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유리를 고화질 디스플레이로"…현대모비스, 독일 자이스와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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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파트너로 현대모비스 낙점
전면 유리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개념
안전성·편의·생동감 등 개선… 기존 모니터 온전히 대체
원천 기술 확보해 시제품 완성… 2027년 양산 예정
앞으로는 자동차 전면 유리가 실내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수 있다. 운전자 시선이 항상 머물기 때문에 각종 정보를 조금 더 안전하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보다 큰 화면으로 생생하게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자동차 전장 시스템과 초정밀 광학 기술이 융합해 구현되는 기능이다. 현대모비스가 독일 광학 기업 자이스ZEISS와 손잡고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제시했다. 자이스는 처음으로 자동차 부품 시장에 진출한다.
현대모비스는 자이스ZEISS와 함께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홀로그래픽 HUD’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경기도 용인 소재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서 독일 자이스 측과 해당 기술 개발을 위한 ‘사업협력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모비스와 자이스가 기술 공동 개발과 사업적 협력을 함께 추진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협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자이스는 자동차 부품 시장 첫 진출 파트너로 현대모비스를 낙점했다.
홀로그래픽 HUD헤드업디스플레이는 차량 전면 유리창을 투명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각종 정보나 콘텐츠를 표시하는 기술이다. 간단한 주행정보를 표시하는 HUD를 확장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현대모비스와 자이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보다 다채롭고 선명하게 고화질 콘텐츠를 전면 유리창에 표시하는 기술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전면 유리가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온전히 대체한다는 취지다. 이로 인해 현대모비스가 제시한 콘셉트 이미지에는 차량 내 별도 센터 디스플레이나 디지털 계기반이 없다. 전면 유리가 이를 대신한다.
영화나 애니매이션, 기술 콘셉트 등을 통해 유리창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개념은 소비자들에게 꽤 익숙한 장면이기는 하다. 하지만 해당 기술은 현재까지 양산 사례가 없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현대모비스와 자이스는 긴밀한 기술 협력을 통해 이르면 오는 2027년부터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넓은 공간에 각종 정보를 선명하게 표시하는 것이 기술 핵심으로 간단한 정보만 표시했던 기존 HUD에서 획기적으로 진화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자동차 전면 유리창을 활용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 필요성에 대해서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할 때 시선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 다양한 정보를 보다 자세하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과 편의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는 취지다. 여기에 탑승자에게 탁 트인 개방감을 제공하면서 차량 실내 구조를 완전히 새롭게 구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한다.
독일 자이스는 세계적인 광학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밀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와 의료,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이다.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에도 광학 장비를 공급한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전동화와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양한 고객사에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비전을 내걸고 같은 그룹인 현대자동차·기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폭스바겐과 벤츠 등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독자적인 성과를 확대하는 실적구조 개편을 꾀하고 있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하는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사 순위에서는 3년 연속 6위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수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자이스와 협력에서는 홀로그래픽 HUD 기술 개발을 위해 전문 기술 역량을 집약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현대모비스는 기술 시스템 개발을 총괄하면서 요소 기술인 자동차용 프로젝터를 개발해 공급한다. 홀로그래픽 HUD 시스템에서 프로젝터는 렌즈와 반사경을 활용해 영상과 이미지 등 콘텐츠를 투명 스크린에 투영하는 장치다. 장치 소형화와 소음·발열·발열 관리 등 자동차용 특화 기술 솔루션이 요구된다. 프로젝터에서 나온 빛이 투명 유리창에서 선명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홀로그래픽 기술이 적용된 투명하고 얇은 필름이 필요하다고 한다. 해당 필름은 빛이 들어오면 광화학적 특성photo polymer을 이용해 다양한 패턴으로 만들어 영상과 이미지 등을 표시하는 원리다. 필름 두께는 100마이크로미터약 0.1mm 미만으로 사람 머리카락 두께 수준에 불과하다. 독일 자이스는 정밀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이 필름을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정식 사업협력계약은 이번에 체결됐지만 현대모비스와 자이스는 이미 원천 기술을 활용해 선행제품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시제품이 적용된 차를 활용한 시연행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OMDIA리서치 등에 따르면 전 세계 홀로그래픽 HUD 방식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은 오는 2030년 약 70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전장부BU장 부사장은 “독일 자이스와 차량 전면 유리창을 활용한 신기술 협력을 시작으로 차량 내외장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와 3D 리어램프 등 다양한 분야에 정밀 광학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며 “자이스와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실제 기술 개발 성과를 통해 차세대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왔다. 주행 상황과 이용 목적에 맞춰 대형 디스플레이가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2023년와 가변형 스위블 디스플레이2022년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홀로그램 광학 소자 기술을 적용한 투명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자이스의 경우 올해 CES 2024에서 ‘다기능 스마트글래스Multifunctional Smart Glass’ 기술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자동차 유리와 외부 램프를 비롯해 집 도어와 창문, 엘리베이터 버튼패드, 항공기 창문 등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이 기술에 적용된 스마트글래스 기술이 현대모비스 협력 프로젝트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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