더 이상 안 통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3사의 신규 출점은 2021년 이마트 전주에코시티점이 마지막이다. 홈플러스는 2016년 파주운정점이 마지막 신규 점포다. 롯데마트는 2019년 롯데몰 수지점 이후 새 점포를 열지 않고 있다.

문 닫는 대형 마트는 계속 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천안 펜타포트점과 서울 상봉점 영업을 종료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4개 매장을 접고, 내년 말엔 안산선부점, 2026년 상반기 동청주점을 폐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마산점 영업을 종료했다. 1996년 대우백화점으로 문을 열어 롯데가 2015년 인수한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매출 부진을 겪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앞서 지난 5월 NC백화점도 부산 서면점을 폐점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들이 폐점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는 “점포 확장과 매출, 영업이익이 정비례했던 시대가 끝났다”며 “막대한 투자로 신규 점포를 열었다가는 기업 전체가 휘청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총력을 쏟았던 몸집 키우기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게 되고 이와 함께 이커머스 업계가 급성장하면서 전통의 유통 강자였던 백화점과 대형 마트가 설 자리가 좁아진 것이다.

실제 백화점과 대형 마트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작년에 처음으로 온라인 유통에 역전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연간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은 전년 대비 9% 성장하면서 전체 유통 매출 비율의 50.5%를 차지했다. 오프라인 유통의 매출 비율은 49.5%로 집계됐다. 2022년까지만 해도 전체 유통 매출 비중 중 오프라인의 비중이 높았는데, 판도가 바뀐 것이다.

◇비상 상황 선언하는 오프라인 유통기업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경영진은 대내외적으로 위기 상황임을 밝히고 있다.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는 지난 20일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임직원 미팅을 갖고 “과거와 같은 다점포 전략이 통하지 않는 시대”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3월 주주총회 전 주주들에게 보낸 영업보고서에서 백화점 사업 전략에 대해 “비효율 점포의 경우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적의 리포지셔닝재배치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황이 부진한 롯데면세점에 이어 최근 롯데지주도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신세계그룹은 작년 11월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지난 3~4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창사 이래 첫 전사적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정용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 의사 결정에 수익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격변하는 시장에 놓인 유통 기업에 변화는 필수 생존 전략”이라며 “나부터 확 바뀔 것”이라고도 했다.

백화점, 대형 마트는 위기를 타개하는 방편으로 기존 점포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리뉴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수원점을 백화점과 쇼핑몰의 강점을 결합한 복합 쇼핑몰타임빌라스로 새단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고급 호텔의 요소를 결합한 신개념 식음食飮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여는 등 변신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부산점 영업을 중단하고 ‘커넥트 현대’라는 도심형 복합몰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대형 마트들도 앞다퉈 기존 매장을 개선하고 있다. 리뉴얼의 핵심 키워드는 먹거리 강화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마트에 와서 식료품과 공산품을 모두 사는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고 본다”며 “이커머스 업체를 상대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공산품이 아닌 식료품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보고 3대 마트가 앞다퉈 식료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매장 개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마트 관계자는 “신규 점포 개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기존 점포를 바꾸는 작업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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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준 기자 namj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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